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6월_특집3] 연대의 정치로 기후정의 실현하기 – 기후정의활동가 김선철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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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정치로 기후정의 실현하기

– 기후정의활동가 김선철님 인터뷰

박기형 상임활동가

 

기후위기는 세계 전체의 문제다. 최근 한국정부도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저녁 김선철 활동가를 만나, 현재 한국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정부정책의 한계와 앞으로 기후위기운동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말뿐인 한국의 그린뉴딜

김선철 활동가는 기후정의 원칙에 입각한 비폭력 시민불복종 운동을 추구하는 멸종저항서울과 멸종반란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장 먼저, 한국에서 얘기되고 있는 정부정책으로서의 그린뉴딜에는 기후정의운동이 제기한 문제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알맹이는 쏙 빠진 허울뿐인 그린뉴딜로 둔갑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미국에서 활발히 이뤄졌던 ‘그린뉴딜’은 정책 이전에 운동이었다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정의 원칙에 입각해, 기후위기 대응만이 아니라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체제의 변화를 목표로 삼은 운동이었죠.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정부가 그린뉴딜이라는 껍데기만 가져와 기존의 친기업 성장 정책에 녹색칠을 한 것입니다.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과 2050 탄소중립 계획은 기후위기로 인해 변하고 있는 세계경제질서에 대응하려고 하는 경제정책의 성격이 강합니다. 더욱이 정부뿐만 아니라 정당 등 여러 단위에서 제출한 그린뉴딜 정책들 모두 아래로부터의 목소리와는 분리된 채 위로부터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폭염과 폭한, 이상기후로 인한 재앙, 일자리, 돌봄, 먹거리, 지역 공동체, 에너지 불평등 등 기후위기는 노동자, 저소득층, 여성, 청년, 장애인 등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한줌도 안되는 관료와 소위 전문가들이 떠맡고 있죠. 이런 경향이야말로 한국 기후운동의 가장 큰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부는 마음대로 정책을 만들고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구요.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나 전문가집단만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 멸종반란 런던의 기후위기 대응 시위 모습

 

기후정의라는 대안 프레임

김선철 활동가는 ‘프레임 투쟁’으로 기후위기 대응의 지형을 분석하였는데, 특정한 사회세력의 프레임에 갇혀서 기후위기와 연관된 다양한 사회문제들, 여러 사회집단의 목소리가 제약되거나 무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흔히 프레임이라 하면, 어떤 사건이나 경험, 혹은 세상을 특정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렌즈를 말합니다. 사회운동론에서 프레임은 운동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사회운동 주체가 자신의 이념적 지향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고안해내는 인식틀을 의미합니다. 정치적 갈등 상황에서 갈등의 주체들은 언제나 자기주장의 정당성과 대중들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때 자기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고자 경쟁을 벌입니다. 이를 프레임 투쟁이라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기후운동은 몇몇 기후환경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대체로 오랜 시간 각종 환경 거버넌스에 참여해오며 현 정부와 친화적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이들 단체 출신들은 정부위원회 위원은 물론 정부기관과 국회, 심지어 환경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자리에 포진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아래로부터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사회운동이 강화되기보다는 소수의 활동가와 전문가에 의존하거나 정부 내 담당 부서와의 협의나 여러 형태의 로비를 통한 입법 또는 정책입안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층 풀뿌리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없으니, 현 상황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갖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김선철 활동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으로 대안 프레임의 제시를 꼽았다. 정부가 내걸고 있는 그린뉴딜이나 탄소중립에 맞선 새로운 프레임을 내걸고 이에 동의하는 사회세력을 구축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임 간의 경쟁을 만들어내고 논쟁의 구도를 전환시키기 위한 싸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그린뉴딜’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일자리’와 인종, 젠더, 노동, 지역, 세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사회정의’ 실현입니다. 미국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나 ‘멸종반란(Extinction Rebellion)’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진보적 기후운동에서도 정의의 문제를 강조하면서 스스로를 기후운동이 아닌 기후정의운동으로 호명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말고 체제변화’라는 구호도 이런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자연환경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이윤을 위한 도구로 삼았던 자본주의가 기후위기의 원인이라면, 이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않고서는 기후위기 극복도 불가능하다는 기후정의의 문제의식에 기반해 정부나 기업의 가짜 기후정책에 맞서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응책을 마련을 위한 진보적 시민사회의 연대와 확장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기후정의운동을 만들어 가려면?

기후정의운동을 만들어가기 위한 원칙이자 방법으로 김선철 활동가는 ‘교차성’을 강조했다. 교차성에 입각한 기후정의운동을 만들어가는 건 도대체 어떤 것일까?

