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배송 싫어요” 반기 든 소비자 당일 배송·새벽 배송 늘어나자 ‘필요 없다’고 말하는 소비자도 배송 기사 처우가 주요 동인 요즘것들의 시선이슈 잇슈~ 작성자 김주리 마지막 업데이트 2019년 5월 27일 – 오후 5:25
당일 배송이나 새벽 배송에서 노동의 맥락을 삭제하는 광고도 문제다. 한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킨 새벽 배송 광고를 보면 노동으로 인한 ‘힘듦’은 삭제되어 있다. 최민 연구원은 “배달 노동자, 물류창고 노동자들의 현실과 괴리가 있다”면서 “광고에 노동은 없고 편리한 물건과 소비자만 남는다”고 비판했다.
정부가“ILO미비준4개 핵심협약 중3개 협약에 대해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고용노동부는“결사의 자유 제87호와 제98호,강제노동 제29호 등3개의 협약에 대해서는 비준 절차를 진행하지만 강제노동 제105호 협약은 우리나라 형벌체계,분단국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제외한다”면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ILO핵심협약 비준안을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협약과 배치되는 국내법과 제도의 개선을 함께 추진 할 것”이라 밝힌 것에 있다.지난4월에 나온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을 포함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친절한 설명은 짐짓 법이 노조 우호적으로 바뀔 것처럼 비춰지기까지 한다.그러나 발표된 공익위원 안은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 등 경영계의 요구가 다수 반영돼 있다.이 안 자체가ILO협약에 미달할 뿐만 아니라 협약 위반 소지까지 품고 있다는 점은 공익위원들 스스로도 인정했다.뿐만 아니라 부당노동행위 처벌도 삭제하는 등 경총 요구만을 담은 무소불위의 자유한국당 개악안까지 포함된 논의가 가능하다.지난 해 발의한 여당의 유력 환노위원인 한정애 의원의 발의안도ILO협약에 정면으로 반한다.국회에 득실거리는 경영자 이해집단은 자유한국당,민주당 가릴 것이 없다.노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막아놓고 노조를 하라는 게 이들의 의도다.동의하지 않을 국회에 비준안을 넘기는 것은 이미 정부도 밝힌 바,선비준의 의도는 절대 없다는 뜻이다.비준과 입법을 동시 논의하면서 기존에 발의된 노동 개악안들을 통과시키려 하지 않을지도 우려된다.
ILO에서는 수차례 한국 정부에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제한에 대해 권고하며,이주노동 정책과 제도개선을 촉구해왔다.정부가 비준 의지를 밝힌 강제노동 협약(29호)에서 가장 많은 예를 들었던 것이 중동의‘카팔라 제도’이기도 했다.이는 중동 국가들이 시행하는 이주 노동 제도로 국제적으로도 악명 높은 강제노동 제도다.비자 발급을 사업주가 보증해야 입국할 수 있으며 사업주의 허가 없이 일을 그만두거나 옮길 수 없고 출국도 할 수 없다.현대판 노예제도로 비난받는 카팔라 제도와 한국의 고용허가제는 매우 닮아 있다.
