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 노동자, 정말 연봉 7천만원 받나
14년차 근무한 한씨(40)의 'LG칼텍스 노동자로 산다는 것'
기사돌려보기 금영재 기자
속이 단단히 상해있었다. LG 칼텍스에서 청춘의 시절을 보낸 14년차 노동자 한 모씨는 “이제 신문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건 비단 한씨만이 아니었다.
취재원과의 연락을 위해 ‘파업상황실’에 전화를 걸었을때 대뜸 나오는 소리는 “머 할라고 그러시는데요?”식의 경계심이었다. 7천만원 짜리 귀족들의 배부른 파업’에 대해 먼저 물었다.
- 언론을 통해 보도된‘7천만원 연봉’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말을 끊으며) 노동자가 어떻게 귀족이 되나? 노동자는 노동자고 저놈들이 귀족이지.
- 정말 1년 연봉이 7천만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내가 회사 근무 14년차다. 기본급이 180만원이다.
- 그럼 7천만원이라는 말은?
회사에서 보도자료 뿌린대로 계산해도 7천만원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모른다. '대리근무','연장근무'라고 우리는 한달에 80~100시간 가량의 일을 더 하고 있다. 몸이 부서질 지경이다. 게다가 회사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세금과 국민연금,보험금,상여금,성과급... 하다못해 노동자에게 입히는 의복과 작업공구까지 모두 계산했던데, 이런 식으로 계산해도 7천만원 연봉은 불가능하다.
- 업계최고수준이라고 하던데?
높은 편이라면 그건 맞다.
업계최고 노동시간과 숙련도, 기술력을 요구하니까. 하지만 유독가스 마셔가면서 하루 하루 악으로 버티다 휴가철에도 회사 나와서 공장을 돌리고 있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10년차 넘어서면 몸이 하나씩 고장나기 시작하는데 왜 몸이 아픈지, 소변에서 냄새가 나고, 암에 걸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 이번 노조측의 요구안이 비정규직 차별철폐이던데? 정규직으로서 비정규직 투쟁에 앞장서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사실 이건 동료 노동자로서 못 봐줄 정도다. 지금도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짐승처럼 컨테이너에 갇혀 24시간 대기상태로... 정말 죽도록 일하고 있다. 회사이름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한일기전,손잡고엔지니어링,s-테크,LG기공,대한산업보수 등의 사업장같은 곳인데.
"비정규직을 기숙시설에 몰아넣고 일 시키고 있다"
- 처음듣는 소식이다. 갇혀지내고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지금 우리가 파업 들어갔지 않나?
회사는 지금 정문을 통제하고 비정규직을 컨테이너 기숙시설에 집어넣고 출입을 막고 일을 시키고 있다. 파업전날 그 사람들 만나봤는데 "제발 이번에 잘싸워서 우리 정규직되고 노조가입하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더라.
어제 전화했는데 회사에서 밖에 못나가게 한다더라. 50%에 달하는 그 사람들은 계약해지 위협 때문에 노조도 못한다.
-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
460명이 넘는데 실제 컨테이너에서 갇혀 기숙생활을 해야하는 노동자는 200명가량 된다. 원래 여기가 그렇다. 비정규직한테 고혈을 빨아서 정규직의 노임을 지불한다.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순이익을 짜내서 본국으로 가져가는 거다. 그걸 가지고 지금은 정규직에 지불한 임금을 뻥튀기로 튀겨서 언론에 내보내고 있는 거다.
- 현재 산개한 조별 분위기는 어떤가?
다른 조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지금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전엔 가족들이 전화해서 ‘복귀하라고’애원하면 가정이 있는 노동자들이 먼저 흔들리고 청년들이 붙잡고 머 그런식인데..지금은 오히려 가족들이 ‘싸워서 이기라’고 한다.
- 이탈자가 적게 발생한 데는 가족대책위의 역할이 컸다고 하던데?
맞다. 가족들이 처음 공권력 투입되고 그랬을때 자기 남편을 파업에서 빼려고 했다. 그런데 노조에서 파업과정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때 그거 보고 많이 울더라. 그리고 나서 지금은 가족끼리 서로 연락하고 오히려 ‘복귀한 노동자’한 사람이라도 생기면 찾아가서 끝까지 싸우자고 한다. 오늘도 하얀모자 하얀옷 맞춰입고 시내 나왔더라.
- 왜 하얀모자, 하얀 옷인가?
회사에서 사진찍으니까.. 모두 똑같이 입자고 한 것 같다. 그렇게 나와서 시민들 만나더라.
- 공장가동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나?
퇴직한 할아버지들 모셔놓고 기술없는 노동자들 집어넣는다고 그게 공장이 돌아가는게 아니다. 적어도 핵심장치에는 10년 넘게 숙달된 우리들이 있어야 공장이 돌아간다. 설사 사고치면서 공장돌아가도 걱정이지. 정유공장은 생산보다는 안전유지가 더 힘든 업종이다. 지금은 잘게 사고 치지만 풀가동시킨다고‘오바’하면 정말 큰 사고 난다.
- 이번 싸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이기고 지고... 머 그런 싸움이 아니라 회사측에서 교섭 안하면 같이 죽자는 것 밖에 안된다. 인력충원이랑 비정규직철폐 모두 회사가 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다른 사업장으로 파급될까봐 안하는 거다.