“다시 한번 미국 사례를 살펴보면, ‘그린뉴딜 네트워크’가 현재 주도하고 있는 THRIVE 캠페인을 참고할 수 있어요. 변혁(Transform), 치유(Heal), 새롭게 하기(Renew), 투자(Invest), 활력(Vibrant), 그리고 경제(Economy)의 앞 글자를 따서 ‘사회를 바꾸고 치유하고 새롭게 만들기 위해 활력있는 경제에 투자하라’라는 요구를 걸고 있어요. 여기에는 노동조합과 기후정의운동단체는 물론 원주민, 여성, 정치개혁, 인종정의, 청(소)년 등 280여 개 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임금과 일자리 보장, 인종 간 평등 구현, 원주민 권리 쟁취, 모두의 건강을 보장하는 환경정의, 기후재앙 방지, 정의로운 전환, 그리고 민중의 안녕을 위한 공적 투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이 내걸고 있는 세 개의 전략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아래로부터의 창조적이고 파열적인 운동을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상식과 사회문제를 이해하는 내러티브를 바꿔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강력한 풀뿌리 연대를 강화하는 것과 선거에 직접 참여함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이 두번째고요. 이 캠페인은 ‘많은 이슈, 하나의 투쟁’이라는 구호 아래 기후변화, 인종 부정의, 공공 보건의료, 경제적 불평등 등 오늘날 미국인들이 경험하고 있는 위기들이 다 같은 뿌리를 가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분절된 이슈 영역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문제의식에 기반한 연대를 만들고자 해요. 이것이 교차성의 원칙입니다.”

김선철 활동가는 한국의 역사적 경험에선 ‘민중연대’를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MF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특히 시장경쟁논리가 확산되면서 사회구성원 간의 연대가 약화되었고, 이는 문재인 정부와 같이 ‘착한 얼굴을 한’ 자본주의에서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약화시킨 ‘민중연대’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가 노동운동, 노동안전보건운동을 비롯한 한국 사회운동의 핵심 과제라고 보았다.

“한국인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의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가 있어요. 그런데 이건 착각이에요. 국가 간 비교를 보면, 한국인들의 기후위기 인지도는 세계 어떤 나라에 비해 높아요. 정말 ‘위기’로 인식하고 있어요. 실천도 잘하고 있고요. 문제는 그 실천이 쓰레기 분리배출 엄격히 하거나 텀블러 들고 다니는 것과 같은 소비의 차원으로만 제한되는 것이죠. 정부의 프레임에 철저히 갇혀 있는 셈이지요. 그렇게 대안적 프레임에 기반한 아래로부터의 사회운동 활성화, 다양한 사회문제의 공통 지반으로 기후위기를 인식하는 프레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정의로운 사회로의 전환은 자동적으로 오지 않아요.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 자극을 만들어내는 게 사회운동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41일터기사

[일터6월_특집2] 기후위기와 노동, 노동조합(*): 〈국가책임 기후일자리〉와 〈민주적 공공소유〉, 그리고 〈기후적록동맹〉

일터기사

기후위기와 노동, 노동조합(*): 〈국가책임 기후일자리〉와 〈민주적 공공소유〉, 그리고 〈기후적록동맹〉

이승철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

 

초록은 동색이 아닌 시대

이 정도면 그야말로 메가트렌드라고 부를 만하다. ‘기후’와 ‘전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정치세력이 없다. 기후 뉴스도 하루를 거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12개국 정상과 주요 글로벌 그룹이 참여하는 <P4G 서울정상회의>를 참으로 성대하게 개최했다. ‘기후’를 붙인 시민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심지어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포스코 회장, SK발전 대표이사는 <탄소중립위원회>에 이름 석 자를 올렸다. 어제까지도 ‘주요 탄소 배출원’이었던 자동차-철강-발전회사의 사장님들이, 왜 갑자기 탄소중립에 환호하며 나서고 있을까. 그들의 ‘녹색’과 우리의 ‘녹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초록은 동색이 아닌 시절이 왔다.