잠시 일하고 떠나는 열악한 현장의 노동력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수급해오는 제도의 특성 상 저항하지 못하게 묶어두고,결사하지 못하게 통제하는 것은 전 세계 공통의 현상이다.취약한 이주노동자의 상태와 극도의 권리 침해에 대한 규율과 원칙들이 국제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ILO에서도 균등 처우 등 이주노동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협약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비준하지 않고 미뤄왔었다.이번에 발표한 내용조차105호 비준은 다루지 않았다. 105호는 주되게 노조의 정치적 견해 표명을 이유로 한 제재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협약이며 인종,사회,민족,종교적 차별대우의 수단으로써의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유예의 이유인 형벌 체계나 분단국가의 특수성이라는 근저에 결국 국가보안법,집시법 등 자유로운 정치 의사를 제한하는 구시대 악법이 자리하고 있다.정치 탄압은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박탈한 채 강제노역을 시키는 형벌 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분단국가 특수성’을 거론하는 입으로,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할 수 있는가?국제적 비난에 직면하면서까지 이주노동자들을 차별하고 착취해야 하는가?정부가 비준하겠다는87호 협약 중 파업권에 대한 기준에는 파업에 대한 형사 처벌 자체를 금지한다.그러나 비준하지 않겠다는105호 협약에는 파업참가자에 대한 규율로 노역이 포함된 징역형을 금지하고 있다.비준하겠다고 한 협약과 비준 못 하겠다고 한 협약의 내용이 서로 대치되는 모순,파업은 할 수 있는데 재갈은 물리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노동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 말고도 여러 요구들을 하며 쟁의할 권한이 필요하다.그러나 그러한 쟁의를 하면 손배가압류가 떨어지며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은 구속을 감행하는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한다.정부 정책에 맞서 싸워야 하는,게다가 신분적인 취약점까지 있는 이주노조는 더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다.일말의 제약이라도 존재하는 한 노동기본권이 제대로 행사될 수 없는 이유다.정부는 다른 꼼수 부리지 말고 즉각 모든 핵심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노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논의함에 있어,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는 중요한 쟁점이다.그러나 극심한 기본권 침해에도 이주노동자 스스로 어떠한 요구도 할 수 없도록 만들며,인종 차별과 혐오 발언이 넘쳐나는 사회상을 한국 정부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정부가 진정으로 노동기본권을 실현하고자 한다면,이주노동자의 노동기본권부터 보장하라.그러기 위해서는ILO권고대로,직장 선택의 자유가 없고 사업주에 극도로 종속시키는 고용허가제를 폐기하는 것부터 실행해야 한다.
[성명서] 서산시민들은 부실한 사고조사를 원하지 않는다. 한화토탈 사고조사에 플랜트 노동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라!
한화토탈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 이후 서산의 시민단체들이 21일(화)에 서산합동방재센터 면담을 진행했다. 시민단체는 사고에 대한 합동조사에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 노동자 등 민간 3주체의 참여를 요구했고, 특히 노동자에는 대정비 기간동안 한화토탈에서 일하고 있었던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요구했다. 이러한 참여요구가 받아들여졌고 함께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노동부에 요구한 특별근로감독도 현재 진행중에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노동부가 ‘사측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플랜트노동자들의 조사 참여를 의도적으로 배제시키고 있다. 한화토탈은 회사가 필요로 할때는 플랜트 노동자들의 출입시켜 일을 시키다가 사고조사 및 근로감독에서는 ‘외부인이라 출입시킬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부는 사실상 피의자나 다름없는 한화토탈 사측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플랜트 노동자들을 배제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플랜트노동조합이 항의하고 조사참여를 요구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한화토탈 유출사고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에서 민간의 조사참여를 요구한 이유는 직접적인 피해당사자가 조사에 참여해야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노동부와 사측이 무슨 권리로 피해당사자를 가려내고 구분짓는 것인가?
