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통신] 풀무원, 좋은 이미지에 가려진 초과착취
노동과세계 제300호
정기진
'배고파서 못살겠다 생활임금 보장하라!'
'10년을 기다렸다 일요일은 쉬고싶다!'
70년대 선배노동자들의 외침이 아니다. '생명을 하늘처럼' 여긴다며 환경친화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는 풀무원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하면서 날마다 외치는 한맺힌 소리다. 풀무원 춘천노조(위원장 박엄선)와 의령노조(위원장 성기환)가 지난 7월6일부터 보름이 넘게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춘천노조는 올해 1월부터, 의령노조는 4월부터 각각 임단협을 진행해왔지만 회사(대표이사 여익현)는 임금인상, 단일호봉제, 주5일제 등의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엔 아예 교섭권을 올해 금속중앙교섭에서 사용자대표로 악명을 떨친 한 노무법인에 위임해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풀무원은 1981년 작은 무공해농산물 직판장으로 시작해 2003년 매출 3천200억원, 순이익 191억원을 기록했고, 직원 1천500여명에 계열사 수십곳을 거느린 대표적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면 노동자들은 최악의 저임금에 일요일 휴무도 없이 일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골병을 앓고 있다. 노동자 절반이 4,50대 기혼여성인데, 기능직 2,3급 초임이 574,625원(2003년 기준)으로 최저임금(56만원) 수준이며, 10년 근속자의 기본급이 85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냉방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작업장에서 콩을 삶고 으깨 두부 만드는 작업을 반복한다. 게다가 3~4년 전까지만 해도 '새벽별 보고 출근해서 새벽별 보고 퇴근하는' 장시간노동으로 대부분 어깨가 탈골하고 손가락이 뒤틀리는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춘천공장의 경우 작년 건강검진에서 모두가 근골격계 질환자로 판명됐으며, 그 가운데 8명은 산재요양 판정을 받아 지금도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풀무원이 대표적 식품업체로 빠르게 성장한 이면에는 이렇듯 저임금과 장시간노동, 골병에 시달려온 노동자들의 피와 땀, 고통이 배어 있다. 그런데도 풀무원은 1천명 이상 사업장 주5일제 시행을 1년여 앞둔 지난해 3월, 10여개가 넘는 공장별로 법인을 분리했다. '공장별 책임경영'을 내세웠지만 무한경쟁과 분할통제, 그리고 주5일제 회피가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강하다.
이제 풀무원은 '친환경'과 '고객기쁨경영' 기업이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들이 겪고 있은 고통에 귀 기울이고 성실히 교섭에 응해야 할 것이다.
춘천노조 박엄선 위원장은 힘주어 말한다.
"풀무원노동자 10년의 한을 푸는 투쟁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고, 기필코 승리해서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정기진 / 화학섬유통신원
노동과세계 제300호
정기진
'배고파서 못살겠다 생활임금 보장하라!'
'10년을 기다렸다 일요일은 쉬고싶다!'
70년대 선배노동자들의 외침이 아니다. '생명을 하늘처럼' 여긴다며 환경친화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는 풀무원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하면서 날마다 외치는 한맺힌 소리다. 풀무원 춘천노조(위원장 박엄선)와 의령노조(위원장 성기환)가 지난 7월6일부터 보름이 넘게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춘천노조는 올해 1월부터, 의령노조는 4월부터 각각 임단협을 진행해왔지만 회사(대표이사 여익현)는 임금인상, 단일호봉제, 주5일제 등의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엔 아예 교섭권을 올해 금속중앙교섭에서 사용자대표로 악명을 떨친 한 노무법인에 위임해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풀무원은 1981년 작은 무공해농산물 직판장으로 시작해 2003년 매출 3천200억원, 순이익 191억원을 기록했고, 직원 1천500여명에 계열사 수십곳을 거느린 대표적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면 노동자들은 최악의 저임금에 일요일 휴무도 없이 일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골병을 앓고 있다. 노동자 절반이 4,50대 기혼여성인데, 기능직 2,3급 초임이 574,625원(2003년 기준)으로 최저임금(56만원) 수준이며, 10년 근속자의 기본급이 85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냉방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작업장에서 콩을 삶고 으깨 두부 만드는 작업을 반복한다. 게다가 3~4년 전까지만 해도 '새벽별 보고 출근해서 새벽별 보고 퇴근하는' 장시간노동으로 대부분 어깨가 탈골하고 손가락이 뒤틀리는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춘천공장의 경우 작년 건강검진에서 모두가 근골격계 질환자로 판명됐으며, 그 가운데 8명은 산재요양 판정을 받아 지금도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풀무원이 대표적 식품업체로 빠르게 성장한 이면에는 이렇듯 저임금과 장시간노동, 골병에 시달려온 노동자들의 피와 땀, 고통이 배어 있다. 그런데도 풀무원은 1천명 이상 사업장 주5일제 시행을 1년여 앞둔 지난해 3월, 10여개가 넘는 공장별로 법인을 분리했다. '공장별 책임경영'을 내세웠지만 무한경쟁과 분할통제, 그리고 주5일제 회피가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강하다.
이제 풀무원은 '친환경'과 '고객기쁨경영' 기업이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들이 겪고 있은 고통에 귀 기울이고 성실히 교섭에 응해야 할 것이다.
춘천노조 박엄선 위원장은 힘주어 말한다.
"풀무원노동자 10년의 한을 푸는 투쟁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고, 기필코 승리해서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정기진 / 화학섬유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