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호_연구리포트] 2021 한국 과로사•과로자살 발생 현황 이슈페이퍼

일터기사

2021 한국 과로사과로자살 발생 현황 이슈페이퍼

 

장향미 회원, 노동시간센터

 

2020년도 한국 과로과로자살 현황

동아시아과로사통신은 한국(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대만(OSHLink), 일본(POSSE) 세 국가의 노동안전보건분야 시민단체가 과로사과로자살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함께 대응하고자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올해부터는 각 국의 매년 과로사과로자살 현황과 산재 승인율을 추적을 목적으로 한 이슈페이퍼를 발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리포트 코너에서는 지난 2015~2020년 과로사과로자살 발생건수 및 산재승인율 변화 추세를 다루고 있는 한국의 이슈페이퍼를 싣습니다.

 

1. 2020년도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과 사망(과로사 추정), 정신질환, 자살(과로자살) 산재

현황

2020년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에 대한 산재 판정건수는 2,429, 승인건수는 929건으로 승인율은 38.25%이다. 이 중 사망자수는 273명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정신질환에 대한 산재 판정건수는 581, 승인건수는 396건으로 승인율은 68.16%이다. 업무상 자살에 대한 산재 판정건수는 87, 승인건수는 61건으로 승인율은 70.11%이다.

[1: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 정신질환, 자살 통계(2020)]

케이스

질병
총계(질병+사망) 사망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 2,429 929 38.25% 670 273 40.75%
업무상 정신질환 581 396 68.16%
업무상 자살(과로자살) 87 61 70.11% 87 61 70.11%

(자료출처 : 근로복지공단)

 

2.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과로사) 발생 현황

산재 인정을 받은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수(과로사)2015149명에서 2019292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뇌심혈관계 질환의 산재 승인률이 41.28%로 전년대비 8.72%으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정부가 과로사 인정 기준을 완화한 영향이 크다. 2020년 뇌심혈관계 질환의 전체 산재 승인건수는 929건으로 전년대비 26.56% 줄었으나, 산재 승인 사망자수는 273명으로 전년대비 6.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과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늘었다.

[2: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2015-2020)]

케이스


연도
총계(질병+사망) 사망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2015 1,970 482 23.45% 585 149 25.47%
2016 1,911 421 22.03% 577 150 26.00%
2017 1,809 589 32.56% 576 205 35.59%
2018 2,241 925 41.28% 612 266 43.46%
2019 3,077 1,265 41.11% 747 292 39.09%
2020 2,429 929 38.25% 670 273 40.75%

(자료출처 : 근로복지공단)

 

3. 업무상 정신질환 및 자살(과로사) 발생 현황

최근 6(2015~2020) 업무 관련 정신질환 및 자살의 산재 신청 및 승인건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업무 관련 정신질환 산재 인정률 또한 201538.18%에서 202068.16%로 증가하였고 업무 관련 자살 산재 인정률도 201537.29%에서 202070.11%로 증가하였다. 2018년 업무 관련 정신질환 및 자살 승인률이 전년대비 각각 15.85%p, 22.86%p 증가하였는데, 질병판정위원회 심사위원 구성의 변화와 함께 심사과정에서 판정 요건의 해석을 종전보다 폭넓게 해석함으로써 승인률이 전체적으로 높아진 영향에 따른 것이다.

[3 : 업무상 정신질환 발생 현황(2015-2020)]

케이스




연도
총계 승인질병상세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우울증 적응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기타
2015 165 63 38.18% 17 13 9 14 2 8
2016 183 85 46.45% 14 21 5 25 4 16
2017 213 126 59.15% 52 32 8 21 1 12
2018 268 201 75.00% 72 53 15 36 5 20
2019 331 231 69.79% 66 78 15 39 13 20
2020 581 396 68.16% 113 162 23 55 19 24

 

[4: 업무상 자살(과로자살) 발생 현황(2015-2020)]

케이스




연도
총계 승인질병상세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우울증 적응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기타
2015 59 22 37.29% 13 2 2 5
2016 58 20 34.48% 7 1 12
2017 77 44 57.14% 34 2 2 2 8
2018 95 76 80.00% 49 2 3 1 3 18
2019 72 47 65.28% 25 1 5 2 14
2020 87 61 70.11% 41 1 1 3 15

(자료출처 : 근로복지공단)

 

4. 통계분석

1)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

산재 인정을 받은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수(과로사 추정) 는 2015년 149건에서 2019년 292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정부가 과로사 인정 기준을 완화하면서 이전 대비 과로사의 산재 승인율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만성 과로’의 경우 기존에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일 평균 60시간 초과하는 경우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이 크다고 봤다. 2018년 개정된 고시에서는 기준 시간(52시간)을 추가하고,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조건을 추가되었다. 또 과로 시간을 산출할 때 야간근무는 주간근무 시간의 30%를 가산하도록 했다.

과로사 승인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전체 업무상 질병 승인율이 60% 정도인데 반해 최근 6년간 뇌심혈관계 질병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자 3,767명 중 과로사 인정을 받은 노동자는 1,335명으로 과로사 인정률은 여전히 35%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2018년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 주52시간 근무제(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가 시행되었고, 2020년1월1일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 2021년7월1일부터 5인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되었다. 그러나 2018년~2020년 기간 동안 매년 300명에 가까운 과로사 사망자수가 발생하였으며 과로사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17일 세계보건기구와 국제노동기구는 2000년~2016년 194개국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실태를 분석한 공동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에서 10만 명당 5.9명이 장시간 노동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한국 통계청 자료에 대입했을 때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는 2,610명으로 계산됐다. 해당 보고서의 수치를 통해 짐작컨대, 현재 산재 인정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과로사 사망자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 업무상 정신질환과 자살

