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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센터] 201903 월례토론 “유연근무제와 페미니즘” 북토크

활동소식

노동시간센터 월례토론

2019.03 “유연근무제와 페미니즘” 저자 국미애 선생과 함께 하는 북토크



3월 21일 목요일에는 “유연근무제와 페미니즘(2018, 푸른사상) 저자인 국미애 선생님을 모시고 북토크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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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제가 정말 장시간 노동체제에 균열을 가할 수 있을까?

사실은 유연근무제가 가정에서나 일터에서나 성별 분업을 고착화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유연근무제 중 하나로 불리는 시간제일자리는 여성노동자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노동자에게 시간 주권이 없을 때, ‘유연근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쉽게 부담의 전가가 일어나는가? 

등 여전히 많은 질문을 남겼지만, 여성운동이나 노동운동 양쪽에서 모두, 

가부장제와 결탁한 장시간노동체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저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국미애 선생님의 발제 자료와 월례토론에 대한 오마이뉴스 기사를 싣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 유연근무제는 장시간 노동체제를 흔드는 기획이 될 수 있을까?

4월에는 “과로자살 2019, 한울아카데미”의 저자 김명희 선생님을 모시고 북토크가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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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활동소식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어느 응급의학과 의사의 고백 / 2019.03

일터기사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어느 응급의학과 의사의 고백

 

 

 

 

 

응급의학과 의사 L

 

 

 

 

최은영의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에는 아치디에서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주인공 랄도는 브라질에서 엄마와 누나의 노동에 의존해 방에서 마리화나나 피우며 목적 없이 살아가는 청년이다. 잠깐의 연인이었던 여자를 아일랜드까지 만나러 왔다가 화산폭발로 발이 묶이게 된다. 더 이상은 그를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엄마의 뜻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벌 곳을 찾게 되고, 그렇게 찾아간 작은 마을 아치디에서 그는 하민이라는 한국인 여자를 만난다. 무뚝뚝하고 항상 화난 표정이던 그녀와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약간 친밀해진 그는 그녀가 한국의 대도시에서 3교대로 일하던 간호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 좋은 직업을 놔두고 여기까지 왔냐는 물음에 그녀는 대답한다. 한 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녀를 너무너무 싫어했었다고, 여기까지 모든 것을 버리고 올 정도로. 그러면서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일이 몰릴 때가 있어. 한시도 앉지 못하고 거의 뛰어다니다시피 해야 하는 때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계속 일을 해. 그런 날 중 하루였어. 거의 백 살이 다 된 할머니가 환자로 들어온거야. 딸은 팔십 먹은 노인이고. 그 노인이 그녀에게 부탁한거지. 자기 엄마 욕창에 드레싱 좀 해달라고. 그녀는 짜증이나. 그리고 생각하지. 왜 노인들은 이렇게 짜증나는 존재들인가. 다른 일들도 많으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해. 정신없이 일해. 할 일이 너무 많아. 노인이 다시 찾아오니. 할머니, 기다리시라고 했잖아요. 네 시간 기다렸어. 노인이 대답해.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우리 엄마가 아파서 울잖아. 기다리세요. 그녀는 차갑게 말해. 급한 일들을 다 끝내고 가서 드레싱을 하지. 손길은 빠르지만 거칠어. 그리고 생각하는 거야. 왜 백 살까지 살아서 모두를 귀찮게 하느냐고. 왜 이렇게까지 살고 싶어 하냐고. ”

 

 

그녀가 그렇게 싫어하게 된 간호사는 자기 자신이었다.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던 이유는 예전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전공의로 일하던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커피와 에너지음료로 매일을 겨우 버티던 그 시기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내놓지 못했지만 사실 왜 이렇게까지 살고 싶어 하냐고푸념하듯 속으로 중얼거릴 때가 있었다. 그 전에 스스로 상상했었던 따뜻하고 유능한 의사의 모습이 아니라 분노와 피로와 짜증으로 뭉쳐있는 싸가지 없는 전공의가 된 자신을 발견했던 시간이었다.