에너지 산업 전환, 정부의 언행불일치

정의로운 전환의 첫 단계는 탈석탄-탈핵에 기초한 재생에너지 체계로의 이행이다. 실제 우리나라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727.6백만톤 CO₂eq 중에서 에너지부문의 배출량은 632.4백만톤 CO₂eq으로 87%를 차지한다. 정부 대책 중 가장 먼저 화력발전소 폐쇄가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정부도, 발전노동자들도 같은 의견이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의 경로와 방안인데, 정부의 언행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10개 노후발전소를 폐쇄하는 조치를 취한 것과 동시에, 7개의 신규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이율배반을 보이고 있다. 7개 신규발전소 중 무려 6개가 SK-삼성-포스코-두산중공업 등 재벌대기업에 의해 지어지고 있다. 이렇게 스멀스멀 커진 민간발전 비율은 이제 30%대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전력산업 민영화의 일환인 전력판매시장 개방 움직임도 쉼 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발전 부문의 경쟁을 부추기는 전력거래를 허용하는 법안도 ‘녹색에너지’를 명분으로 슬그머니 비집고 들어왔다. 발전대기업의 이윤보장 수단이 된 천연가스 직수입 비율도 매년 올라 지난해에는 22%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지속적인 경쟁압력과 수익성 추구 압박 속에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경쟁을 토대로 시장화 된 에너지 체제는 철저하게 이윤 논리에 따라 작동하게 된다. 싼 값에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대량생산-대량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발전사업에 몰두한다. 화석연료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어렵다. 계획적이고 구조적인 에너지 전환은 ‘배부른 소리’로 치부된다. 이런 상황에서 빠르고 효과적이며 정의로운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녹색자본’이 온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녹색자본’이다. 한화와 SK,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은 지난 5월말 개최된 P4G 서울정상회의에서 ‘탄소중립 세일즈’에 열을 올렸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후-환경 단체를 구성하거나 개입하는 방식으로 ‘탈탄소를 위한 재생에너지 자본 육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탈석탄만 된다면 농지를 덮고 산을 깎아 태양열 발전판을 세워도 된다는 위험한 시각까지 등장한다. 이들에게는 기후위기마저도 ‘새로운 시장’이다.

하지만 시장과 기업에 맡겨두는 에너지 전환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례는 이미 증명됐다. 2007년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40%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2020 기후변화 행동 프로그램>을 발족했다. 이는 대부분 시장 기반의 정책을 사용하는 포괄적인 국가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7년 독일의 온실가스 감축은 30%를 밑돌았고, 결국 독일 정부는 감축 목표를 낮추었다.1)

유럽에서 최근 재생에너지에 대한 신규 투자가 줄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FIT 제도(발전차액지원제도)가 축소되자, 쏟아져 들어오던 민간 자본이 철수하기 시작하며 태양광 붐도 사라졌다. 즉 시장에 맡겨둔 에너지 전환은 속도와 규모의 면에서 기후위기의 긴급함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2)

 



▲ 지난 3월 31일 국회 앞에서 국제운수노련과 공공운수노조,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철도지하철에 재정 지원과 친환경, 정의로운 복구를 위한 국제적 흐름”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방안은 ‘민주적 공공소유’

해법은 시장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는 에너지 산업을 ‘민주적 공공소유’ 형태로 전환해 바로 잡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발전 6개사의 수평적 통합>과 <민영 발전소의 공영화>다. 통합발전공기업 설립을 통해 현재와 같은 경쟁체제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예방하고, 이를 ①원자력과 석탄 발전의 점진적 중단과 ②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전폭적 투자 수행으로 돌릴 수 있다.

또 통합발전공기업은 내부적 인력 재배치를 통해서 탈원전-탈석탄 과정에서 발생할 고용 문제를 예방할 수 있으며, 신규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과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외주하청업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공적 고용 전환 전략 내부로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통합발전공기업△발전공기업의 녹색화(재생에너지의 획기적 확대 여건 마련)와 △발전공기업의 민주화(이사회와 사업구조 개혁을 통한 운영구조 민주화 및 노조-지역사회의 참여 보장)로 나아가야 한다.

 



[표1] 공공적 에너지 전환을 위한 6대 과제

 

‘기후고용 창출’과 ‘대규모 고용불안’의 갈림길

탈석탄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고용불안의 영향을 받는 곳은 에너지 산업이다. 그 중에서도 석탄발전소 노동자들이며, 그 가운데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가장 크다. 정부는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30기를 폐쇄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다시 말해 2021년 현재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는 25,112명의 고용이 백척간두에 놓인다는 뜻과 같다.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중 정규직은 13,846명이며, 비정규직 노동자(청소·경비·시설 자회사, 경상정비, 연료·환경설비 운전 등) 규모는 11,286명으로 집계된다. 정부가 발표한대로 LNG발전소 전환배치 등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특성상 이들 모두를 포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대로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될 경우, 최소 8천여명의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기후위기와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의 위협이 나타나는 영역이 화력발전 뿐만은 아니다. 약 36만명의 고용규모를 나타내고 있는 자동차 및 부품산업의 경우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에 따라 커다란 고용위협이 나타나고 있다. 탈원전 과정에서 1만여명 규모의 원자력 산업 일자리도 사라진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이 190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보면, 단지 몇몇 업종의 현안을 넘어 노동자 전반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고 있는 고용대책은 여전히 ‘맞춤형 직업훈련과 재취업 지원’ 정도에 머물러 있다. 정부지원책의 대부분이 오히려 기업에 쏠려있다.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철저히 노동자를 배제해 왔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은 정권 초기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지지하며, 고용 보장 방안을 논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응답을 보내지 않고 있다. 이미 폐쇄된 보령화력 1-2호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고용전환 관련해서도, 정부는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밀어붙였다.