최근 6년(2015~2020년) 업무관련 정신질환 및 자살의 산재 신청 및 승인건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업무 관련 정신질환 산재 인정률 또한 2015년 38.18%에서 2020년 68.16%로 증가하였고 업무 관련 자살 산재 인정률도 2015년 37.29%에서 2020년 70.11%로 증가하였다. 2018년을 기점으로 산재 승인률이 올라갔으나 산재 신청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가 24.7명으로, OECD 평균인 11명 보다 2배 이상이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9년 한국 자살사망자수는 13,799명이며 2019년 경찰청 변사자통계에서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로 사망한 사람은 598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9년 업무상 자살 산재 신청건수는 72건으로, 경찰청 변사자 통계의 직장 또는 업무상 문제로 사망한 598명과 비교했을 때 업무관련 자살의 산재 신청건수는 약 12%로 여전히 매우 낮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사망자 수는 잠정치 기준 13,018명으로 2019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사회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3년 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1998년 무렵 한국이 겪었던 IMF 시기에는 경제위기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사업이 어려워지는 등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았지만, ‘회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진행된 구조조정 끝에 남은 이들의 업무상 부담 역시 늘어났던 시기였다. 당시 한국의 자살율은 급증했다. 코로나의 영향이 가시화되는 시기, 그러한 과거 경험이 반복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과로사•과로자살이라는 사회적 재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83일터기사

[9월호_특집3] 노동자 참여,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의 시작

일터기사

노동자 참여, ‘제대로 된위험성평가의 시작

 

김다연 상임활동가

 

본 인터뷰는,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한 위험성평가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KB오토텍과 신한발브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사업장은 위험성평가를 1년에 한 번 해야 하는 형식적인 책무가 아니라, 일상적인 노동안전(이하 노안)활동에 위험성평가를 녹여내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이 위험성평가를 지회의 노안사업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해 온 노력과 운영방식, 개선점에 대한 고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금속노조 충남지부 KB오토텍지회 박종국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인터뷰

 

위험성평가는 언제부터 진행하셨나요?

2016년에 위험성평가를 노조에서 직접 해보려고 했고, 현장의 위험요인 조사와 위험성 평가까지 마쳤으나 사측의 노조파괴 시도로 중간에 무산됐습니다. 그러다 2018, 2019년에 걸쳐 노조에서 처음으로 개선과정까지 포함한 위험성 평가 전체 절차를 진행했어요.

물론 이보다 먼저, 사업장 내에서 활동하는 안전보건지킴이를 구성했어요.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운영하는 안전보건지킴이 사업을 차용한 건데요. 20188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에서 안전보건지킴이를 공식적으로 운영할 것을 사측과 합의하고, 30명 정도를 뽑았어요. 6시간의 활동 시간을 확보해서 2시간은 구성원 전체 회의 및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4시간은 사업장 안전보건과 관련한 현장의 의견들을 수렴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1년에 1회 하는 위험성평가만으로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실질적인 문제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서예요.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해보려고 안전보건지킴이 제도를 도입한 거죠. 위험성평가도 일상적 활동 중 하나예요. 또 이렇게 조합원들이 활동해야, 노안위원들도 지치지 않고 오래 갈 수 있기도 하고요.

이렇게 노안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노안부의 노고가 커요. 조합원의 산재 대부분을 승인받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는 건 개인의 부주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환경의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누고요. 그러면서 노안부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이후 위험성평가를 포함한 일상적 노안활동도 조합원의 지지를 받으며 시행할 수 있었죠.

 

위험성평가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절차상으로는, 우선 위험성평가를 하면 위험성평가의 목표와 절차·수행 시기·협력 기관 등 관련한 모든 사항을 조합원과 공유합니다. 그리곤 부서마다 조사 날짜를 정한 뒤, 조사를 시행하죠. 이때 안전보건지킴이 위원들이 조사 과정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아요. 필요하면 노안위원과 협력 기관의 노안활동가가 참여해서 돕기도 해요. 하지만 위험유해요인을 찾고, 위험성 크기를 판단하고, 개선안을 도출하는 건 현장 노동자들입니다. 해당 공정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현장 노동자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효과적인 개선을 도출할 수 있으니까요.

 

조사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릴 경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나요?

처음엔 노안문제에 있어 더욱 민감한 노안위원 없이 조합원과 실행위원에게만 위험성평가를 맡길 경우, 사업장의 위험이 혹시나 축소되는 건 아닐까 염려가 되기도 했어요. 그래도 일단 1차 조사는 전적으로 맡기고,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만약 보충할 부분이 있다면, 노안위원이 의견을 내고 설득하거나 실행위원이 질문을 던지기도 했어요. 이를 통해 현장의 위험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도록요.

부서별 논의를 할 때도, 서로 의견이 엇갈릴 때가 있어요. 누군 괜찮다 하고, 누군 위험하다고 하는 거죠. 이럴 땐 논의를 거친 뒤, 어떻게든 합의안을 도출해요. 서로 자기 의견을 조금씩 조정하고, 함께 만든 방안이어야 모두가 개선에 참여하거든요. 만약 누군가의 의견을 배제해버린다면, 그 사람은 해당 개선안에 동의할 수가 없겠죠. 그러면 개선과정이나 다음 위험성 평가에 참여하지 않을 테고요. 무엇보다도 위험성평가에 참여하는 이들이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옛날처럼 전문가에게 맡기는 거나 다를 바 없죠.

 

위험성평가는 불이행 시 처벌 수위가 크지 않아, 실효성이 없는 제도란 평가도 있는데요.