응급실에서 일하는 이상, 밤낮이 바뀌는 건 당연했다. 식당 시간을 맞추지 못해 식은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음식으로 식사를 때웠다. 야간 근무가 연달아 있을 때에는 밤을 꼴딱 새고 컨퍼런스에 졸면서 참석한 후 편의점에서 빵과 음료수를 사서 머리맡에 놓고 잠이 들었다. 자다가 배가 고파 깨면 머리맡에 있는 음식을 주섬주섬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러다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면 깨서 다시 밤 근무를 위해 응급실로 향했다.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들었다. 건강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청천병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황망히 내원한 이들도 있었고, 타병원에 몇 달째 입원해 있다가 해결되지 않아 사전만큼 두꺼운 의무기록을 가지고 응급실로 오는 환자들도 있었다. 환자 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베드는 이미 찬지 오래라 목도 가누지 못하는 노인들이 휠체어에서 수십 시간이 넘게 버티고 있었고 보호자들은 그 뒤에서 환자분의 머리를 붙잡고 힘들게 서 있다가 때때로 분통을 터트리곤 했다. 가벼운 질환으로 내원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의무기록 한 페이지에 다 들어가지 않는 긴 병력을 가졌고 많은 약과 시술과 수술을 필요로 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정보를 알아내고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는 일은 시간도 경험도 없던 나에겐 너무 어려웠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접수되는 환자들이, 항상 무언가를 요구하는 보호자들이,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구급차가 원망스러웠다. 이미 한 설명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면 짜증이 치밀어 올랐고 끊임없이 전자차트에 새로 뜨는 이름들을 보면 분노마저 느끼곤 했다. 모두가 아픈 환자고 각자의 긴 이야기가 있었지만 귀를 기울여 들을 여유가 없었다. 그들의 고통이나 불안함, 아픔을 느끼고 연민하거나 위로하기에는 너무 둔감해져 있었다.

 

근무가 끝나고 몸이 좀 편해지면 후회했다. 환자를 환자로만 보지 않겠다고, 하나의 인격으로 보고 존중하겠다고 생각했던 나는 어디로 갔는지, 나는 왜 이리 체력도 약하고 잠도 많고 성격도 더러운지, 자주 자책했고 그러지 않으려 다짐했다. 새롭게 다짐하고 근무를 시작했어도, 피곤하고 배고플 때가 되면 또 짜증을 냈다. 간혹 같이 일하던 동료나 선후배 중 한 두 명이 말없이 도망가거나 사정이 있어 빈자리가 생길 때가 있었고 그럴 때면 그 부재를 누군가는 채워야 했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아픈 환자가 덜 생기는 건 아니니까. 근무 때 마다 진료를 하면서 부지런히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 시켜야 했다. 입원하고 싶어 하는 환자와 원망 섞인 보호자의 비난을 들으면서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들에게 어쩔 수 없다고만 반복했을 뿐. 그 과정에서 하민이란 여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내 자신이 싫어하는 의사가 되어 있었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 시간이 끝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전공의와 전임의 시절이 끝나고 나는 그곳을 빠져 나와 전보다 건강해진 몸과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의료현장에서 여전히 과중한 노동을 하고 있다. 주로 인턴, 전공의, 그리고 펠노예 (펠로우+노예를 합친 말이다)라고 우리가 부르는 전임의들 이다. 어떠한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하고자 하는 이들도 그 곳이 열악하고 위험부담이 많으며 보수가 적은 자리임을 안다.

 

그러나 여전히 그 현장을 지키고 있고, 그 대가로 건강을 위협받는다. 아주대 외상센터의 이국종 님은 한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이며 어깨와 다리도 잘 못쓰신다고 한다. 아마 함께 일하는 팀의 대부분이 수면장애를 포함 자잘한 질병에 시달리실 거라고 짐작된다. 고 윤한덕 님은 응급의료 시스템을 위해 과도한 근무를 하면서 과로와 수면부족에 시달리다 기저질환도 없이 심정지로 사망하셨다. 한 대학병원의 33세 소아과 전공의는 36시간 연속근무 중 당직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간호사들의 현실은 어떤가. 현재 신규 간호사의 이직률은 38.1%이고 간호사 평균 근속년수는 5.4년이다. 수면부족과 과중한 업무, 감정적인 스트레스 및 부담감 속에서 그중 몇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그 외의 많은 이는 위염과 수면장애를 얻은 채 그곳을 떠난다. 하민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의 경우, 내가 부족해서 그랬던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시간을 자책하면서 보냈다. 비슷한 상황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다. 같은 환경에서도 어떤 이들은 더 친절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줬고, 틈틈이 환자들과 라뽀(rapport)를 쌓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나를 포함한 보통의 많은 사람들은 최소한의 수면시간을 보장받고 예측 가능한 근무 속에서 적절한 노동 강도로 일할 때 인간을 인간으로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 책에서 랄도는 궁금해 한다. 왜 하민은 항상 자신은 열심히 살았다라고 하는지.

 

나는 살다라는 동사에 열심히라는 부사가 붙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 hard’는 주로 부정적인 느낌으로 쓰이는 말 아닌가. ‘hardworking’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사는 게 일하는 건 아니니까.”

 

사는 게 일하는 것은 아니다. 새삼스러운 말이다. 열심히 일하고, 헌신하는 것,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한 헌신을 높이 평가하고 추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헌신과 희생에 대한 강요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자신의 몸을 갈아가며, 삶을 바쳐가며 일하지 않아도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꼭 전쟁터에 나간 장수처럼 비장하게 일하지 않아도 되는, 누군가 과로로 죽거나 아프고 나서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 내가 소명의식 없고 게으른 사람이라 그런지는 모르다. 하지만 나는 너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보통 정도로 적당히 일해도 문제없이 굴러가는 곳에서 스스로의 몸을 돌보며 일하고 싶다.