국가책임 기후일자리가 필요하다

기후위기는 몇몇 산업의 일자리를 위협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대규모 기후일자리의 수요를 만들기도 한다. 예컨대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재생에너지 제조-설치-유지관리 △자동차 중심의 사적 교통체계를 대체할 공공교통 확충에 따른 일자리 △에너지 효율과 단열 보강에 필요한 건물 리모델링 일자리 △생태적 농축어업 일자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책임 기후일자리>가 등장한다. 이를 위해선 △탈탄소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잃을 위험에 처한 모든 노동자에게 일자리가 제공되고 △이 일자리는 국가 또는 공공부문의 책임 하에 만들어져야 하며 △적절한 임금과 양질의 노동조건이 보장돼야 하는 3대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정의로운 전환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산업-고용정책 수립-집행의 책임자이자, 에너지-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실질적 사용자인 중앙정부 차원의 노정교섭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적록동맹을 만들자

공공운수노조는 2021년 핵심 사업의제 중 하나로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을 설정하고, △발전 △가스 △철도 △버스 △화물 등 유관 업종 사업장을 중심으로 대응기구를 구성해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쟁이 벌어질 곳은 비단 공공부문 사업장만은 아니다. 금속노조와 건설산업연맹 등 여러 산별 노동자들 역시 정의로운 전환과 직결되는 요구를 가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를 모아내기 위해 <특별위원회> 구성도 고민하고 있으나, 이 경우 민주노총 강규에 따라 ‘총연맹 가맹산하조직이 참여하는 내부 기구’가 된다는 한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대응은 △민주노조(총연맹, 공공운수, 금속, 건설 등) △탈시장주의 환경운동 △체제변혁적 진보정당(정치조직)의 동맹 속에서 가능하다. 따라서 이 세 단위가 공동으로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노동-환경 동맹(기후적록동맹)> 구성을 추진하는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높다. 이런 속에서 민주노총 내부의 특별위원회 구성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문서는 주로 공공운수노조와 관련 있는 에너지 산업의 대응을 중심으로 작성하며, 일부의 경우 사업 담당자의 의견입니다.

1) William Wilkes&Hayley Warren&Brian Parkin(2018), Germany’s Failed Climate Goals.

https://www.bloomberg.com/graphics/2018-germany-emissions/

2) <시장주의적 에너지 전환을 넘어 변혁적 정의로운 전환으로> 구준모, 2021.

35일터기사

[일터6월_특집1] 기후위기와 노동운동: 기후운동과 노동운동의 과제는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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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노동운동: 기후운동과 노동운동의 과제는 다르지 않다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노트워크 기획실장

 

 



▲ 석탄을 넘어서, 경남환경운동연합,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5월 17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신규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거리행진했다.

 

기후 정책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 반대, 위험관리, 지지?

기후위기가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더 이상 기후위기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이에 맞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유럽의 노동운동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위기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1)

첫 번째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반대하는 경우이다. 폴란드의 석탄산업노조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데, 일자리 상실과 에너지 주권의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입장은 노동운동 내에서도 매우 드문 경우이다. 두 번째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기후 정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를 최소화하고 점진적인 정책을 펴면서 환경과 고용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산업이나 자동차산업의 노조들이 주로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유럽공공서비스노조연맹(EPSU)이나 유럽제조산별노조(IndustriAll Europe) 등 노조연맹체에서 이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평면적이다. 신자유주의적인 정치경제 체제를 인정하고 이를 녹색화하자는 입장과 현존 자본주의 자체의 구조적인 개혁이나 변혁을 통해서 생태사회로 전환하자는 입장 사이의 차이를 잘 포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두 입장 간의 차이를 역사적으로 잘 살펴보기 위해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의 등장과 확산 과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정의로운 전환: 산업재해와 일자리 위협에 맞선 전략2)