물론 위험성평가를 안 할 때 받는 처벌 수위가 너무 낮긴 하죠. 하지만 위험성평가를 이행하도록 하는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산보위에서 위험성평가 진행하기로 합의한 뒤, 불이행하면 산안법상 위반사항 해당해요. 이처럼 현장에서의 산안법상 위반사항을 근거로, 사측을 고소·고발할 수도 있죠. 저희의 경우엔 위험성평가를 단협의 조항으로 넣기도 했습니다.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으면, 단협안 위반이 되도록요. 이외에도 가능한 여러 방법을 동원해 압박을 넣어, 위험성평가를 실시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것도 KB오토텍 노조가 힘이 있으니 가능하단 거죠. 또 저희는 그간 노안활동을 전개하면서 조합원과 소통을 해왔잖아요. 그 결과, 현장의 위험에 대한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이 높아졌어요. 회사가 이걸 깨고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거나,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것도 쉽지 않아진 거죠. 저희가 이렇게 되기까지 10년이나 걸렸어요. 사측의 노조파괴도 겪으면서요. 상황이 이러니 노조에 힘이 없거나 미조직 사업장 경우에는 위험성평가 진행 자체가 쉽지 않죠. 무엇보다도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그 처벌 수위가 높아져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2. 금속노조 경기지부 화성지역지회 신한발브분회 김현호 사무장 인터뷰

 

위험성평가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당시 현장엔 절삭유가 여기저기 흐르고, 금속분진이나 오일 미스트, 소음, 안전조치 없는 중량물 취급공정 등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있었습니다. 13~14년도 현장엔 연간 발생하는 재해만 50건이 넘었고, 그중에선 1~3달씩 요양해야 하는 사고나 질병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았어요. 현장의 문제를 의식하던 중, 노안활동이 활발한 금속 경기지부로 넘어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노안활동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노안부장과 임원, 분회의 대의원으로 구성된 노안보건팀을 구성하면서 활동을 시작했죠.

노안보건팀은 생애전환기 검진과 격년 위암 검진을 위한 추가 휴가와 비용 지급을 단협안에 추가하고, 내실 있는 정기안전교육 실시, 안전 보호구 지급 요구 등 여러 사업을 진행했어요. 그중 하나가 공정별 현장 환경문제 및 위험도에 대한 체크리스트작성입니다. 위험성평가 제도를 활용한 건 아니었으나 위험성평가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현장의 근골격계 유해요인, 사고성 재해 유발요인, 소음, 화학물질 등을 관리하는 활동을 시작한 거죠. 이를 바탕으로 2015년부턴 조합에서 기존에 노사협의회로 대체되던 산보위를 운영키로 사측과 합의했어요. 다음 해, 산보위는 일상적 노안활동을 위한 공식제도인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기로 했고, 그해 3분기 신한발브에서 위험성평가를 처음 실행하게 됐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위험성평가를 구성했나요?

일단 구성원 내부적으로 위험성평가가 뭔지, 어떻게 진행되고 왜 필요한지를 잘 모르는 상태였어요. 위험성평가와 관련된 전반적인 교육이 필수적인 상황이었죠. 그래서 조합의 상집간부와 실행위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서 3번의 교육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교육 이후, 노동자 의견이 반영된 위험성평가를 실시했어요. 조사는 두 가지 단계로 구성했고, 시트는 금속노조에서 만든 위험성평가 시트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실행위원과 작업자들이 함께 현장 라인을 돌며, 직접 사진과 영상을 찍어요. 그리곤 해당 공정의 위험유해요소나 개선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누고, 시트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이때 위험성평가 진행에 필요한 실행위원은 사측에서 3, 노안보건팀에서 5인 해서 총 8명으로 구성했고요. 실행위원은 자신이 맡은 공정의 위험성평가를 진행하고, 서로 주마다 1회씩 만나서 함께 토의하곤 했습니다.

신한발브가 고안한 위험성평가의 구성은 해당 공정을 가장 잘 아는 작업자의 시선에서 유해위험요소를 찾아내는 동시에 실행위원이라는 제삼자의 눈을 통해, 교차관찰이 가능하다는 점이예요. 오래 일한 작업자는 그 공정의 전문가가 되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작업 공정에 내재한 유해위험요소에 익숙해질 수도 있거든요.

위험성평가를 통해 실행위원과 작업자인 조합원이 서로 눈높이를 맞춰나가며 현장의 다양한 유해위험요소를 발견하고, 이들의 개선점을 찾고, 앞으로의 노안활동에서 염두에 둘 만한 지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어요. 사측의 실행위원 역시 위험성평가를 통해 도출된 위험은 물론 현장의 개선이 필요하단 것을 인정하게 됐고요. 평가가 끝난 이후에는 정기안전 교육시간을 활용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결과 보고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후의 개선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단기간 내로 현장에 정말 많은 개선이 필요하단 사실을 사측과 공유하고, 설득하기 위해선 보고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일단 해당 공정의 유해위험요소와 위험성평가를 작성한 시트는 각 공정에 비치해뒀어요. 그리곤 노안보건팀에서 위험성평가를 토대로 한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설득의 근거자료로 활용했습니다.

현장의 모든 개선안이 한 번에 적용된다면 좋겠지만, 회사의 예산 사정상 그럴 순 없었어요. 개선이 필요한 여러 문제를 투자가 많이 필요한데 현재 예산에서 당장 가능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할 문제 회사의 설비팀이나 법무팀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재료를 구매해 현장의 관리자나 작업자가 직접 개선할 수 있는 문제, 이렇게 세 단계의 범주로 나눴어요. 이를 바탕으로 개선 계획을 세운 뒤, 조금씩 개선해 왔죠. 이후 2018년 위험성평가 때는 산보위에서 조합 측 실행위원의 활동 시간을 보장받고, 회사의 예산안에서 별도의 현장 개선 사업 예산 항목을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를 진행하려면요?

아무래도 개선안 실행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우면,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죠. 자원이 적거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업장은, 현장의 위험을 안다고 해도 실제 개선으로까지 이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지자체나 정부의 대출이 있긴 하지만, 대출요건 중 하나가 현재의 재정 상태여서 사실상 대출을 승인받기가 어려운 실정이에요. 업종에서의 경력이나 회사가 가진 영업력 등 다양한 요소를 자산으로 보고, 대출 여부 평가를 한다면 좋을 텐데 말이죠. 앞으로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현장에서도 노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원의 여러 지원책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저희가 위험성평가를 진행한 지 6년 정도가 됐는데요. 매년 실시하는 조사다 보니 공정에 큰 변화가 없는 이상, 사실상 내용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합원도 매년 똑같은 거 진행하는구나, 큰 변화 없는데 기존의 개선점을 추진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요. 현장의 위험을 발견하고 사고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있을지, 더 해볼 수 있을 만한 것은 없을지 새로운 고민이 듭니다.