 

 

 

 

 

 

 

32일터기사

[현장의 목소리] 아이들 마음의 오아시스 학교 상담선생님의 눈물 / 2019.03

일터기사

[현장의 목소리]

 

 

 

 

아이들 마음의 오아시스 학교 상담선생님의 눈물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화성청소년상담사 인터뷰

 

 

 

 

 

경희 / 선전위원

 

 

 

 

 

새 학년 준비로 바빠야 할 상담선생님들이 경기도교육청 앞 차가운 인조대리석 위에서 두 달 넘게 노숙농성을 하다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학교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화성시 학교 청소년상담사 박호진, 김선희, 안미숙 선생님을 지난 130일에 만났다.

 

화성시 가서 따지지 왜 여기에 온 거야!’ 기자회견을 마치고 교육청 현관 앞 로비 농성장을 차리려는 상담선생님께 경기도교육청 관계자가 방해를 하며 한 말이다.

 

착잡하죠. 새해를 모두 천막에서 보냈기 때문에 마음도 불편하고요. 화성시는 해고하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더 답답해요.”

 

대부분 선생님들이 2~6년간 한 학교에서 근무했는데 어떻게 계약해지로 해고를 당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2012년에 경기교육청에서 채용공고가 나서 학교장 면접을 보고 화성에서 처음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잠깐 쉬다 20149월에도 학교장 면접을 보고 학교에서 근무해 교육청에서 채용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2015년에 2년 이상자에 대해 조사를 했고 연말이 되니 무기계약직 전환조건이 만2년 초과자로 바뀌었어요. 교육청에서 무기계약직이 안 된 선생님은 다른 조치가 있을 것이니 교육공무직 인력풀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라는 공문이 왔어요. 그것에 혁신교육지구 창의지성사업의 1MOU가 끝났다는 걸 의미한데요. 그리고 2MOU에서는 창의지성사업은 하나 인력사업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네요. 그런데 저희는 그것을 알 수 없죠. MOU협약서를 일일이 공개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학교에선 저보고 다시 올 거죠?’를 연발하여 물어보시더라구요. ‘학교에서 저를 버리지 않으면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일단 학교에서 다시 공고 나기를 기다렸는데, 어느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교육청 말고, 화성시 홈페이지에 채용공고가 났다고 하더라고요. 교육청이 아닌 화성시에서 공고가 나는 게 좀 놀라웠지만 학교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그리고 다시 2016328일자로 기존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어요. 계약서에 서명할 때 20161231일로 되어있어 또 놀랐어요. 학교의 학기는 2월에 끝나는데 저희는 연말까지로 되어있어 저희가 항의했죠. 그랬더니 171월에 계약서를 또 쓰더라고요. 1년짜리로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는 이것이 파견이라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어요. 저희는 지금껏 학교에서 근무하고 학교에서 일을 했고. 교육부업무(위클래스)를 한 것이지 시청일이나 위탁업체의 일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공공기관(학교)에 근무한다고 생각했는데 20178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심사 1차 조사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파견직이라 하네요. 그래서 조사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때 알았어요. 내년에 또 조사하는 게 있으니 그때 대상이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18년까지는 버티고 기다리자 했어요.

 

2018년도에 계약서에 서명할 때는 위탁업체가 바뀌었다 하네요. 저희가 원해서 위탁업체가 바뀐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2년이 되면 무기계약을 해야 하는데 우린 2년이 넘으니 무기계약이 안 되게 하는 방법으로 이제는 위탁업체를 바꾸는 꼼수를 부리더라고요. 그래도 어떻게 해요. 사회적 약자이니 그렇게라도 버티고 있어야 무기계약이든, 정규직이든 하겠다 싶어 계약했어요. 그리고 201810월이 되었는데 더 이상 이 사업을 하지 않겠다하는 거예요. 위탁업체가 바뀌고 2년이면 무기계약이 돼야 하고, 상시지속업무다보니 정규직전환심사 조사대상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화성시의 정규직원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러니 안하겠죠.”

 

 

무기계약직 전환조건이 만 2년 초과자로 바뀌면서 하루가 모자라 무기계약직 전환이 안 된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201431일부터 2016228일까지 근무하셨어요. 본인은 만 2년이 돼서 무기계약직이 된다고 기대했는데 명단에서 빠진 거죠. 상담사도 감정노동자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약을 복용하기도 해요. 그 분도 약을 복용하고 계셨지만, 하루 모자란 부분에 대한 억울함과 불안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요. 선생님이 언제 학교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얼마나 불안하고 억울했을지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당시 저희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어요. 고용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겨우 선생님 몇 분이서 조문가는 정도였죠. 그 선생님께 미안한 마음이 아직 남아있어요

 

평소 시민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화성시장. 그런 그가 법대로 하라며 간담회를 박차고 나간 까닭은 노조관계자는 시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아님 노동 감수성의 결핍일까?