특히 플랜트 노동자들은 사고현장에서 가장 인접한 곳에서 일하고 있었고, 파업 중에 현장 밖에 있었던 대다수 한화토탈 노동자들보다도 더 당시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유출물질에 많이 노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원청에 발주를 받아 실질적인 공장설비 가동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사고현장을 제대로 조사하려면 플랜트 노동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플랜트 노동자들을 조사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는, 곧 천명이 넘는 무고한 피해자를 발생시킨 이번 중대사고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현장조사에 민간영역을 참여시켰다는 명분만 챙기고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방해할 것이 아니라면, 노동부는 합동조사와 특별근로감독에 플랜트노동자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3년 전 이맘 때, 서울의 구의역은 포스트잇으로 뒤덮였습니다. ‘외주화가 사람을 죽였다’의 외침,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와 더불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염원이었습니다. 구의역 김군의 사망은 앞 선 두 번의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그 죽음은 예방 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예방하는 법을 만들라 이 자리에 섰습니다. 1년에 2,400명씩 일을 하다가 죽습니다. 구의역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알았던 그 이유를 정말 모릅니까. 대통령이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떨어짐, 끼임 같은 예방 가능한 원시적인 사망이 줄을 잇습니다, 이 죽음의 더 근본적인 이유를 모릅니까. 위험의 외주화는 일상이 되었고, 원초적인 사고는 모두 위험의 외주화 속에 가장 아랫 단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낮은 일자리에서 이 나라를 지탱하는 사람들이 일을 하다가 죽음을 당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야 했고, 기업에 의한 살인을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자 요구했습니다. 2016년에서 2018년이 되어서 여전히 매년 2,400명씩 노동자가 죽어나가고, 태안화력의 김용균이 산재로 사망했을 때, 그 요구는 더 커졌습니다. 작년에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수많은 죽음을 가슴에 묻으면서 발판삼아 개정된 법입니다. 현실에서는 정체조차 모르던 산업안전보건법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 역사적인 사건의 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정부의 약속은 거짓이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구체적 행동 지침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는 위험의 외주화를 도려낼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태안화력의 김용균 동료들이 살아갈 현장이 그 법에서 빠졌습니다. 이 나라에 일하는 현장은 드넓은데 적선이나 하듯 아주 적은 범위에만 법이 적용되도록 하위법령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위험의 외주화가 그를 죽게 했다고 인정했던 정부는, 그 현장을 외면하며 오로지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했습니다.
지난 4월 10일 김태규 노동자가 추락하여 죽었습니다. 가족들이 의문을 품지 않았다면, 그저 그 노동자의 잘못으로 치부되는 사건이었을 겁니다. 5월에도 한전에서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죽었습니다. 한전은 지속적인 안전장비 교체 요구도 무시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이 어제도, 오늘도, 지금도, 내일도 분명히 많습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6명의 노동자가 죽는 나라입니다. 이들은 법의 보호 없이 죽어도 되는 사람들 입니까? 앞으로도 계속 죽어도 되는 사람들 입니까? 차라리 위험의 외주화를 보호 하겠다 선언하는 겁니까?
산업안전보건법은 사람을 살리는 법의 기초여야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구조에서 사람을 살리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하위법령은 무엇보다 위험의 외주화를 직시하고 큰 뼈대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윤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이 안전을 고려하며 움직입니다. 더 나아가, 사람을 죽이는 기업은 더 강력하게 처벌 하겠다 천명해야 합니다. 기업에 의한 살인을 우리 사회는 묵과하지 않겠다고 소리쳐야 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내야만, 노동 하는 이의 삶을 구체적으로 지키고 죽음으로부터 예방하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예방을 원합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게 하겠다는 의지가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했습니다. 기술은 확장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세상은 움직이는데,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원시적으로 죽습니다. 누가 이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지, 그 사람들은 어느 현장에 있는지 잊으면 안 됩니다. 위험이 외주화 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하루하루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모른척하면 안됩니다. 그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의 위험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고 김용균의 죽음과 이후 투쟁의 결과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 연말 가까스로 통과됐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여전히 아쉬움과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법의 보호 대상 확대와 원청 책임 강화라는 법의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며, 하위법령 개정 및 이후 법 시행 과정에서 이런 문제의식이 제대로 구현되기를 기대했다. 이를 위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는 지난 3월 12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에 따른 하위법령 개정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사실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은 오랜 기간 동안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땜질식으로 개정돼 오면서 법체계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복잡하며,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도움받기 어렵게 돼 있다. 무엇보다 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적극적 목표의 실현 방안 대신, 사업주의 최소 의무를 협소하고도 기술적으로 나열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전면개정과정에서도 법의 목적과 체계, 적용 대상 등 더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나 고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정부가 4월 22일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시행규칙 전면개정안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일부개정안은 실망을 넘어 분노스러울 정도였다. 법의 보호대상 확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적용제외 등 조항은 변화가 없고, 새로 적용이 확대된 분야는 매우 선별적이고 시혜적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원청 책임 강화를 위해 도입한 ‘도급인의 사업장’ 범위와 도급승인 대상 사업장은 지나치게 협소하여 ‘김용균은 보호받을 수 없는 김용균법’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도 강조했던 작업중지권은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규정한 법의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부분에서는 오히려 후퇴되었으며, 시행령· 시행규칙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하다. 영업비밀 물질의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해서도 특정한 경우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면서, 재해자 당사자와 유족은 정보 청구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수준에서 보장할 수 있는 노동자 참여와 관련된 조항은 전혀 손대지 않았다.