 

49일터기사

[9월_특집2] “노동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무엇이 어려운가요?”

일터기사

노동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무엇이 어려운가요?”

 

최진일 회원, 충남노동인권센터 새움터 대표

 

최근 필자가 속한 금속노조 충남지부 노안위원회 자문단은 소속 지회들을 대상으로 노동안전보건활동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장마다 진행되는 노동안전부장 및 담당 임원들과의 인터뷰에서는 성토대회라고 할 만큼 노안활동가들의 구구절절한 고충들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인터뷰의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위험성평가. 특히, 금속노조는 올해 노동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를 핵심과제로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현장별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추진하는 위험성평가의 프로세스를 요약하자면 1) 노동자참여방안을 포함한 위험성평가 실행안을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에서 합의하고 2) 현장노동자가 참여하는 실행위원회가 직접 위험성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금속노조가 추구하는 방식의 위험성평가가 진행되는 현장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장의 노안담당간부들은 위험성평가의 어려움을 어떻게 토로하고 있을까?

아직 인터뷰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통계화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대답은 교육의 부족이었다. 교육의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각 지회 노안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의 문제다. 노조 차원에서 위험성평가 교육을 심도있게 진행했지만 경험이 전무한 담당자들에게는 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것부터 막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간부나 담당자들만이 아니라 직접 위험성평가에 참여해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이다. 이는 또 다른 어려움으로 꼽힌 활동시간의 문제와 결합되어 있다. 조합원 모두에게 위험성평가의 취지와 참여방법을 알리는 교육시간, 주도적으로 위험성평가에 참여해야 하는 실행위원들에게 조사방법과 실행방법을 교육할 시간, 그리고 그들이 활동할 시간을 보장받는 것은 이를 처음 시도하는 현장에서는 높은 벽일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실제 변하는 것은 없이 매년 반복되는 평가 때문에 현장의 관심이 낮고 참여가 조직되지 않는다는 고민도 있었고, 몇몇 현장에서는 관리감독자 지위에 있는 조합원들과의 갈등 문제를 토로하기도 했다. 상당수 현장에서 조반장들이 조합원 범위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이 위험성평가에 대해 반대하거나 노동조합에 불만을 제기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위험성평가 설계도의 필수요소

이처럼 쉽지 않은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완성된 모델을 제시하는 것 이상의 현실적인 고민들이 필요하다. 수 많은 실천과제들이 있겠지만 위험성평가에서 노동자가 주체가 되기 위한 기반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위험성평가를 설계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 나아가 현실적인 대안들은 없는지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교육+α

금속노조 충남지부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듯 충분한 교육을 보장받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여기에는 전체 조합원에 대한 교육, 담당 간부들에 대한 교육, 현장실행위원들에 대한 교육 등이 다층적으로 배치되고 실행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교육을 배치하고 현장노동자들의 참여를 조직하는 것부터가 이미 사업의 일부이자 기획의 일부다. 경험이 없는 담당자들로서는 여기서부터 막히기 마련이다. 그들이 노동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의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적인 차별점들을 체득하기 전까지는 이런 부분을 보완해 줄 장치가 필요하다. 방식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사업의 기획단계에서 상급단체 또는 지역의 노안활동가들의 지원이나 자문을 받을 수도 있고, 지역 내에서 경험이 많은 사업장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거나, 그런 사업장에서 위험성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견학과 체험을 통해 제대로 된 실전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활동시간의 확보

교육시간의 확보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시간 이외에 위험성평가를 위한 활동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원이나 노안간부들은 전임자로서 혹은 기타 노사합의를 통해 위험성평가 기간 동안 활동시간을 보장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장의 노동자들까지 포함하여 실행위원회을 구성하고 이들의 활동시간을 일정하게 보장하는 사업장은 손에 꼽을 정도다. 위험성평가의 주체가 노동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의견을 제시한다는 것을 넘어 평가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는 현장의 노동자들이 직접 위험성을 발견하고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현장을 조사할 시간, 동료 노동자들과 토론할 시간, 평가시트를 작성하고 개선안을 고민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산보위를 통해 이러한 시간보장까지 포함하는 위험성평가계획을 합의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관철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취지를 살려 부서별 실행위원을 선임하고 안전교육시간, 노동조합 교육시간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혹은 대의원 제도가 보장하는 활동시간이 있다면 대의원을 실행위원으로 선임하여 이를 활용하는 방안 등도 고민해 볼 수 있다.

 

노동자들을 위한 평가도구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안전보건공단의 표준을 따르거나 일부 변형하여 4M기법에 기반한 양식을 사용하여 위험성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4M기법은 사고원인분석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재해예방을 위한 위험성평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또한 기법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활용한 위험성평가가 지나치게 안전사고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근골격계부담작업, 화학물질, 소음 등의 작업환경에 대해 다루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 개선안을 결정하는데 있어 인적 요인이나 관리적 요인에만 집중하여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 역시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로 인한 현실적인 문제는 4M기법에 기반한 위험성평가도구가 현장의 노동자들이 다루기에는 직관성이 매우 떨어져 노동자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금속노조 등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장에 어울리면서도 현장노동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의 평가시트를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산업별, 직군별로 효과적이고 접근성 높은 평가도구들이 개발되고 보급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한편, 노동자들을 위한 평가도구의 도입은 위험성을 추정하는 단계만이 아니라 위험성을 발견하는 단계에서도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현장의 위험은 현장의 노동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때로는 그 익숙함으로 인해 알고 있는 위험요소라도 누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산재기록, 작업환경측정결과 등을 사전조사함으로서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며, 현장에 맞는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꼼꼼히 현장의 위험요소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독립성 보장과 개선안에 대한 검토

실태조사에서 언급되었던 관리감독자 조합원과 평조합원의 갈등은 위험성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비단 관리감독자 지위에 있는 조합원들과의 문제만이 아니라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현장에서 지위, 나이, 성별에 의한 권력은 모든 곳에 존재하며 위험성평가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작업에 있어서는 실행위원들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체 조합원에 대한 교육을 통해 위험성평가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고 현장에서 평등한 토론을 통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주어야 한다.