 

상담사 40명이 가서 이야기를 한들 시장 님 앞에서 저희가 얼마나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교장선생님이 부르시면 사실 그 앞에서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없어요. ? 상관이니까요. 더군다나 법적인 것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노조관계자분들과 상의를 하고 면담에 함께 할 것을 요청했어요. ‘왜 노조에서 왔냐?’고 말씀하셔서, 저희는 법을 잘 몰라서 노조관계자와 같이 왔다고 하니 나는 면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40명이라 면담에 응해야 한다기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그런데 여러분은 무장을 하고 왔다.’며 굉장히 불쾌해하며 그럼, 법적으로 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나셨어요. 무장을 했다니요? 그럼 직장에서 상관이랑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갈수 있나요? 어떤 질문을 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준비해 가야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해요.”

 

상담선생님은 학교에서 주목받는 위치는 아니다. 그래서 평소 업무가 궁금했다. 인터뷰를 하며 애플데이, 친구사랑데이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교 프로그램 모두 상담선생님의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행사, 행정적인 일도 하지만 주로 상담을 합니다. 위기상담의 경우 바로 개입해서 연계시키고, 자살이나 자해의 경우 정신건장증진센터로 연계하기 전까지 위기상황을 저희가 돕고요. 학부모 상담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고, 교사들이 아이들 상담과 관련해서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상담이 50분이면 그것을 일지로 정리하고, 통계를 내서 가지고 있어야하거든요. 교육청에서 봄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정서인성특성검사는 초1, 4, 1, 1에 시행합니다. 통계를 내어서 분류를 하면 상담이 필요한 경계에 있거나 지속 상담이 필요한 경우 진행 합니다.

 

예방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자존감, 사회적 기술 증진 집단프로그램이 있고, 아이들의 일반적인 교우관계를 위해 해마다 계절별 행사들이 있습니다. 봄에는 친구사랑 데이, 가을에 애플 데이, 겨울에 우리들의 크리스마스 등 선생님마다 특색 있는 사업을 해요.”

 

최근 들어 학교 학생의 20%가 이상심리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상담선생님 역할이 많아지는 이유이다. 학교 현장에서 어떤지 들어보았다.

 

 

최근 들어 학교 상담이 전문적인 이유는 다루기 어려운 우울감, 급성 조현증상, ADHD 같은 병리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들의 숫자가 늘고 있어 전문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유사 자폐 같은 경우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경우 몇 년씩 약물복용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약효가 떨어지는 오후 2~3시 정도에는 자기 간극이 떨어지고 불안할 때 그 시기를 같이 버텨주고 견뎌주는 것, 학교 내에서 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에요. 특히 아이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저희가 적극 개입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까지 상담을 하다보면 정작 상담선생님의 소진은 어떻게 해소할까. 또 상담사에게 직무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상담윤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내담자의 비밀보장이거든요.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요청해서 상담이 진행돼도 학교 내에서 상담자, 상담내용 등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요. 상담이라는 것이 내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다보니 외적인 행동의 변화가 금방 나타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든 문제를 혼자서 감당하다보니 힘이 들어요. 그럴 때는 신앙의 힘, 난타나 춤 같은 취미활동 혹은 동료나 선생님들과 슈퍼비젼을 통해서도 하고, 센터에서 자존감 향상 교육연수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한 번씩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기 어려워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던 마음을 보여주고, 밝게 웃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 그 아이의 지원자로 버텨주는 엄마 같은 존재로 학교에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보람이라며 말씀하시는 동안 얼굴이 쨍하고 밝아진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고등학교 교복 입고 찾아와요. 담임선생님은 학년이 바뀌면 학생과의 관계가 끝나지만, 저희는 그 학교에 근무하는 동안은 그 아이를 계속 보게 돼요. 평소 지적을 받다가 한번이라도 칭찬을 받으면 소위 꼴통 짓을 하다가도 멈춰요. 학기 초에 학부모 상담주간이잖아요. 10회기, 20회기 아이와 함께 부모님 상담을 진행하면 가정의 변화가 생겨요. 다문화가정의 경우 어머니께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담과 양육태도 같은 교육을 병행해요. 청소년상담사라고해서 아이들만 상담하는 것 같지만, 교사의 심리적 소진 예방, 학부모님을 통해 가정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각 학교에 상담사선생님이 상주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고용안정을 바라는 그들의 희망이 해고를 당할 만큼의 잘못인가! 상담선생님이 하루속히 복직되어 아이들과 학부모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도록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 모든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

 

 

 

 

 

32일터기사

[연구리포트] 일본 철도 JR 3사의 외주화와 안전 위협 / 2019.03

일터기사

[연구리포트]

 

 

 

 

  일본 철도 JR 3사의 외주화와 안전 위협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일본에서는 공공부문의 핵심 사업이 일찍부터 민영화되어 왔다.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명분하에 지역별로 분할민영화 된 이후 전력, 철도, 우정사업 등의 부문에서 실질적으로 진행되어 온 것은 외주화와 그에 따른 숙련공백 발생 및 비정규인력의 증가였다. 특히 철도사업은 1980년대 초중반부터 노동유연화와 같은 맥락에서 동일한 시기에 추진되었으며, 특히 노동조합 파괴와 그를 통한 유연화에의 저항 차단이 병행되었다.