이런 한계에도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시행규칙 전면개정안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일부개정안 중 우리가 직접 활동하고 투쟁했던 다음 6가지 분야의 개정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주요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딛고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 생명을 지키는 데 실효를 다 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1.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확대 2. 원청 책임 강화 3. 작업중지권 4. 물질안전보건자료 5. 건설업 안전보건 6. 바뀌어야 하는데 바뀌지 않은 문제들 : 산재보고, 위험성 평가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만약 전기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상상을 하고 싶지만 도저히 잘 생각 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는 전기를 필요로 하는 물건의 사용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고,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전기를 제대로 공급할 수 있도록 일 하는 전기원 노동자를 얼마나 떠올려 봤을까. 전국에 약 5천 여명의 전기원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싸움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2월 11일 노동조합 근처에서 건설노조 전기분과 김인호 부위원장을 만났다. 본인 역시 72년부터 전기원으로 일해왔다며 소개를 했다.
전기를 공급하고, 문제가 없도록 관리·보수하는 노동자들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과거보다 노동조합이 생겨 출퇴근 시간, 주말에 변화가 생겼다고 반가운 이야기가 나왔다.
“노동조합이 있어서 출퇴근 시간이 전과 달려졌습니다. 지금은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해서 8시에 현장에 나가요. 그리고 저녁 6시까지 근무하고요. 우리 업무는 배전설비를 설치하는 업무와 설치된 배전설비를 유지, 관리, 보수하는 업무로 설명할 수 있어요. 점심시간은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인데, 휴게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한전에서도 한 낮엔 더우니 점심시간 포함해서 2시간 쉬라고 지침은 내리는데, 회사가 잘 지키지 않아요. 일 능률이 떨어지니까 그런거죠. 그러다보니 여름에도 차라리 쉬지 않고 5시 정도 일찍 퇴근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노동조합 없을땐 새벽에 나와서 별 보고, 별 보면서 퇴근했어요. 하루 12시간, 14시간 가까이 일했죠. 그런데 노동조합 생기고 나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거에요. 지금은 주말에 쉬고, 주 5일제로 맞추고 있죠. 조합원들이 많이 좋아합니다.
휴게 공간도 문제입니다. 너무 더울땐 소장이 10~20분 정도 그늘에서 쉬고 오라고 해요. 그러면 그늘에 잠깐 앉아 쉬는 정도죠. 겨울엔 쉴 수 있는 공간 자체도 없어요. 거리에서 일을 하니깐요. 앉아있으면 너무 추우니깐 그냥 안쉬고 일해요.“
휴게공간은 여전히 거리의 노동자들에겐 문제다. 전기원 역시 주로 거리에서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해야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휴게공간은 절실하지만 마땅하지 않다. 너무 추워 차라리 일을 해 추위를 이긴다는 상황이 전기원의 노동환경을 여실히 드러낸다.