한편, 위험성평가를 둘러싼 현장에서의 갈등은 개선방안의 선정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대부분 근본적인 개선방안에 접근하지 못하고 차선, 차악을 선택함으로서 발생한다. 유해화학물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대신 폭염속의 노동자들에게 방독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면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당연하며, 유해위험설비를 개선하지 않고 점검항목과 서류작업만 잔뜩 늘어나면 관리감독자는 위험성평가를 저주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안, 공학적인 대안을 우선시하는 위험성평가의 원칙을 충분히 교육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난해한 문제들에 대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며 필요하다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다양한 시도와 실험의 공유가 필요

법이 보장하는 것은 고작 위험성평가에 노동자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선언적인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의견의 반영을 넘어 노동자가 주체가 되고 주도하는 위험성평가를 현장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진행되는 위험성평가야말로 현장의 위험을 실효적으로 제거하고 재해를 방지하는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주도하는 위험성평가의 모범적인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현장의 수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오히려 위험성평가 자체를 진행하지 않거나 회사의 안전관리자가 전담하는 현장, 혹은 외부 기관에 위탁하여 노동자들이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 현장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모범답안을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 현장의 현실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접근이 더 많이 시도되어야 하고 그 결과들이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장 안에서 공유되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노동자가 주도하는 위험성평가를 노동안전부서만의 사업이 아니라 집행부 전체의 과제로 공유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대전제이다.

 

44일터기사

[9월_특집1] 위험성 평가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은?

일터기사

위험성 평가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은?

_위험성 평가 실태 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를 중심으로

 

재현 운영위원,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위험성 평가 제도의 의미와 실태

위험성 평가는 일터에 있는 모든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여 발생 가능성과 중대성을 추정하여 평가하고, 감소 대책을 마련하고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위험성 평가는 사후적 대책이 아닌 사전예방 조치로써 매년 모든 사업장에서 실시해야 하고 법에서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한다는 특징이 있다.

위험성 평가를 포괄하는 현대적 의미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는 로벤스 위원회의 보고서에서 태동한다. 1970년대 초반 영국 정부 의뢰로 안전보건 문제를 조사했던 로벤스 위원회는, 위험은 이를 생산하는 조직이 가장 잘 알기에 스스로 위험을 관리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근거해 안전 조직 시스템 개선, 경영진의 주도적 책임성 강화, 노동자 참여 강화를 안전보건 관리의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였다. 더불어 국가는 기업이 준수해야 할 지침을 만드는 것이 아닌, 기업의 자율 규제를 위한 여건 조성을 맡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로벤스 보고서 이후 국가에 의한 지시적 위험 관리로부터 조직 스스로 위험을 통제하는 자율 규제적 관리로 안전보건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바탕에 둔 위험성평가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에서 법으로 제도화 되었다.

반면, 한국은 2013년 로벤스 위원회가 주목했던 위험을 생산하는 기업과 그 일을 하는 노동자의 참여 강화를 통한 안전보건관리 체계 확립이라는 패러다임과 원칙은 배제하고, 국가의 일방적 규제가 아닌 노사 자율 관리차원으로 위험성 평가를 제도화했다. 제도 도입 당시부터 유럽 국가들과 달리 노사 힘 관계가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위험성평가가 취지에 맞게 운영 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전문가들, 현장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높았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현장에서는 위험성평가를 왜 해야 하는지 의미도 목적도 방향도 잃어가고 있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분명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다. 금속노조는 위험성 평가의 목적과 취지를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제도 도입 초기부터 현재까지 전 조직적 차원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측 주도로 진행되었던 위험성 평가 내용 검토를 시작으로 노조 차원의 현장 참여 방안을 내고 평가 도구와 기준을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산별 교섭과 지침을 통해 현장에 강제하도록 하고 간부 및 조합원 대상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위험성평가 기본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현장 투쟁을 바탕으로 2018년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진행되었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과정에서 위험성평가에 노동자 참여를 법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성과를 남겼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2020. 5. 26.] [법률 제17326, 2020. 5. 26., 타법개정]
36(위험성평가의 실시)
사업주는 건설물, 기계ㆍ기구ㆍ설비, 원재료, 가스, 증기, 분진, 근로자의 작업행동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한 유해ㆍ위험 요인을 찾아내어 부상 및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의 크기가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를 평가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하며, 근로자에 대한 위험 또는 건강장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평가 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바에 따라 해당 작업장의 근로자를 참여시켜야 한다.

 

위험성 평가 관련 현장 실태 연구 결과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은 위험성 평가와 관련해 현장 실태 조사를 하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에는 민주노총 산하 5개의 산별연맹(공공·금속·보건·서비스·화섬)이 참여하였다. 연구는 사업장 대상 설문 조사와 심층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연구 개요
참여 대상 : 민주노총 산하 5개 산별연맹(공공·금속·보건·서비스·화섬)
참여 사업장 : 공공(24), 금속(67), 보건(27), 서비스(32), 화섬(41)
심층 면접 대상
: 금속노조 다스지회, 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
: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도조합,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 화학섬유연맹 엘지화학 대산 노동조합
: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 지부