 

 

일본의 철도사업 민영화는 나카소네 내각(1982년 말~1987년 말) 시기에 노동자파견법(1985)과 함께 추진되었으며, 1983년경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1987년부터 실시되었다. 그러나 분할 과정에서 상하분리가 병행되지는 않았다. 누적된 채무 역시 정부가 일반회계로 떠안았고, 지역별 독점체계가 구축되었다. 다만, 홋카이도와 같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지역에서 적자가 누적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경영지원자금 제공과 더불어 홋카이도 신칸센의 신설 등에 따른 정부의 시설투자지원 등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여객철도의 지배구조는 민영화 이후로도 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여객철도는 공공성을 포기하였다.

 

 

민영화 이후 일본여객철도의 공공성 포기의 결정판은 대규모 외주화 

민영화 이후 JR각사의 가장 큰 외적 변화는 조직구조상의 변화이다. 우선 민영화 직후 JR각사는 국철이 통합적으로 운영하던 각 사업을 특성별로 나누어 사업본부를 신설하였다. 대표적으로 신칸센사업본부와 철도사업본부를 나누고, 영업부를 신설한 것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는 JR각사의 본사 및 지사 규모를 축소하면서, 대대적인 외주화를 실시하였다. 두 차례의 조직상의 변화를 관통하는 내용적 변화, 즉 경영방침은 공공성의 포기그리고 선택과 집중이다. 

 

민영화 이후 사업 다각화와 다운사이징에 집중해 왔던 일본여객철도는 대중교통요금 공공성을 외면해 왔고, 또 적자노선 폐지를 추진하여 보편적 권리로서의 이동권을 침해해 왔다. 그런데 외주화가 급격히 진전되면서 이제는 안전위협과 시민불편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외주화가 공공성 포기의 결정판인 이유는, 그것이 다름아닌 공적 서비스 제공주체로서의 책임을 외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일본에서는 시설, 영업, 차량 등 부문 간 유기적인 수평적 협력이 필요한 철도사업 부문에서, 분사화 형태의 외주화를 통한 수평분업 심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이 외주화는 불법파견, 고용 및 노동조건 악화, 숙련공백으로 인한 기술력 저하, 대형사고 발생과 같은 안전위협의 증대, 사고대응 부실화 등에 따른 시민불편 증대와 같은 문제점들을 낳고 있다. 

 

 

자회사 인력의 절반은 본사 정년퇴직자, 나머지는 기간제 비정규직재하청 규모도 상당 

그렇다면 일본여객철도는 왜 자회사 방식의 외주화를 추진하였을까? 최근 정년퇴직자가 대량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60세 정년퇴직 이후로도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여야 했다. 이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자회사 설립 및 계열사의 자회사 형태로의 재편을 통해 퇴직자들을 외부화한 것이다. 이는 전반적인 인력 구조조정과 더불어 추진되었다. 따라서 퇴직자들의 자회사로의 이동과 더불어 기존 노동자들, 특히 노동조합들 가운데 사측에 비협조적인 노조의 조합원을 전적 등의 형태로 외부화하는 과정이 이루어졌다.

  이처럼 JR각사가 본사 인력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자회사를 중심으로 직접고용 및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늘려왔다. 그러던 중 본사 관리자 출신 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낙하산 인사로 인해 외주업체의 임원 및 간부층은 증가하는 반면, 현장 인력은 부족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외주업체들 또한 2차 하청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JR동일본은 외주업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외주업체 측에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장비, 비품, 기구, 원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외주업체는 사실상 노동력만을 제공하고 있어 위장청부, 즉 불법파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5~6년 후면 JR 전체 노동자의 40% 이상이 정년퇴직을 맞이하게 되는데, JR은 외주화를 통해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나, 숙련공백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심화시키고 있다. 

 

 