전신주에 올라가고, 활선차량에 올라 고공에서 배전보수업을 하는 전기원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2만2천900볼트 고압전류를 만지다 다치거나 사망한다는 아픈 뉴스를 접했던 터라 그게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대답일거라 생각했지만 달랐다. 그 앞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어렵고 힘든건 정신적으로요. 항상 조심을 많이 해야 하잖아요. 감전되서 다치면 저희는 장애를 입어요. 아니면 죽는거죠. 그러다보니 최고로 시달리는게 정신적 스트레스에요. 그 다음으로 노동강도죠. 안전띠 하나 의지에서 몸 전체를 사용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요. 안전장치가 있다 하더라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전자파에 노출되다 보니 신경이 그만큼 사람들이 예민해져요.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는 것도 힘들고요.”
우리나라 전기소비량은 2017년 기준 세계 7위를 차지했다. 특히 2000년 이후 연평균 전력 소비 증가율은 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소비량이 많은 이유는 산업용 사용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전력 용도별 사용비중(판매량)은 산업용 56.3%, 일반용(상업용) 21.9%, 주택용 13.5%이다. 매년 여름이면 에어컨 사용 급증에 의한 전기요금 문제로 언론이 시끄럽지만 정작 전기원의 노동환경과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관심이 없다.
김인호 위원장은 산업규모 거대화, 전기소비량 증가에 따른 노동자들의 위험이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직접활선공법은 가정용 220볼트의 백배인 2만2900볼트 전력이 그대로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교체를 손으로 직접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현장에선 죽음의 공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2만2900볼트인데, 전기 소비량도 많아서 그렇지만 이미 포화상태라 선로구성을 할만한 곳이 없어요. 그래서 암페어가 높아지고, 강해지는거죠. 살아있는 전기는 활선차 타는 분들이 주로 작업해요. 저압을 만질땐 주로 배선공들이하고요. 지금 현장은 직접활선작업이라 활선업무가 많죠. 그런데 인력이 충분치 않아요. 회사가 보유한 활선차가 2~4대 정도거든요. 한전 업무 처리 기준에는 활선전공 4명, 배선전공 7~8명 수준으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활선차가 충분치 않다보니깐 작업이 힘들죠. 작업을 할만한 시간도 충분치 않고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직접 해보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렇게 배울 시간도 두지 않아요. 그만큼 일이 더뎌진다고 생각하는거죠. 사람이 감전되고 다치고 나서야, 새로운 사람이 일을 배워요. 아주 안좋죠.
직접활선공법은 이런 상황에서 매우 위험해요. 그래서 한전도 이 공법을 2021년까지 폐지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런데 그게 제대로 안되고 있죠. 대안 중 하나로 정전 작업을 할 수도 있어요. 전체는 못죽여도 작업하는 구간만큼은요. 하지만 한전에서는 하기 싫어하죠. 민원이 빗발치거든요. 하지만 정전을 하는게 가장 안전하다고 봐요. 호주도 전체는 못 죽여도 자기들 일할 구간은 죽이는 걸로 알고 있어요. 기업들이 굉장히 민감하죠. 생산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요. 그런데 안했던 공법이 아니에요. 과거에 했던 공법입니다.”
지난 1월 15일 노동조합은 고 김용균 님 분향소 앞에서 ‘한전 협력업체 비정규직 전기 노동자 다 죽는다, 전기 노동자 안전할 권리 쟁취! 생존권 사수!’ 충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를 추모하는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자 김인호 위원장은 같은 비정규직으로서 당연했고, 안타깝게 소중한 목숨을 보냈다는 생각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말했다. 더불어 한전에서 예산삭감과 인원 축소까지 할 계획을 내놓아 걱정이 크다고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김용균 님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18일에 한전 나주본사 앞에서 총파업도 했죠. 한전은 지금 예산삭감하고, 인원을 분기별로 줄이겠다고 한 상황입니다. 공사 계약금액이란게 있는데 그걸 100% 시행 안하고, 70~80% 정도로 줄이겠다는 거에요. 그러다보니 회사는 회사대로, 조합원은 조합원대로 걱정이 크죠. 이러다가 우리 다 죽는거 아니냐, 이런 말도 나와요. 예산을 삭감한다는건 곧 인원을 축소한다는거에요. 아이엠에프 시절에 엄청난 금액을 삭감한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노동자들은 죽어났지만, 회사는 돈을 벌었죠. 회사에 이용당한 거에요.”