지금까지 위험성 평가를 실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6%만이 매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29.8%한 번도 안 했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48.1%가 위험성 평가 제도를 몰라서라고 응답했고 24.1%가 노사 모두 위험성평가를 꼭 시행해야 하는지 몰라서라고 답했다. 노사 모두 위험성평가 필요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위험성평가 사전준비 단계(안전보건 정보수집, 교육, 일정/방법 수립 등 사전준비)부터 사업 결과 공유(조합원 설명회)까지 단계별로 노동조합 참여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절반 정도가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측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답했다. 가장 높게 현장 조합원과 노동조합 참여로 노사가 공동으로 시행했다고 응답한 단계는 위험성 추정/결정이었다. 반대로 가장 낮은 응답을 보인 영역은 위험성평가 결과 공유였다. 위험성을 추정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형식적으로나마 해당 작업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평가 이후 개선 과정에서는 작업자 의견이 배제되거나 충분히 반영되기 어려운 조건으로 확인되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2020년부터 노동자 참여가 보장되고 난 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는지도 물어보았다. 그 결과 대체로 5개 산별연맹에서 2019년 이전보다 높은 참여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동자 참여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노조와 합의 후 현장 작업자를 참여시켜 노사 공동으로 개선을 시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보건의료노조를 제외한 4개 산별연맹에서 이전 연도 보다 5%~10% 이상 비율이 높아졌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위험성 평가는 어떤 방식으로 되었는지 묻는 질문에 노조 참여 없이 사측 자체적으로 진행했다(26.3%), 사측이 결정한 외부기관에서 전체 진행을 알아서 했다(21.1%)는 답변이 있었다. 전체 비율을 합치면 47%로 노동조합의 참여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된다. 현장 간부와 조합원 대상으로 위험성평가에 교육하고 단위사업장까지 활동 지침을 내리는 금속노조의 경우 노사 자체적으로 진행했다는 비율이 46%로 다른 산별보다 큰 차이를 나타냈는데 노동조합이 긴 시간 책임감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대응했을 때 현장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응답이었다.

위험성 평가는 장시간 노동과 교대제, 휴식시간과 휴게시설 등 근로조건, 화학물질, 사고, 근골격계질환, 직장 내 괴롭힘, 직무스트레스, 감정노동, 성희롱 등 성평등, 모성보호까지 현장의 모든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사고, 근골, 화학물질 중심으로 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의 감정노동, 정신건강 문제 등 사업장 특성에 맞게 평가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후 노동조합 차원의 내용 마련과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위험성 평가 후 마련된 위험 개선 대책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에 가까운 응답이 나타났다. 위험 개선 대책이 적절하게 마련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64%의 응답자는 사측의 의지부족을 꼽았다. 위험성 평가 후 마련된 위험 개선 대책이 잘 이행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절반은 제대로 안 되고 답하고 또 다른 절반은 제대로 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사업주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성평가 관련 법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에 90%가 그렇다고 답한 부분은 사업주의 책임성을 명확하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위험성 평가가 재해예방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80%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조합원들이 안전보건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도 77%가 그렇다고 답했다. 법적으로 작업자 참여가 보장된 위험성평가 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할 경우 사전 예방 안전 조치로써 위험성 평가가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답변이었다.

 

위험성 평가 활성화 방안

위험성 평가의 내실화를 위해 현재 유명무실한 의무 조항과 별도로 위험성 평가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위험성평가를 토대로 도출한 위험 감소대책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사업주 징벌과 같은 법적인 제재 조치를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사업주와 노동조합 모두 목적의식적으로 위험성평가를 책임 있게 수행할 수 있다.

위험성평가의 핵심 조항이라 할 수 있는 노동자 참여 조항을 보다 구체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현재 법 조항과 노동부 고시는 사측이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으로 참여가 보장되어 있다. 참여 주체, 실제 참여 방식과 권한 등을 구체적으로 강화하고 명시하는 것으로 개선되어야 노동자의 형식적 참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현장에서도 사전 예방적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차원으로 위험성평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방향을 세우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사업장에서 진행되었던 위험성 평가에 대한 평가를 시작으로 산별연맹 현장에 맞는 평가 내용과 기준을 마련하고 조합원 참여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입법예고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의 구체적 내용 중 2호 유해·위험요인 확인점검 및 개선절차 마련과 이행상황 점검 관련 부분을 위험성 평가 실시로 갈음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지금의 위험성 평가제도는 노동자 참여가 법제화 되어 있으나 서류상의 형식적 운영이 만연해있어 보완 규정 없어 이 제도로 갈음 할 경우 경영책임자에 대한 면죄부로 전락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위험성 평가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다.

122일터기사

[토론회] 안전한 부산항 구축을 위한 토론회

기타



지난 9월 28일 안전한 부산항 구축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 되었습니다.

관련 자료집은 아래 링크로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http://t2m.kr/yWhQb

46기타자료실

[안내] 2021 제3회 청소년·청년 노동안전보건 일기 공모전

활동소식

<2021 제3회 청소년·청년 노동안전보건 일기 공모>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가 함께 주최하는 ‘2021 제3회 청소년.청년 노동안전보건 일기’ 공모전은 청소년,청년 노동자가 경험하는 일터의 다양한 위험에 주목합니다. 많은 청소년.청년 노동자가 학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특히 직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은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청소년.청년 노동자가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기도 합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청년 노동자의 노동안전보건 감수성을 높이고, 일터에서의 자기 경험을 직접 이야기해보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1.공모주제

일하는 청소년·청년이 겪은 일터에서의 노동안전보건에 관한 일기

 

2.기간 및 일정

-접수기간: 2021년 10월 19(월)~11월 19일(금) 18시까지
*접수자는 노동안전보건 온라인 교육 3강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심사발표: 2021년 12월 2일(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홈페이지, 개별 메일링을 통해 발표예정

3.지원자격

현재 일하고 있는(아르바이트,현장실습,프리랜서,정규직 등) 전국의 청소년·청년. 24세미만 (1997년 10월 이후 출생자)

 

4.접수방법

-일했던 기간 내에 5일을 선정해서 노동안전보건 일기를 작성해주세요.
-일기는 글과 웹툰형식의 그림일기 두 가지의 방식이 가능합니다.(그림일기는 타블렛으로 그려도 되고, 종이에 그려 스캔하셔도 됩니다.)
-일기에는 노동안전보건 키워드의 내용이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 키워드는 아래의 공모전 안내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청서와 일기(파일)을 첨부하여 이메일로 접수 : kilshlabor@gmail.com
(접수는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공식창구로 접수되지 않은 지원은 받지 않습니다)
-그림일기의 경우 파일 용량이 큰 경우에는 구글 드라이브 링크 공유 방법을 활용해주세요. 그 외 전송이 가능한 파일의 경우 메일 첨부 바랍니다.