정의로운 전환은 국가 정책으로 제안된 것도 이론적인 탐구의 산물도 아니다. 정의로운 전환은 1970~8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일자리 위협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으로 탄생했다. 미국의 석유·화학·원자력노조(OCAW)의 지도자였던 토니 마조치는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아이디어를 첫 번째로 고안한 활동가였다. 그는 일자리 문제와 환경 문제가 대립한다는 통념을 거부했고, 이 프레임을 변화시킬 전략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고민했다. 노동자 산업재해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마조치는 1973년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셸(Shell)사의 석유정제공장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최초의 환경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마조치는 공해 산업이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환경 문제와 보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해 산업이 야기한 환경 파괴와 건강 악화는 노동자와 지역주민들 모두에게 피해를 주었다. 따라서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이 협력해서 해당 산업을 전환시킨다면 건강한 일자리와 환경, 삶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반에 ‘노동자를 위한 슈퍼펀드’가 제안되었고, 이것이 정의로운 전환이 정교화된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당시 미국의 보수파는 일자리와 환경을 대립시키면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환경 규제를 약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를 위한 슈퍼펀드는 일자리 대 환경이라는 부당한 대립을 해체하고, 공공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1995년 마조치의 동지였던 레스 리오폴드와 브라이언 콜러는 5대호 수질에 관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우리는 특별 펀드를 제안한다. 정의로운 전환 펀드는 과거에 노동자를 위한 슈퍼펀드라고 불리던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 펀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공해야 한다. 노동자가 은퇴하거나 다른 직업을 구할 때까지 임금 전액과 수당, 직업학교나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의 등록금과 임금 전액, 졸업 후 구한 일자리의 임금이 이전보다 적을 경우 보조금 지급, 재정착 지원.”

한편 이러한 노력으로 1997년 정의로운 전환 동맹(Just Transition Alliance: JTA)이 결성되었다. JTA에는 환경정의 단체와 사회정의 단체들이 함께했으며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대표하는 곳들이었다. 또한 JTA에 참가한 단체들은 노동조합 조직화에도 열정적이었으며 노동자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지역 투쟁을 이끌기도 했다. 노동운동 내에서 환경운동을 강화하고, 환경운동 내에서 노동운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 결과 1990년대에는 정의로운 전환이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정의로운 전환은 노동운동, 환경운동, 지역운동 사이를 엮어주는 끈이 되었고,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이 만들어 낸 대안적인 사회·환경적 정치의 장이 될 수 있었다.

즉 초기에 고안되고 발전한 정의로운 전환은 매우 급진적인 노동자 정치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영향을 받는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췄으며, 노동자와 지역주민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녹색 산업 정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함을 역설했다. 1991년 석유·화학·원자력노조의 결의안은 정의로운 전환을 미국의 정치경제를 뒤바꾸는 야심찬 정책들로 구성했다. 그들은 성장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자와 사회와 환경을 파괴하는 기존의 성장 방식을 문제 삼았다.

생태사회주의적 정의로운 전환의 필요성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국제기구와 국제노총, 각국 정부를 통해서 정의로운 전환이 확산되면서 급진적인 노동-환경 정치의 가능성을 내포했던 정의로운 전환의 의미가 퇴색하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을 통해서 최근 주류화된 정의로운 전환은 탈탄소 경제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 대한 보상과 직업재교육의 의미로 축소되었다. 그 과정은 노사정 협상과 같은 사회적 대화로 달성될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 상이한 정의로운 전환의 전략을 두 가지 기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먼저 전환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대안 사회의 성격을 기준으로 <기존 체제의 개혁을 통한 녹색화>와 <정치경제적 변혁>으로 구분한다. 다음으로 전환을 위한 접근법이자 방법론을 기준으로 <사회적 대화>와 <사회적 권력>을 구분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옅은 녹색 사회로의 전환을 생태적 현대화로 파악할 수 있다(3사분면).

 



▲ 정의로운 전환의 이념형

 

반면 사회적 권력을 통한 짙은 녹색 사회로의 전환 모델은 생태 사회주의로 간주할 수 있다(1사분면).

생태적 현대화와 생태 사회주의라는 구분법은 오늘날 제기되는 다양한 정의로운 전환을 분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를 구조개혁과 변혁을 지향하는 <생태 사회주의>와, 신자유주의와 녹색 케인스주의를 지향하는 <생태적 현대화>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구분을 통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로운 전환을 식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대화 접근법의 한계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국가와 국제기구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배제하고 있고, 포함하는 경우에도 하위 파트너로 동원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다양성을 고려하더라도, 고도의 코포라티즘(corporatism) 체제를 구축한 북유럽마저도 노사정 합의 모델이 형해화되어 이에 대한 노동조합의 권한은 약화되고 있다. 따라서 낡은 방식의 사회적 대화에 의존한 채 정의로운 전환을 추진한다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는 없어 보인다.