향후 이를 두고 큰 싸움이 예상되는데, 조합원들이 어떤 요구들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만약 노동조합 요구안을 안들어주면 조합원들은 며칠이고 현장 멈추는 투쟁을 하자고 얘기하고 있어요. 말로만 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주자는거죠. 그런 기획을 노동조합이 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게 일을 제대로 해야하는데, 목숨을 담보로 하는게 전기원 노동자들이 감당하는게 맞냐고 집회에서 발언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조합원들이 모두 그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하는 사람들, 고생이 큽니다. 전시 사고가 하루에 많이 나거든요. 심지어 보수를 안해서 폭삭 주저 앉은 사고도 나요. 차가 부딪혀서 전신주 사고가 나기도 하고요. 전선이 노화되서 전기 사고가 나기도 하고요. 사고가 전국적이에요. 그렇게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를 우리 전기원 노동자들이 다 맡아서 합니다. 돌발대기자가 있는데, 그 분들은 주말에 쉬다가도 나가야 해요. 그러니 돌발대기자로 걸리면 마음대로 쉬지도 못합니다. 한전에는 정작 이 업무를 할 사람이 없어요. 대부분이 관리하는 사람들이죠. “
목숨을 담보로 일하는 전기원, 그렇다면 실제 일하다 겪는 사고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설노조가 조사한 결과 2016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사망사고 10건, 감전화상 18건, 추락재해 2건, 신체절단 재해 5건, 기타 중대재해는 2건으로 집계됐다. 2017년에만 감정화상 사고가 13건, 신체절단 재해는 4건이 몰렸다. 매해 14명 이상이 중대재해를 입었고, 그 중 매해 2~3명이 목숨을 잃는 실정이다. 노동조합은 실제 이 조사결과보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그나마 요즘은 산재를 하는 추세에요. 그래도 여전히 공상처리가 많죠. 한전 자체도 자기 지사에서 사고가 나면 성과금에 영향을 받거든요. 그래서 쉬쉬하고 공상을 하는거에요. 산재처리는 사실 사고가 바로 난 직후에 하질 못해요. 눈치가 보이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조합원의 백혈병 산재 인정은 의미가 큽니다. 전자파로 인해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인정된것이니까요. 최근 광주전남에서도 1~2명의 피해 노동자가 나왔어요. 그래서 산재 신청을 한 상황입니다.
사실 근골격계질환도 심각해요. 목, 어깨, 무릎, 허리 성한데가 없죠. 스마트싁공법을 개발한다 어쩐다 하는데, 실제 현장에선 실효성이 없어요. 일 하는데 길이나 간격이 적합하지 않거든요. 일 하는 사람이 오히려 그렇게 작업하다가 더 다치는거에요. 우리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거라고 봅니다.“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전기원 노동자들의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김인호 위원장은 전기원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전기원 노동자들이 언제나 안전을 먼저 걱정하고, 가족들을 생각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좋겠습니다. 건설노조 분과위원장으로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 노동조합도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 거란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민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기원들은 일하러 나올 때 오늘 하루 무사히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하며 일 한다는걸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전기원 노동자들이 그만큼 원활히 전기 공급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도요.
지난 2019년 5월 20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작업중지의 범위·해제절차 및 심의위원회 운영 기준(이하 변경 후 운영 기준)>을 전국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배포했다. 2017년 고용노동부가 스스로 마련한 ‘중대재해 발생시 전면 작업중지 원칙’을 서둘러 폐기하고 새롭게 변경된 운영 기준을 배포한 것이다.