5.동영상 안내 (키워드 필히 확인해주세요.)

6.출품규격

-1일 일기분량
글:A4 1장 이상, 글자 수 1100자 이상
그림일기:A4용지 2장 이상
 
총 5일 분량의 일기를 제출해야 합니다. 5일의 일기는 각각 5개의 파일로 분할하지 않고, 하나의 파일로 편집해주세요.

7.제출서류

(1) 신청서 1부(양식은 아래 첨부 문서 참조) 
(2) 제한 분량에 맞는 파일을 메일로 전송

8.시상내역

– 10개 작품을 선정

상금 : 20만 원의 상금과 책 1(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증정

 

9.유의사항

– 응모한 모든 창작물의 저작권은 출품한 개인에게 있으며 선정되지 않은 응모작은 공모전 심사 기간 종료 후 모두 폐기합니다.
– 상금은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송금되며, 책은 개인 주소로 보내드립니다.
– 선정된 출품작은 추후 한노보연 월간지 <일터> 및 오마이뉴스에 소개될 예정입니다.
– 이 외에도 한노보연의 노동자 건강권을 위한 교육 및 활동에 비영리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단, 이는 선정 이후 협의하에 결정합니다.
– 선정된 출품작은 이후 다른 공모전에 지원할 수 있으나 한노보연 공모작임이 표기되어야 합니다.

10. 문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메일(kilshlabor@gmail.com)로 문의

[신청서] 제3회노동안전보건일기공모전_성명.hwp 0.01MB

45활동소식

[사진전 안내] 여성, 일터, 화장실 :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우리의 기록

공지사항



 
여성, 일터, 화장실 :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우리의 기록

전시기간
2021년 10월 13일(화)~29일(금)

운영시간
평일 (월~금) 10:00~17:00 (매주 3주간 운영)

장소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갤러리 ‘품다’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9길 39 부림빌딩 1층, 서울시청역 인근)

[전시소개]

‘화장실?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하지
나 혼자 겪는 일 아닌가? 그냥 내가 참으면 되던데….’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으로 일한다는 이유로,
일할 건 산더미고 쉬는 시간이 없는 이유로,
오늘도 화장실에 가는 시간 대신 고객 집에 방문하는 걸 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일터에서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화장실 문제,
왜 수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공통의 문제를 겪지만 잘 모를까요?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우리의 기록,여성 노동자들의 화장실 문제를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냅니다

같은 일터라고 해도,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성노동자의 화장실은 중요한 노동환경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돼 왔습니다. 여성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작업환경에서부터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마련할 수 없는 저임금의 불안정한 노동, 작업강도 등 으로 인해 방광염부터 정신적 건강 문제까지 겪고 있습니다. 이처럼 화장실과 관련된 건강권 침해 사례는 너무나 ​흔하지만, 언제나 사소하거나 여성 특유의 예민한 문제로만 여겨졌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화장실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여성 차별적인 노동환경과 문화, 인식 속에서 발생되었다는 것을 이번 사진전을 통해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여성 노동자 그리고 모두를 위한 화장실의 가능성 역시 일터에 있다는 것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는 여성 노동자들이 직접 자기 일터에서 겪고 있는 화장실 문제를 담은 사진을 모아 전시합니다.



* 전시 관람 예약하러 가기 (링크 클릭) 

** 코로나19 관계로 동시간대 15명 이내로 관람이 가능합니다. 반드시 사전 예약 부탁드립니다. 

https://bit.ly/여성노동자사진전신청

 

〔여성, 일터, 화장실 :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우리의 기록〕 전시 관람 예약

반갑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입니다. 〔여성, 일터, 화장실 :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우리의 기록〕 전시 관람 예약 신청서입니다. 본 전시는 서울시NPO지원센터의 기획전시 사업 지원을 받

docs.google.com

** 본 사진전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기획전시 지원사업을 받아 진행합니다. 

42공지사항

[기자회견] 현대산업개발은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학동참사 유족과 부상자들에 대한 구체적 피해 회복 방안을 제시하라! (10/01)

활동소식



학동참사 피해 회복과 진실 규명 위한 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촉구 기자회견
1.일시 : 10. 01() 오전 11
2.장소 : 현대산업개발 본사(용산역 광장 아이파크몰)
3.주관 : 학동참사 시민대책위
4.기자회견 프로그램(사회 : 기우식 대변인)
여는말 : 공동대표(박재만)
연대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질의 및 응답
면담 또는 항의서한 전달

 

현대산업개발은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학동참사 유족과 부상자들에 대한 구체적 피해 회복 방안을 제시하라!

현대산업개발은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 제공자로 꼽힌다. 이미 경찰은 지난 1차 수사발표를 통해 현대산업개발이 불법적인 재하도급을 인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고, 현대산업개발의 현장소장 등은 구속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국토부에서도 경찰의 1차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법 재하도급에 대한 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물어, 관계 법령에 의거해 서울시에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현대산업개발은 참사의 진실을 감추고, 이 참사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에만 골몰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학동 참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 규명에 협조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무조건 유족들의 뜻에 따라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이 약속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현대산업개발은 진실 규명을 위해 적극 협조하라!

 

정몽규 회장의 약속과는 달리, 현대산업개발의 대표이사는 참사 이후, 618일에 있었던 국회 국토위의 현안 보고에서 수십 년 동안 업계에서 일해 왔지만, 현대산업개발에서 진행한 재개발사업에서 불법 재하도급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현장의 업무는 현장소장에게 모두 위임하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의 대표는 이런 사안들을 보고받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현장소장 차원에서다라고 꼬리자르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삼척동자도 믿지 않을 이런 변명이 설사 사실이라도 현장소장이 회사에서 위임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면, 이는 현대산업개발이 한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뿐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요구한 국정감사에 회장 출석도 거부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되지도 않는 거짓 해명을 멈추고 지금 당장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와 사회적 노력에 적극 협조하라!

