편집실 동지들께 드리는 부끄러운 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호 일터이야기 취재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1. 변명
another0415관련 영상작업을 마치고 일터이야기 취재를 준비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촬영아르바이트를 제안받았습니다.
마감전 일터이야기 취재를 해야 했으나 한달여의 경제적 공백을 고민하던 차에, 사진찍어줄 이상민씨와의 일정도 맞지 않던 차에 5,6,7일 간의 촬영아르바이트를 하고 8,9,10,11,12 정도에 일터이야기 취재를 해야 겠다 맘 먹었습니다.(물론 평소와 다름없이 마감시간에는 불성실한 결정입니다)
그리고 3일, 아르바이트를 제안한 업체의 사무실에서 있었던 제작회의 중에 간단한 촬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방의 한 선거구의 선거운동관련 전반에 대한 짧은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모방송국에서 투표마감후 개표중에 방송할 프로그램을 외주받은 한 하청프로덕션의 일이었고 저말고도 3명의 pd들이 한 지역씩을 맡아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순전히 저의 미천한 판단력과 결단력으로 인해 승낙을 번복하지 못하고 어..어..어... 하기로 했습니다.
소요되는 시간도 13일까지인 일이였습니다.


2. 제안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
업체쪽에 작업을 못하겠다 번복은 도저히 못할 것 같아 오늘 편집실장님께 우선 얘기를 드렸습니다.
다른 동지께서 일터이야기 취재를 맡아주시는 안과 일터이야기 대신 다른 기사를 싣는 안, 또 직접적인 건 아니나 부르조아 선거판을 근거리에서 보게된 저의 감상을 싣는 방안 등을 얘기했습니다.

3.  심경
현재의 노동자 민중의 삶과는 동떨어진 탄핵 및 총선정국에 대해 부르조아 정치세력들의 게임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저로서는 이번 작업은 정치적 오점이 될 것 같습니다.
선거에 직접개입하지는 않는 언론의 일이지만 ,특히 요즘 주요 언론들 역시 탄핵 정국 이니 총선정국이니 하며 좌파의 운동을 더욱 힘들게 하고 본질을 흐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으므로 변명의 여지도 없을 듯 합니다.
정신바짝 차리지 못한 저의 부덕함에 부끄러울 뿐입니다.


다시 한번 동지들께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전하고
이와 관련되서 편집실에서 판단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무거운 맘으로 오늘 밤 지방에 갑니다..ㅜㅜ

허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