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평론52호(2012년 여름)발간(특집: 승리인가 패배인가-19대 총선 평가 및 대선 전망

사회적 토대의 구축을 전제한 의회 정치세력화를 구축하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가 짓밟히는 가운데 제19대 총선이 치러졌다. 새누리당은 승리를 구가했고 야권 연대는 고배를 마셨으며 진보 정당들은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진보 시장이 장악한 서울에서의 지하철 9호선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는 쾌거가 있을 뿐, 노동자의 삶과 인권 및 주민들의 권리와 평화가 확대될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 게다가 통합진보당은 관행으로 눈감아왔던 비민주적 절차가 심판대에 올랐다. 제도권 정당 정치는 보수와 자유주의 진보로 채색되어가고, 비제도권에서는 진보진영의 새판 짜기를 두고 분주하다.
제52호는 이러한 정세에 주목했다. 우선 제19대 총선에 대해 “승리인가 패배인가”라는 화두로 특집을 엮었다. 두 필자는 이념 및 지역 균열과 대선 전망을 분석하고 주요 정당의 정책과 좌파정치의 과제를 평가하면서 19대 총선에 대한 총론적 분석과 진보 정치의 전망을 제시했다. 이어 진보신당과 녹색당에 몸담은 저자들을 통해 대표적 두 진보 정당의 총선 대응과 향후 전망을 들어보았다.
“19대 총선에 나타난 이념 및 지역 균열과 대선 전망”에서 정병기는 선거제도를 통해 총선을 돌아보며 정당 투표에서 야권 연합이 표를 더 많이 얻었음에도 다수대표제의 왜곡 효과로 인해 여당이 승리함으로써 정권이 유지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며 제도 개혁을 요구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진영은 의회 정치세력화가 사회적 토대의 정치세력화를 전제하지 않고는 진정한 진보 정치를 구사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11 총선에 대한 주요 정당 정책 평가와 좌파정치의 과제”에서 배성인은 이번 총선이 이전 선거와 별반 차이가 없어 중대선거도 정초선거도 아니라고 못 박은 뒤, 정책 평가를 통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라는 두 개의 보수정당과 통합진보당이라는 자유주의 좌파 정당이 구조화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 평가를 토대로 실종된 노동정치를 복원하고 자본주의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사회를 지향하는 좌파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한다.
진보신당 녹색위원장 김현우는 “‘진보’와 ‘노동’을 넘어 반자본주의 노선 분명히 할 때: 진보신당의 총선 평가와 이후 전망에 대한 의견”에서 애정과 아쉬운 마음으로 진보신당의 ‘모호했던’ 총선 대응을 짚어본다. 그가 주문하는 것은 막연한 ‘진보’라는 개념과 결별하고 ‘노동중심성’ 혹은 노동정치를 복원하되 ‘반자본주의 연대사회’와 ‘반자본주의 공동전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당 평당원이면서 아나키스트라고 밝힌 하승우는 “녹색당의 실험: 진행 중인 희망의 실패’에서 녹색당이 아니키스트도 가입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구상이 분명하지 못했고 그 결과 “사건”을 만들지 못했다고 꼬집는다. 하지만 그는 녹색당의 미래가 어둡지만 희망적이라고 보며, 풀뿌리에 토대를 두고 부르주아 정치판을 뛰어넘는 선거판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바란다.

발언대에는 이헌석의 “아직도 갈 길이 먼 탈핵 한국”을 실었다. 작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의 반핵운동은 급속히 성장했지만 한국은 핵발전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는 국가이다. 특히 19대 총선의 패배 이후 이명박정권은 핵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일본 국민들의 거대한 반핵흐름이 핵발전의 재가동을 막고 있듯이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거대한 대중운동만이 핵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정세는 어쩌면 총선과 무관할 수도 있지만 총선 이후 정치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 제주도 현지인의 분석을 통해 제주 해군 기지 문제를 소개했으며, 역시 철도공사에 근무하는 당사자의 눈을 통해 지하철 9호선과 KTX의 민영화 문제를 고찰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온 원로를 통해 통합진보당의 뼈아픈 현실을 짚어보았다.

일반 논문으로는 한국 근대화를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동적 모순 관계를 중심으로 재검토한 최형묵의 논문과 대학의 기업화와 시간강사법을 분석한 임순광의 논문,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비판한 김도현의 논문, 그리고 성소수자와 욕망의 정치를 분석한 윤수종의 논문으로 구성했다.

이번 호에는 기획 번역을 다시 구성했다. 시몬 베이유의 글 “모든 정당을 없애야 하는 이유”와 미하엘 하인리히의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 제3권 서평” 두 글을 실었다.
“모든 정당을 없애야 하는 이유”는 정당의 다른 측면인, “집합적 정념을 만들어내는 기계”의 성격을 논하며, 정당과 그 집합적 정념은 당원의 자유로운 영혼을 억제하고 올바른 정치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현대 정치에서 특히 올바른 정치나 이념보다는 정권 장악과 유지를 위해 득표율 제고에 전념하는 포괄정당화 경향이나 기성 정당들이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공유하는 카르텔정당화 경향을 볼 때 이 글은 정당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 제3권 서평”은 대상 문헌에 대한 주변 정보들에 대해서까지 상세하게 조사해 마르크스 “자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차이에 대해서도 주의하도록 요구하며 보다 철저한 마르크스 이해를 위해 노력한 서평이다.
마지막으로 서평은 “피로사회”(한병철, 문학과지성사, 2012)와 “민주주의에 反하다”(하승우, 낮은 산, 2012),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낸시 홈스트롬, 메이데이, 2012)를 대상으로 선택했다. 세 서평 모두 꼼꼼 읽기와 따져 읽기 및 얽어 읽기를 해나가면서 지금 여기서 읽기도 빠트리지 않았다. 독자들을 위해 중요한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 목 차 ◈

특집 : 승리인가, 패배인가, 19대 총선 평가 및 대선 전망
- 19대 총선에 나타난 이념 균열과 지역 균열 및 대선 전망(정병기
- 4.11총선에 대한 주요 정당 평가와 좌파정치의 과제(배성인)
- ‘진보’와 ‘노동’을 넘어 반자본주의 노선 분명히 할 때: 진보신당의 총선 평가와 전망에 대한 의견(김현우)
- 녹색당의 실험: 진행 중인 희망의 실패(하승우)

◈ 발언대
아직도 갈 길이 먼 탈핵 한국(이헌석)

◈ 정 세
- 제주해군기지 틈으로 본 우리시대의 생명평화(윤용택)
- 지하철 9호선에서 KTX까지: 민영화가 파괴하는 사회(박흥수)
- 통합진보당과 진보정당의 미래(손호철)

◈일반논문
- 한국 근대화의 재검토: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동적 모순관계를 중심으로(최형묵)
- 대학의 기업화와 시간강사법(임순광)
- 장애인 당사자주의의 비판적 이해를 위하여(김도현)
- 성소수자와 욕망의 정치(윤수종)

◈기획번역
- 모든 정당을 없애야 하는 이유(시몬 베이유)
-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 3권 서평(미하엘 하인리히)

◈서평
- 성과사회, 자기착취, 그리고 피로사회(“피로사회”)(강수돌)
- 스스로, 그리고 함께 가지 않는 한 우리는 존엄할 수 없다(“민주주의에 反하다”)
(이승원)
- 페미니즘, 신자유주의 우파 바람에 맞서다(“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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