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중대재해조사보고서 공개하라’ 이슈페이퍼 발간에 부쳐 (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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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지난달 31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는 ‘중대재해조사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제목의 이슈페이퍼를 발간했다. 중대재해는 그 이전에 관련한 수많은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지속적으로 무시된 결과로 발생한다. 상당수 중대재해는 기본적인 안전보건 조치의 미비로 인해서 발생하는 재래형 재해다. 그러나 기본적인 안전보건 조치의 미비를 단순한 인적 오류나 현장 감독자의 안전불감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선험적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중층적인 고용계약 관행 속에서 안전보건 시설과 장비에 투자해야 할 비용이 누수되고, 적정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지 못한 상태에서 납품일과 공기 등에 쫓겨 가장 기본적인 조치조차 점검되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 문제들이 대부분의 중대재해 이면에 드리워져 있다. 애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의 배경에는 산업재해를 불러오는 구조로서 ‘원인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요구가 가장 크게 작동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에 안전보건공단과 근로감독관에 의해 작성된 중대재해조사의견서를 국회의원실 등을 통해서 어렵사리 입수해 검토한 결과를 이슈페이퍼로 묶어 낸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의 기본 취지를 살려 원청을 포함해 기업경영에 실질적 책임이 있는 자와 법인에 분명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서 구조적인 부분까지 따져 묻는 심층적인 재해원인 조사가 그 출발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의 관심이 모아져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서 재판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혹은 기업의 정보를 담고 있어서 등 여러 이유로 재해를 조사한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슈페이퍼는 비공개를 전제로 작성되는 기존 재해조사에 기초한 행정 및 사법 관행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이끌어 낸 사회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며 산재예방에도 기여하기 어려울 것임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전문읽기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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