또한 오늘날 기후위기와 사회경제적 위기가 말해주는 바는 이윤과 성장에 목을 매는 자본주의를 표면적으로만 가다듬는 옅은 전환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요원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오늘날 자본주의 심층의 권력 구조까지 변화시키는 정치경제적 변혁 모델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컨대, 생태 사회주의형의 정의로운 전환이 지금 필요한 시급하고 구조적인 변화의 측면에서, 또한 운동 전략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노동운동과 기후운동의 접점: 체제 전환과 생산의 재조직화

 



▲ 기후위기의 근본적 원인이 현 체제에 있음을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

 

오늘날 거세지고 있는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위기는 체제 전환을 지향하는 노동운동과 기후운동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해준다. 기후변화가 국제 정치의 주요 이슈가 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만 한 것은 신자유주의적 정치경제 질서를 그대로 두고 그 속에서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탄소시장을 육성하고 활용하는 방식의 그릇된 시장주의 해결책과 기술주의 해결책만이 활용되었다. 지금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기후운동은 이러한 낡은 대책으로는 기후위기에 맞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진적인 체제 전환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운동도 마찬가지이다. 2000년대 이후 불안정노동의 확산에 대해서 국제노총이나 국제노동기구는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 캠페인으로 대응했지만, 실제로는 불안정노동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신자유주의적인 정치경제 질서를 바꿀 사회적 권력을 형성하지 못한 채, 국제 회의장과 각국의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동원되는 좋은 말 잔치로 끝나는 캠페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오늘날 노동운동은 사회적 권력 관계의 변화를 통한 불평등 해소와 노동자계급의 실질적 권리 확대라는 과제와 맞닥뜨리고 있다.

또한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생산의 재조직화라는 보다 근원적인 과제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생산적 정의’의 문제라고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현대기아차 재벌이 자동차를 생산하는 지금까지의 방식을 그대로 두고 만들어내는 생산물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꾼다고 해서 생태사회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가 생산되는 과정에서의 착취와 산업재해 및 노동자 건강권 문제, 생산 전후방으로 연관된 하청 문제, 자동차 생산량 및 수출주도 산업 전략의 문제 등도 함께 문제시되고 재조정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기후위기와 생태사회로의 전환은 마르크스가 제기한 소유 및 생산의 문제와 이의 재조직화를 다시 중요한 과제로 만든다.

따라서 기후운동이 제기하는 근원적인 과제는 노동운동이 원래 꿈꿨던 근원적인 변화의 과제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자본주의 체제의 전환과 생산의 재조직화라는 점에서 두 운동은 만나고 함께할 수 있다.


1) A. Thomas, N. Dörflinger(2020), Trade union strategies on climate change mitigation: Between opposition, hedging and support, European Journal of Industrial Relations Volume: 26 issue: 4.

2) 이 부분은 다음을 참고하여 요약 정리한 내용입니다. Edouard Morena&Dunja Krause&Dimitris Stevis(2020), Introduction: The genealogy and contemporary politics of just transitions, Just Transitions: Social Justice in the Shift Towards a Low-Carbon World, Pluto Press.

28일터기사

[건강한 노동이야기] 건보공단 고객센터, 핵심은 ‘외주화’를 ‘직고용’으로 바로 잡는 것

기고



이번 주 건강한노동이야기는 힌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이신 김형렬동지의 글입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의 직영화의 필요성과 갇히지 말아야 할 ‘왜곡된 공정’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길 수 있는 자가 게임의 룰을 만들고, 그 룰을 지키는 것이 공정이 아니다. 노동하는 모든 사람이 존중 받고 차별 받지 않는 기준이 세워진 것이 공정이다.”

“지금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핵심은 ‘노-노 갈등’과 ‘왜곡된 공정’ 프레임이 아니다. 공단 본연의 공공성과 연대성에 기초한 ‘고객센터 업무 직영화’와 ‘대국민 서비스 강화’가 핵심이다.”

일독을 권합니다.

https://www.vop.co.kr/A00001578630.html

 

 

25기고

[기자회견] 계속되는 중대재해, 죽음의 행렬을 멈춰라!

활동소식

 



계속되는 중대재해, 죽음의 행렬을 멈춰라!

617일 새벽, 쿠팡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55시간동안 이어졌고, 화재 진압과정에서 김동식 소방령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화재 이후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경보가 울리고 연기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한 노동자가 관리자에게 불이 났으니 신고를 하고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비웃음이었다고 한다. 다행이 퇴근시간이었고, 그 노동자가 크게 소리를 질러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렸기 때문에 큰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쿠팡이 화재신고를 하고 방송으로 대피명령을 내린 것은 화재가 발생하고도 10여분이 지나서였다. 하지만 쿠팡 사측은 뻔뻔하게도 평소의 훈련 덕분에 잘 대피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쿠팡덕평물류센터의 불이 다 꺼지기도 전인 619, 동탄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한 젊은 건설노동자가 넘어지는 철근벽체에 깔려 사망했다. 효성중공업과 참존건설이 공동으로 시공하고 있는 건설현장이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일어난 기업살인이다. 높이가 12미터이고 무게가 3톤에 달하는 철근벽체를 세워놓고도 이를 지지하는 시스템 비계를 설치하지 않고, 4면의 벽체 중 한쪽 벽체만 세워놓고 이를 위태롭게 밧줄로 당겨놓기만 했으니, 사고가 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중대재해가 계속되는 이유는 기업이 노동자의 안전보다는 이윤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부천물류센터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쿠팡은 2018년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많은 연기가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에게 함부로 자리를 이탈하지 말고 일할 것을 지시했다. 다행이 불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쿠팡이 얼마나 노동자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화재발생의 위험이 매우 높지만 화재경보기는 오작동이 많아 무시하기 일쑤고 심지어 스프링클러는 오작동을 이유로 꺼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람보다는 물건을, 사람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쿠팡의 태도는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험과 과로사로 내몰고 있다. 또한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덕평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고용과 임금을 보장해주겠다던 초반의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단기직은 타센터로의 채용이 잘 되고 있지 않고, 계약직은 전배를 강요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사직서를 요구하고 있다.