달라진 대형사고 발생 배경, 그리고 시민불편 증대 

그동안 대형사고를 일으킨 주요 원인으로 민영화의 정치적 목표였던 노동조합 약화가 지적되었다. 그런데 최근의 대형사고는 외주화의 부정적 측면이 겹쳐져 발생하고 있다. 이전에는 국철이 모두 담당하던 업무를 복수의 외주업체가 작업을 수행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노동안전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JR동일본은 잘 정비된 사고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본사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일본의 철도산업에서도 위험의 외주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일본 철도의 안전신화역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5107명이 사망한 JR서일본의 후쿠치야마선 사고는 민영화에 따른 결과, 즉 노동조합 약화의 직접적 폐해였다. 이후 다양한 안전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10여 년이 흐른 뒤 지난 2014JR동일본의 가와사키역 탈선 사고라는 대형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그 배경에는 JR이 꾸준히 추진해 온 외주화가 놓여 있다. 이전에는 국철이 담당하던 보안담당, 노선개폐책임자, 중기안전감독자, 중기운전작업자 등의 업무를 외주화된 6개사가 작업을 수행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분할민영화 및 JR 출범 이후 2013년까지 노동자 사망을 포함한 중대재해를 당한 노동자수는 342명이다. 이 가운데 JR 사원은 67명인데 반해, 하청노동자는 275명에 이른다. 이는 JR동일본의 차량부문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외주화와 인력감축으로 인해 외주하청에 각종 사고발생이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주화는 사고 대응 역량의 약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자회사 역무 노동자는 이전부터 운전 취급이 금지되어 있고, 자격 및 숙련을 결여하고 있어서 사고 발생 시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2000년대 후반 이후 역무 외주화가 심화되면서, 사고 대응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구나 위장도급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업무 분리로 인해, 현장교육훈련이 약화되었다. 이에 따라 충분한 현장경험과 숙련을 결여한 자회사 노동자들이 사고 대응을 함으로써,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밖에도 시민불편 증대 가운데, 역무 외주화가 자동화 및 인력감축과 함께 추진되면서 교통약자가 겪는 불편 또한 증대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승객과의 접점인 역무는 대부분 자동발권기와 자동개찰구로 대체되었으며, 아예 무인화되어 문제 발생 시에는 원격 제어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콜센터를 통해 대응하는 역이 늘어났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직접적인 인적 대응을 필요로 하는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은 주변화되고 있다.

 

시설부문에서도 역무 부문에서처럼 사고 등 문제 발생 시 대응하는 능력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JR동일본 측이 시설 및 설비의 관리만을 담당하고, 현업 분야는 전적으로 외주업체가 담당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 JR동일본으로부터의 출향자들 역시 검사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문제 발생 시 JR동일본 측과의 매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JR동일본 측이 시설부문에서 대규모의 기계화, 자동화 중심의 인력감축 및 외주화를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JR동일본 직원들은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의 작업 및 자체 측정 결과와 자동화 시스템 상의 불일치가 자주 일어남에도, 최종적인 관리 책임을 지니고 있는 JR동일본 측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매우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현재진행형인 외주화와 안전 위협

일본의 공공부문에서는 민영화 이후 자회사로의 분사화 방식을 중심으로 외주화가 확대되어 온 반면, 한국의 공공부문에서는 최근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하여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안정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각 공공기관들은 기존 조직구성원의 반발, 임금 및 직급체계 통합의 어려움, 예산상의 제약을 이유로 자회사 형태로의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인 고용보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자회사 형태는 기존 간접고용의 문제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어 우려가 크다. 특히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민간부문 사내하청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 등을 고려할 때, 직접고용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공공부문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모범을 보여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의 자회사 설립 과정은 제대로 된 자회사 설립을 회피하고 기존 하청업체를 공공기관으로 전환하는 등 기존 외주하청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점 또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과 관련하여, 일본의 사례는 생명안전 관련 업무의 직접고용 원칙이 협소하게 적용될 때의 문제점 또한 보여준다. 역무 외주화의 경우, 본사 측에서는 자회사 역무책임자(관리자) 이외에 조반장급을 포함한 노동자들에게는 직접 업무지시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인명사고 발생 시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허용하고 있다. 이는 일본 내에서도 끊임없는 위장도급 논란의 주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을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고 공공부문 인력확충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원청은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되어있고, 현장에서는 노동조건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안전을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위험작업의 상당 부분이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되는 등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무엇보다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 이후 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현대제철에서의 유사한 사망사고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남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이야말로 고 김용균 노동자 사고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에 주목하면서 현장에서의 점검과 대응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43일터기사

[국제안전보건기준비교검토]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에 주는 메시지 ⑤ – 산업재보험 / 2019.03

일터기사

[국제안전보건기준비교검토]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에 주는 메시지 산업재보험

 

 

 

이이령 / 운영집행위원

 

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20189월부터 독일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를 공부하면서, 한국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 글로 화학물질 관리 문제를 다룬다. <머리말>

최근 산재 보험제도와 관련해 한국에서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 등 여러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적용 대상자 및 인정 질병의 확장 외에도 신청의 간소화, 판정의 신속성, 치료와 재활·복귀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논의 속에서 독일 사회법전7권의 산재법을 검토하여, 제도 및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서 한국에 시사점을 주는 몇 가지에 대해 살펴보자.

 

폭넓은 당연적용 대상자 : 유치원생 및 자영업자도 포함

독일의 산재보험 당연적용 대상자는 취업자 외에도 유치원생도 포함된 학생, 자영업자, 구직자 등 예비노동자 및 일하는 사람 대부분을 포함한다(1). 이렇게 강제가입 대상자가 광범위하면, 사업주의 과다한 비용부담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 및 공익관련 업무 등은 지방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등 사업주의 평균 보험료율은 약 1.3%, 한국의 1.8% (2018년 기준)보다 오히려 더 낮다.