 

현대산업개발은 학동참사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함께 피해회복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

 

학동 참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무조건 유족들의 뜻에 따라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던 정몽규 회장은, 장례식이 끝난 이후 단 한 번도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한 바 없다. 피해 회복에 대한 입체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는 유족들의 요구에도 침묵하고 있다. 대신 현대산업개발은 진실 규명과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세월호 사건 때보다 더 많은 보상금을 줄 테니 합의하자는 말로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버렸다. 이것이 정몽규 회장이 말한 유족의 뜻에 따른 피해 회복 방안인가? 이러는 사이 유족들은 얼마를 받기로 했다. 아파트도 받기로 했다는 식의 유언비어에 능욕당해야 했다.

 

우리는 요구한다. 현대산업개발은 단지 몇 푼의 돈만으로 유족들에 대한 피해 회복 노력을 다했다고 말하지 마라! 17명의 사상자를 낸 이 가슴 아픈 참사의 원인 제공자로서 책임을 느낀다면, 먼저 피해당사자들에게 인간적 예의를 갖추어 만나라! 그리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의 피해 회복과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전방위적 해결책을 제시하라! 유가족과 부상자들은 여전히 참사의 고통 속에서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당신들의 무성의하고 비인간적인 태도는 이들을 다시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우리는 촉구한다. 현대산업개발이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리더 기업이라면, 이 가슴 아픈 참사를 해결해가는 데서도 리더다운 태도를 보이라!

 

현대산업개발은 현장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학동 참사는 오직 이윤을 위해 안전 따위는 뒤로 밀어놔도 좋다는 인식이 빚어낸 참극이다. 광주의 학동 4구역에서 벌어진 무책임한 공사 과정은 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수주한 다른 사업장에서 반복되었던 일이다. 광주의 계림2지구 사업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주변 주민들의 안전을 도외시한 철거 시공을 진행했었다. 일조권 문제, 소음 공해, 공사현장의 진동으로 인한 피해, 주변 주민들의 생활도로를 관통하는 출입구 등은 오직 자신들의 개발이익의 극대화를 고려한 무자비한 폭력이다.

 

학동 참사의 유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참사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광주의 또 다른 재개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공사 연기 등을 이유로 학동4지구 재개발조합 측에 추가적으로 150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고, 재개발조합 측과 입을 맞춰 이 돈의 일부로 유가족들에게 보상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에 분노했다. 또 이 가슴 아픈 참사 이후에 회사의 제1과제를 현장 비용 절감으로 내세운 것도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에 불을 질렀다. 현대산업개발이 이 가슴 아픈 참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 그 첫째는 어떻게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 것인지, 어떻게 개발지 주변 주민들과 상생하는 재개발을 이루어 낼 것인지에 있을 것이다. 이런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그나마 학동 참사 유가족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촉구한다!

 

하나, 현대산업개발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데 적극 협력하고, 이로부터 제기된 잘못에 대한 법적 책임을 기꺼이 감수하라!

 

하나, 현대산업개발은 유족들과 부상자들의 존엄성을 지켜가며, 구체적인 피해 회복 방안을 마련하라!

 

하나, 현대산업개발은 건설 현장을 점검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를 내리고, 현장 안전과 개발지 주변 지역 주민들의 상생 발전을 위한 개발사업의 매뉴얼을 제시하라!

 

 

 

20211001

 

학동참사 시민대책위

광주시민단체협의회[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생활환경회의, ()광주시민센터,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천주교광주교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광주지부, 참여자치21,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흥사단, ()광주전남소비자시민모임,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광주에코바이크, 가톨릭공동선연대,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복지공감플러스, 광주YWCA, 광주YMCA, ()윤상원기념사업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진보연대, 6.15시대 길동무 새날.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광주전남연대회의, 노동실업광주센터,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광주전남연합, 국민주권연대 광주전남지역본부, 광주시농민회,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광주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광주기독교협의회NCC인권위원회, 전국교수노조광주전남지부, 정의당광주광역시당, 진보당광주광역시당.

[기자회견 특별 연명단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김용균재단,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다시는,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안전사회 시민연대, 생명안전 시민넷, 노동건강연대, 일과 건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진보연대, 광주전남 보건안전 지킴이, 대구참여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울산시민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연대, 참여와 자치를 위한 춘천시민연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49활동소식

[월례토론회 안내] 청년여성의 우울 : 여성 당사자의 언어로 말하는 ‘여성의 우울’

활동소식



여성노동건강권 10월 월례토론회 안내

청년 여성의 우울
: 여성 당사자의 언어로 말하는 ‘여성의 우울’ 

여성은 원래 우울하다? 약해서, 견딜 힘이 없어서, 여성의 특질이라서 등 여성이 경험하는 정신건강 문제는 온갖 딱지와 편견들로 가득찹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년 여성들의 정신 건강 문제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기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호한 문제를 병리적인 것으로만 해석하고 접근하는 것도 고민 해볼 문제입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청년 여성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인 하미나 논픽션 작가와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발제: 하미나 (논픽션 작가) 
* 일시: 2021년 10월 13일 (수) 저녁7시
* 장소: 온라인 (줌, ZOOM)

* 신청 http://bit.ly/여성노동건강권월례토론회신청

* 문의: kilshlabor@gmail.com, 02-324-8633

42활동소식

[건강한노동이야기] 안전에서만 ‘프리’한, 방송업 프리랜서들

기고



 

이번 건강한노동이야기는 한노보연 회원인 신희주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프리랜서로 규정되지만 실제로 업무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불공정한 계약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방송업 특고노동자들의 문제점, 하지만 프리랜서이기에 노동기본권이나 안전과 건강권에는 배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짚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방송업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방송 제작 환경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렇게 성장한 우리나라의 방송 산업은, 이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서만은 계속 외면하고 있다. 방송업이 갖는 특성 때문에 고용구조와 노동환경이 현재와 같이 형성되었다면,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조건 역시 방송업의 특성에 맞게 갖추어야 할 것이 아닌가.”

https://www.vop.co.kr/A00001598282.html

 

 

44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