동탄물류센터 신축현장에서 사망한 건설노동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건설노동자들이 만악의 근원으로 꼽고 있는 불법하도급이 또 다시 앞날이 창창한 사람을 죽인 것이다. 도급형태로 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현장관리자가 전체적인 현장관리를 하지 않는다. 모든 작업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각자 맡은 물량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사고가 난 철근작업 역시 시스템 비계를 설치하고 안전하게 일하기보다는 빠른 작업을 위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건설사는 이윤만을 추구하고 안전은 뒷전이다.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떨어져서 죽고, 깔려서 죽고, 치어서 죽는 이유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는 지난 4경기지역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2019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한익스프레스를 비롯해 대우건설 등 1, 2위가 건설기업이었다. 한 해 동안 9명의 노동자가 과로사한 쿠팡과 산재예방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특별상으로 선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개선의 여지가 없다. 똑같은 이들이 노동자들을 계속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산재사고를 20%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과 관련 공무원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지 않는 한 계속되는 산재사고를 막기는 불가능하다. 철저한 조사와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 노동자와 전문시민단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중대재해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특히 경기도는 1500개가 넘는 물류창고가 밀집해 있는데 이는 전국의 물류창고 중 3/1에 해당한다. 각종 사고에 취약한 물류창고에 대해 안전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특히 쿠팡 물류센터에 대해서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현장도 마찬가지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는 경기도와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경기도는 모든 물류센터에 소방법 점검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하나. 사망재해 원청과 전문업체 사업주를 엄중 처벌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쿠팡물류센터 특별근로감독 실시하라!

하나. 중대재해처벌법 강화하고 건설안전특별법 제정하라!

하나. 고용노동부와 정부는 중대재해 보고서를 공개하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경기운동본부 보도 자료
2021623() 박세연 공동집행윙원장 010-2728-2346
한창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노안부장 010-9787-9903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566 2031)268-9637 | FAX (031)268-9639

 

1. 진실보도를 위해 노력하시는 귀사에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2. 617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쿠팡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노동자 248명은 긴급 대피하였으나, 2차 화재 발생으로 화재진압과정에서 김동식 소방령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3. 619일 경기도 화성의 동탄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에서 넘어지는 철근벽체에 깔려 한 건설노동자가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불법하도급으로 인한 안전시설 미비가 원인인 전형적인 건설현장 중대재해입니다.

 

4.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는 경기지역에서 계속되는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5. 많은 취재와 보도 부탁드립니다. .

 

기자회견 순서

계속되는 중대재해
죽음의 행렬을 멈춰라!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위한 기자회견

 

일시 : 2021.06.24.() 오전 11

장소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주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

 

 

< 발언순서 >

사회 : 박세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순서 발언자 발언 내용
1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한규협 수석부본부장
경기도가 책임지고 중대재해 예방대책 수립하라!
2 쿠팡물류센터지회
백정엽 부지회장
덕평물류센터 사고 경과보고 및 지회 입장
쿠팡에 대한 요구
3 경기중서부건설지부
김태범 지부장
계속되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근본대책을 마련하라!
4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
송성영 공동대표
기업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안전이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은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라!
5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상임활동가
반복되는 중대재해, 사업자 처벌과 철저한 원인규명이 대책이다!
6 쿠팡물류센터지회 기자회견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경기운동본부 보도 자료
2021623() 박세연 공동집행윙원장 010-2728-2346
한창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노안부장 010-9787-9903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566 2031)268-9637 | FAX (031)268-9639

 

1. 진실보도를 위해 노력하시는 귀사에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2. 617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쿠팡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노동자 248명은 긴급 대피하였으나, 2차 화재 발생으로 화재진압과정에서 김동식 소방령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3. 619일 경기도 화성의 동탄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에서 넘어지는 철근벽체에 깔려 한 건설노동자가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불법하도급으로 인한 안전시설 미비가 원인인 전형적인 건설현장 중대재해입니다.