 

<1> 독일 산재보험 당연적용 대상자

1. 취업자, 2. 직업교육훈련생, 3. 산재보험 피보험 업무행위 취득 또는 종료 관련,

4. 장애인, 5. 자영농민 및 그의 배우자 등, 6. 가내공업운영자 및 그의 배우자 등,

7. 자영어부 및 그의 배우자 등, 8. 유치원생, 초중고생, 대학생,

9. 보건의료기관 등의 명예직 종사자, 10. 공공기관 또는 단체의 명예직 종사자,

11.공공기관, 단체의 업무협조자 등, 12. 긴급상황 시 조력자 등,

13. 공공의 위험시 조력자 등, 14. 구직자, 15. 재활치료 중인 자,

16. 공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주택건설에 자발적 협력자로 종사하고 있는 자,

17.간병이 필요한 자의 간호인, 18.취업자 정의의 확대 적용,

19.산재보험조합의 정관에 의한 강제가입 대상

 

업무상 재해의 범위 : 추정의 원칙 적용, 태아도 인정

독일의 업무상 재해=업무상 사고+업무상 질병+출퇴근 재해+신체보조구의 파손 또는 손실

독일의 업무상 재해 인정 범위는 한국과 유사하나, 신체보조구의 파손 또는 손실도 포함한다는 특징이 있다. 업무상 질병은 혼합주의를 채택한 점에서 한국과 유사하지만, 판정 시점에 최신의 의학지식에 의하여 판단해 인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한국 산재법 개정 시 업무상 질병 당연인정기준의 근거가 된 추정의 원칙이 93항의 내용인데, 노출과 질병 발생이 가능하고 다른 행위가 이 질병을 야기하는 근거로 확증될 수 없다면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또한 독일에서는 태아도 산재 인정의 대상이 된다. 한국에선 아직 태아가 산재인정 대상에 포함되는지 법적 공방이 있다. 독일의 산재법 12조가 태아와 관련된 내용이다. 12조에는 태아도 피보험자와 동등한 자격이 있으며, 임신 중 산모의 노출에 의한 태아의 건강 손상은 산재 인정에 충분하다고 명기되어 있다.

 

예방을 강조하는 산재보험법

독일의 산재보험법에서는 11항이 예방에 대한 내용일 정도로 재해 예방을 가장 중요시하며, 산재보험 사업의 우선순위도 재해 예방’ -> ‘요양 및 재활’ -> ‘보상순으로 두고 있다. 독일은 이러한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 기준 산업안전보건 예방인력 5,501명 중 2,135명을 감독과 자문을 수행하기 위한 감독관으로 고용하고 있다. 한국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 관련 근로감독관이 약 400여 명임을 고려할 때, 이는 약 5배 수준에 해당한다. 독일 감독관은 법적 감독권이 있으며, 사업주의 의무수행 소홀로 인한 특별근로감독을 행할 시 비용을 사업주에게 부과할 수도 있고, 가내 공업의 경우 긴박한 경우 가택도 출입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산재 발생 시 보험료율이 상승할 뿐만 평소 받지 않던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받아 무더기로 처벌받게 된다. 이는 한국에서 기업들이 산재 은폐를 시도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독일도 산재 발생 시 보험료율이 상승하는 등 사업주에게 불이익이 있으나, 산재 은폐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산재 은폐 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기업이 감독관의 관리·감독과 그에 따른 지적·과태료·형사고발 등을 수시로 받기 때문에, 산재 발생 시 특별히 추가적인 무더기 지적 및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한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상시적인 관리감독과 처벌이 이루어지기에, 산재를 은폐할 유인이 적다고 한다.

또한, 독일은 산업안전보건 관련 교육에 소요되는 직접비, 교통비, 숙식비 및 결근 기간의 임금을 산재보험에서 부담한다. 한국의 경우 관련 교육 기간의 임금을 사업주가 지불해야 한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어, 노동자들이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따라서 산재 예방 및 노동자들의 알권리·참여할 권리를 위해선 독일의 사례를 참고하여 산재보험료에서 관련 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제도의 체계와 역사가 달라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렇지만 사회보험과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서 독일 산재보험이 한국에 시사하는 몇 가지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산재보험 관련해서, 위에서 살펴본 쟁점 외에도 재활, 직장 복귀, 신청 절차 및 입증 책임에 대한 내용 또한 중요하다. 이는 다음 호에서 다루기로 한다.