2004년07월23일 ⓒ민중의 소리
14년차 근무한 한씨(40)의 'LG칼텍스 노동자로 산다는 것'
기사돌려보기 금영재 기자
속이 단단히 상해있었다. LG 칼텍스에서 청춘의 시절을 보낸 14년차 노동자 한 모씨는 “이제 신문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건 비단 한씨만이 아니었다.
취재원과의 연락을 위해 ‘파업상황실’에 전화를 걸었을때 대뜸 나오는 소리는 “머 할라고 그러시는데요?”식의 경계심이었다. 7천만원 짜리 귀족들의 배부른 파업’에 대해 먼저 물었다.
- 언론을 통해 보도된‘7천만원 연봉’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말을 끊으며) 노동자가 어떻게 귀족이 되나? 노동자는 노동자고 저놈들이 귀족이지.
- 정말 1년 연봉이 7천만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내가 회사 근무 14년차다. 기본급이 180만원이다.
- 그럼 7천만원이라는 말은?
회사에서 보도자료 뿌린대로 계산해도 7천만원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모른다. '대리근무','연장근무'라고 우리는 한달에 80~100시간 가량의 일을 더 하고 있다. 몸이 부서질 지경이다. 게다가 회사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세금과 국민연금,보험금,상여금,성과급... 하다못해 노동자에게 입히는 의복과 작업공구까지 모두 계산했던데, 이런 식으로 계산해도 7천만원 연봉은 불가능하다.
- 업계최고수준이라고 하던데?
높은 편이라면 그건 맞다.
업계최고 노동시간과 숙련도, 기술력을 요구하니까. 하지만 유독가스 마셔가면서 하루 하루 악으로 버티다 휴가철에도 회사 나와서 공장을 돌리고 있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10년차 넘어서면 몸이 하나씩 고장나기 시작하는데 왜 몸이 아픈지, 소변에서 냄새가 나고, 암에 걸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 이번 노조측의 요구안이 비정규직 차별철폐이던데? 정규직으로서 비정규직 투쟁에 앞장서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사실 이건 동료 노동자로서 못 봐줄 정도다. 지금도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짐승처럼 컨테이너에 갇혀 24시간 대기상태로... 정말 죽도록 일하고 있다. 회사이름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한일기전,손잡고엔지니어링,s-테크,LG기공,대한산업보수 등의 사업장같은 곳인데.
"비정규직을 기숙시설에 몰아넣고 일 시키고 있다"
- 처음듣는 소식이다. 갇혀지내고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지금 우리가 파업 들어갔지 않나?
회사는 지금 정문을 통제하고 비정규직을 컨테이너 기숙시설에 집어넣고 출입을 막고 일을 시키고 있다. 파업전날 그 사람들 만나봤는데 "제발 이번에 잘싸워서 우리 정규직되고 노조가입하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더라.
어제 전화했는데 회사에서 밖에 못나가게 한다더라. 50%에 달하는 그 사람들은 계약해지 위협 때문에 노조도 못한다.
-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
460명이 넘는데 실제 컨테이너에서 갇혀 기숙생활을 해야하는 노동자는 200명가량 된다. 원래 여기가 그렇다. 비정규직한테 고혈을 빨아서 정규직의 노임을 지불한다.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순이익을 짜내서 본국으로 가져가는 거다. 그걸 가지고 지금은 정규직에 지불한 임금을 뻥튀기로 튀겨서 언론에 내보내고 있는 거다.
- 현재 산개한 조별 분위기는 어떤가?
다른 조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지금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전엔 가족들이 전화해서 ‘복귀하라고’애원하면 가정이 있는 노동자들이 먼저 흔들리고 청년들이 붙잡고 머 그런식인데..지금은 오히려 가족들이 ‘싸워서 이기라’고 한다.
- 이탈자가 적게 발생한 데는 가족대책위의 역할이 컸다고 하던데?
맞다. 가족들이 처음 공권력 투입되고 그랬을때 자기 남편을 파업에서 빼려고 했다. 그런데 노조에서 파업과정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때 그거 보고 많이 울더라. 그리고 나서 지금은 가족끼리 서로 연락하고 오히려 ‘복귀한 노동자’한 사람이라도 생기면 찾아가서 끝까지 싸우자고 한다. 오늘도 하얀모자 하얀옷 맞춰입고 시내 나왔더라.
- 왜 하얀모자, 하얀 옷인가?
회사에서 사진찍으니까.. 모두 똑같이 입자고 한 것 같다. 그렇게 나와서 시민들 만나더라.
- 공장가동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나?
퇴직한 할아버지들 모셔놓고 기술없는 노동자들 집어넣는다고 그게 공장이 돌아가는게 아니다. 적어도 핵심장치에는 10년 넘게 숙달된 우리들이 있어야 공장이 돌아간다. 설사 사고치면서 공장돌아가도 걱정이지. 정유공장은 생산보다는 안전유지가 더 힘든 업종이다. 지금은 잘게 사고 치지만 풀가동시킨다고‘오바’하면 정말 큰 사고 난다.
- 이번 싸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이기고 지고... 머 그런 싸움이 아니라 회사측에서 교섭 안하면 같이 죽자는 것 밖에 안된다. 인력충원이랑 비정규직철폐 모두 회사가 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다른 사업장으로 파급될까봐 안하는 거다.
2004년07월23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