우리는 고용노동부에게 묻고 싶다. 전부개정된 산안법은 내년인 2020년 1월 16일에 시행된다. 내년 1월에 시행될 개정법의 적용기준을 무려 8개월이나 앞당겨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축소하고 후퇴시키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
최근 경영계는 경제지들을 동원하여 개정 산안법이 작업중지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어 언제든 작업중지를 남발하여 막대한 이윤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개정 산안법을 근거로 일상적인 파업이 가능하게 됐다고 과장했다. 이러한 경영계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인지, 고용노동부는 2019년 5월 15일 정책브리핑을 통해 중대재해와 관련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의 요건과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그 직후인 5월 20일 서둘러 변경된 운영 기준을 전국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는 완전히 배제했다. 작업중지를 제대로 시행하라는 요구는 산안법 통과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묵살하고 있다. 더욱이 고용노동부는 변경된 운영 기준의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무엇을 감추고 싶어서 그러는가!
고용노동부의 비공개 결정은 노동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운영 기준이 정말 중대재해 예방에 실효성을 갖는지 검토할 수 있기 위해, 또한 현장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기 위해 변경된 운영 기준의 내용은 공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전부개정된 산안법과 그 하위법령인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안에서 작업중지 명령의 요건과 범위가 제한되었고, 작업중지 해제 시 작업근로자 의견 청취 및 작업중지심의위원회 구성 등 그 과정과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제한된 작업중지 명령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작태를 보였다. 변경 전 운영 기준의 제목에 포함되어 있던 “중대재해 등”에서 ‘등’이 삭제된 변경 후 운영 기준의 제목에서 명증하게 드러난다. 이는 노동자의 죽음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정말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것인가? 도대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무엇을 규정하겠는 말인가? 작업중지 명령의 요건과 범위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한하여 작업중지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해주겠다는 것,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와 재발방지대책 마련 의무를 최소화하도록 해주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를 위해 운영 기준 변경을 앞당기고, 그 내용을 비공개하는 것이 아닌가!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를 정말로 예방하고 싶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업장 내 유해·위험 요인을 점검 및 제거할 수 있도록 작업중지 명령을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부개정된 산안법 시행령·시행규칙과 운영 기준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수정·보완해야 한다. 나아가 운영 기준 변경 과정과 그 내용에 대해 공개하여 노동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고용노동부는 작업중지 명령 요건과 범위를 확대하라! 2. 고용노동부는 작업중지 해제 절차 및 과정에 노동자 참여 보장하라! 3.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의 알 권리를 위해 변경된 운영 기준 공개하라!
지난 5월 15일, 예정되었던 버스 파업은 결국 철회되었다. 요금 인상과 준공영제의 전국적인 확대가 버스파업을 막은 카드였다. 경기도도 시내버스요금 200원, 광역버스요금 400원을 각각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의구심이 생긴다. 버스이용의 당사자인 시민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협상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하 자노련)은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손실임금 보전과 정년보장, 추가인력확보를 요구했다. 버스노동자들의 주 52시간 노동시간 제한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특히나 경기도는 살인적인 노동시간으로 인한 버스노동자들의 졸음운전, 과로운전과 그로 인한 대형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의 단축은 절실히 필요하고 인력충원도 당연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책임은 그동안 주 80시간에 이르는 추가노동으로 인해 막대한 운영수익을 얻었던 버스자본이 져야 한다. 실질임금의 하락부분도 마찬가지다. 자노련에 따르면 버스노동자들의 평균임금 중에서 초과노동으로 얻는 수당의 비율이 32%에 달한다고 한다. 이것은 수당 중심의 임금체계 때문이다. 