 

 

 

 

37일터기사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어느 군무원의 업무관련성 평가 이야기 / 2019.03

일터기사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어느 군무원의 업무관련성 평가 이야기

 

 

 

권종호 /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직업병과 관련한 참고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들에게는 업무관련성 평가 의뢰가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전공의 수련 과정 중에도 이러한 업무관련성 평가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필자도 전공의 시절 20여 건의 업무관련성 평가서를 작성하였는데 그중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업무관련성 평가서는 가끔 간단하기도 하고 가끔 아주 복잡하기도 한데, 이는 각 작업의 특성과 발생한 질환의 인과관계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의뢰된 사례와 관련하여 연구된 자료가 많지 않거나 작업과의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내용을 검색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노동자의 작업 관련 자료를 보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업무관련성 평가 사례는 36세 스프레이 도장공에서 발생한 비소세포성 폐암 사례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라면 누구나 발생할 확률이 높은 직업병임을 알 수 있는 사례였다. 처음에 접했을 때는 명확한 자료들을 찾아 첨부해주면 간단하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다양한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도료를 칠하는 도장공은 그 업무 자체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 직업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노동자는 군무원이었다. 공무원 신분을 가지고 군에서 종사하는 직군인 군무원은 산재나 직업병 관련하여 산재보험이 아닌 공무원 연금공단의 산재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작업 환경에 대한 감시나 특수건강진단 등의 과정은 산안법이 아닌 군 작업환경 및 작업자 보건관리 훈령이라는 규칙을 따른다. 그 결과 이 노동자는 스프레이 도장공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며 폐암에 걸렸음에도 직업병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법원을 상대로 공무상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오히려 몇 년 전 같은 공정에서 근무한 동료의 백혈병은 바로 승인되었다고 했다. 산재보험의 직업병 인정 과정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공무원 연금공단의 직업병 인정 과정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관련 자료를 모두 검토하고 실제 사용했던 보호구와 작업 장소에 대한 자료를 보충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해당 노동자 분께 전화를 걸었다. 첨부된 의무 기록 상 폐암이 이미 뼈에 전이된 상태여서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너무 우울한 상태는 아닐지 수많은 생각이 오갔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걱정과 달리 다소 활기찼다. 공무원 연금공단의 불승인이 매우 억울해서 본인이 쓰던 보호구며 작업 환경이며 모두 잘 알리고 싶으니 필요한 내용은 이야기해주시라고, 그동안 제대로 된 보호구나 환기 시설도 없이 일해서 결국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궁금한 질문을 원 없이 했고 필요한 사진 자료들도 추가로 받기로 했다. 통화 말미에 그 노동자분은 조심스레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가 둘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걱정이라고 소송은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 업무관련성 평가의 자료는 소송에서 절대 지지 않을 정도로 준비해야 했다. 실제로도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넓은 창고를 그냥 정비소라고 쓰고 있었고 창문에 달린 환풍기 하나가 환기시설의 전부였다. 그곳에서 군용 대공포를 정비하고 도색하는 업무를 하는데 정비 작업은 많지 않고 노후된 장비의 도색이 주된 업무였다. 주로 스프레이 도장 작업인데 안전관리 담당자도 전문 인력이 아니고 이에 대한 외부 감사도 받지 않으니 백혈병이 발생했고 산재 승인까지 받았음에도 여전히 방진마스크만 쓰고 작업해왔다. 작업에 주로 사용된 군용 카키색은 발암물질인 크롬을 함유하고 있었고 스프레이 도장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 방진마스크는 효과적으로 이를 막아줄 수 없었다. 오히려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더 노출될 가능성마저 있었다.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업무관련성 평가서를 보내드리고 몇 해 지난 3월 어느 날, 도장 작업하던 군무원에서 발생한 폐암이 소송을 통해 승인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장 작업 노동자 분들을 만날 때면 가끔, 예상외로 다소 활기찼던 당시 군무원 분의 목소리가 떠오르곤 한다. 울분보단 열정이 느껴지던 목소리. 다행히 2018921일 공무 상 재해 보상의 내용을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 재해보상보험법이 공무원연금법에서 분리돼 제정·시행되기로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공무상 질병과 관련한 요양 승인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개정, 보충을 통해 불필요한 소송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36일터기사

[언론보도] 노동시간 줄면 경쟁력 떨어질까 (19.03.25, 주간경향)

기고

노동시간 줄면 경쟁력 떨어질까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2019.03.25ㅣ주간경향 1319호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법정 노동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운동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자본의 권력관계가 변함에 따라 법과 제도에 기댄 일괄적인 노동시간 단축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민 노동시간센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제도를 통해 노동시간의 양을 줄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고용형태가 있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시간 단축은 한계가 있다”며 “노동시간을 노동자 스스로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903181412431&code=115

29기고

[언론보도] “정해진 것 따라오라는 게 사회적대화?” 경사노위 작심비판 노동법률가들 (19.03.20, 민중의소리)

기고

“정해진 것 따라오라는 게 사회적대화?” 경사노위 작심비판 노동법률가들

“경사노위서 ‘합의’는 위법 부당한 용어”란 지적도 나와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9-03-20 19:09:55

수정 2019-03-20 19:09:55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이하, 민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은 20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탄력근로제 확대의 진실’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http://www.vop.co.kr/A00001390263.html

25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