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 무리한 공사에 용역 일용노동자들 희생 -부천 LG백화점 붕괴 사고

무리한 공사에 용역 일용노동자들 희생
[부천 LG백화점 붕괴 사고] 3명 사망 17명 부상 … “낮에도 공사 강행”


부천 LG백화점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3톤 무게의 철제 비계가 무너져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났다. 이 사고는 19일 밤 10시 30분께 LG백화점 건물 바깥 쪽을 둘러싼 11층 높이의 철제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발생했으며 야간작업을 하던 용역업체 일용노동자 문아무개씨등 3명이 숨지는 등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 20일 새벽 전날 야간에 발생한 부천 중동 LG백화점 외관 리모델링 공사 현장 철골구조물 지지대 붕괴 사고 현장에서 사고 현장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부상자들은 인근 순천향병원 등 5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이 중에는 머리를 크게 다치는 중상을 입은 노동자들이 많아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사고 조사과정에서 시공업체가 영업시간 중에도 공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나 만일 낮 시간에 사고가 발생했다면 백화점 쇼핑객들과 행인들까지 다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수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996년 부천 중동신도시에 개점한 LG백화점 중동점은 지난 3월17일부터 백화점 외벽 화강석 타일을 떼어내고 알루미늄 패널을 붙이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LG백화점 측은 “낮에는 영업을 하고 공사는 주로 밤 8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장 노동자들은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누어 하루 종일 계속 작업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시공업체인 LG건설, 비계설치 업체인 ㄷ사, 타일제거업체 ㅅ사 등 3개 업체 관계자 6명을 철야조사 한 경기도 부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백화점 외벽에서 떼어낸 화강암 타일을 곧바로 지상으로 내리지 않고 철제 비계에 쌓아놓는 바람에 하중을 이기지 못한 철골과 비계가 차례로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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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부천노동사무소도 이런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업체관계자들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천노동사무소 관계자는 “설치한 비계에 물건을 쌓아 놓아서는 안된다는 안전조치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비계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조립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설치됐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중부건설노조 김미정 사무국장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노동부 근로감독관, 안전공단과 함께 사고 현장의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며 “공기단축을 위한 시공업체의 무리한 철야작업 때문에 대부분 용역업체 일용직 노동자들인 인부들만 죽어나갔다”고 비난했다.

김경란 기자(eggs95@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4.04.21 11: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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