버스사업자는 그동안 이러한 임금체계를 가지고 버스노동자들을 쥐어짜며 이윤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이런 임금체계에 동의한 것은 버스현장의 대다수 노동조합을 장악한 자노련이다. 이런 자노련의 요구에 버스자본은 ‘요금인상이나 정부보조금 추가지원과 같은 재원마련이 없다면 자노련의 요구를 받을 수 없다’고 파업을 하던 말던 나몰라라 배짱을 튕겼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각 지자체에 요금인상을 압박했다. 이미 경기도는 2019년 버스재정지원 예산으로 2,867억을 책정해놓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요금까지 일방적으로 대폭 인상하면서 버스자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요금인상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부가 내놓은 준공영제의 전국적 확대 약속이다. 철도나 지하철처럼 버스는 명백히 대중교통수단이며, 버스의 노선 역시 공공재다. 하지만 한국에서 버스노선권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해 ‘사유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파나 물, 공기처럼 공공의 것이어야 할 버스노선권을 개인이 소유하고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자식에게 상속하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현재 버스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8개 시도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방식이 ‘수입금공동관리형’ 준공영제다. 이 제도는 버스노선권과 운영권을 모두 버스회사가 갖고 운송수입금을 공동으로 관리해서 배분하는 형태로, 총운송수입이 총운송비용보다 낮을 경우 해당비용을 지자체가 지원한다. 이 경우 버스회사의 이윤까지 보장해주기 때문에 항목별로 지원금을 보조하는 민영제보다 버스자본에 더욱 유리하다. 이번 자노련의 파업에서 노사가 공히 ‘수입금동동관리형’ 준공영제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도도 남경필 도지사 시절 수입금관리형 준공영제를 경기도 광역버스 일부노선에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재명 도지사가 지난 지자체선거 당시 도지사 후보시절에 ‘수입금공동관리형’ 준공영제를 비판하고 이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금공동관리형’ 준공영제는 폐지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9일 경기도는 ‘새경기 준공영제 도입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도지사의 핵심버스공약이었던 ‘노선입찰제’방식의 준공영제 시범사업을 앞두고 열린 행사였다. 먼저 2019년 하반기에 16개 노선에 대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평가와 보완을 거쳐 2020년부터 확대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선입찰제’방식의 준공영제는 노선권을 지자체가 소유하고, 운영권을 입찰을 통해 일정기간 민간에 넘기는 방식의 준공영제다. 공공재인 노선권을 지자체가 소유한다는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노선입찰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홍보하는 공공성 강화와 업체별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은 요원해보인다. 이미 오랜 세월동안 지역 토착세력이 버스회사를 장악하고 담합이 공고화된 현실에서 업체별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질 개선이 아니라 적자노선에 대한 부담만 지자체가 떠안을 공산이 높다. 또한 오랫동안 노선입찰제 방식의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영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심야시간, 주말의 운행 감축 등으로 공공성은 더욱 약화될 수 있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버스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의 악화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버스업의 특성 상, 운영권을 입찰받은 버스자본은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최대한 쥐어짜게 된다. 특히나 자본과 이해를 같이하는 어용노조가 버스현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는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다.
경기도는 ‘민간자본 중심의 대중교통 운영체계가 야기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교통의 전면적 개편’을 목적으로 경기교통공사를 설립해서 내년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적자노선, 벽오지노선, 신설노선의 노선권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소유하겠다고 한다. 환영한다. 그렇다면 그 노선권을 민간에 경쟁방식으로 입찰해 운영토록 할 것이 아니라 경기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하면 될 일이다. 경기도의 2,318개 노선 모두를 하루아침에 공영화하라는 것이 아니다. 버스사업주에게 사유화되어 있는 노선을 국민에게 되돌려 줄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개선하자. 대중교통의 주인인 이용시민과 버스노동자, 지방정부가 함께 버스완전공영제 시행을 위한 지역사회 거버넌스를 통해 논의하자. 대중교통인 버스를 완전공영화 하는 길만이 버스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