 

4.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는 경기지역에서 계속되는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5. 많은 취재와 보도 부탁드립니다. .

 

 

 

 

 

 

 

 

 

 

기자회견 순서

계속되는 중대재해
죽음의 행렬을 멈춰라!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위한 기자회견

 

일시 : 2021.06.24.() 오전 11

장소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주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

 

 

< 발언순서 >

사회 : 박세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순서 발언자 발언 내용
1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한규협 수석부본부장
경기도가 책임지고 중대재해 예방대책 수립하라!
2 쿠팡물류센터지회
백정엽 부지회장
덕평물류센터 사고 경과보고 및 지회 입장
쿠팡에 대한 요구
3 경기중서부건설지부
김태범 지부장
계속되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근본대책을 마련하라!
4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경기운동본부
송성영 공동대표
기업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안전이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은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라!
5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상임활동가
반복되는 중대재해, 사업자 처벌과 철저한 원인규명이 대책이다!
6 쿠팡물류센터지회 기자회견문

 

30활동소식

[기자회견] 쿠팡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원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2021.06.24)

활동소식



쿠팡의 진짜 혁신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 부터!

쿠팡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원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덕평 물류센터 화재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 및 노동조합과 성실 교섭 촉구 기자회견

 

일시 : 2021.06.24.() 오전 1030

장소 : 쿠팡 본사 앞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570)

주최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쿠팡의 진짜 혁신,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번 화재로 차질없는 배송을 약속한 쿠팡에게 시민들은 쿠팡탈퇴로 답했다. 로켓배송, 새벽배송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시민들이 분노한 이유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쿠팡이 제공한 서비스가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가능했음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를 부리다 그 민낯마저 들켜 버렸다. 혁신을 외치던 쿠팡은 지금 최대 위기를 맞았다.

 

쿠팡은 진짜 혁신을 위해 이제 변화해야 한다. 가장 먼저 쿠팡은 사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화재신고 요청을 묵살 당한 노동자에게, 화재를 목격하고 놀란 마음으로 대피해야 했던 그 날의 노동자들에게, 이로 인해 자칫 사고를 당할 뻔하고 결국 사라진 일터에 힘들어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늘 위험한 일터에서 불안해 하며 일하는 쿠팡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를 입은 지역의 시민들과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차질없는 배송보다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사과를 하는 것이 더 먼저여야 했음을 쿠팡은 알아야 한다.

 

노동자 중심의 물류센터로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 22일 첫 대화의 시작으로 덕평물류센터 화재 관련 긴급 교섭을 진행 할 것을 쿠팡에 요구했다.

 

화재 당시 근무 노동자 중 피해노동자 확인 및 치유 지원, 휴업수당 지급 및 노동자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선택지 제공, 실질적인 고용안정 대책 마련(일용직 대책 보완), 전환배치 후 센터 내 노동자 적응 방안 마련, 재발방지를 위한 전국 쿠팡물류센터/캠프 안전점검 즉각 시행, 사고예방을 위한 노후 시설 교체·점검 및 체계적인 대비 훈련 교육 등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현 상황에서 노동자들에게 시급한 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마련해나가자는 취지다.

 

최근 진행된 전환배치의 과정과 방식은 노동자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퇴사를 종용하는 등 결국 모두에게 더 큰 상처로 돌아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처가 보기 싫다고 빨리빨리덮어버리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쿠팡은 잘못을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서 정답을 찾길 바란다.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왔던 목소리들에도 이제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핸드폰 반입 금지는 인권침해이며, 비상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 보안이 필요하다면 보안스티커 부착 등 다른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마땅하다. 2시간 마다 20분 유급휴게시간 보장, 실질적인 냉난방대책 마련 등도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하루를 일해도 존중받는 일터로 만들기 위한 변화도 필요하다. 쿠팡물류센터 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은 기이한 고용구조 안에서 더욱 판을 친다. 일용직-3개월-9개월-12개월무기계약직으로 이어지는 고용구조는 조각조각 쪼개져 있다.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생계형 노동자들에게 이러한 구조는 문제가 있어도 제기를 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소위 몇몇 들의 횡포는 더욱 심해진다. 고용구조를 무기로 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쿠팡이 얼렁뚱땅 넘겼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고용노동부가 전면 재조사하겠다는 결정이 비슷한 일로 힘들어 하고 있을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갑질 및 부당노동행위 등에도 맞서 더욱 힘차게 싸울 것을 밝힌다.

 

처참하게 뼈대만 남고 타버린 덕평 물류센터,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바라봤던 전국의 각종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더욱 큰 충격에 빠졌을 것이다. 나의 일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저 곳에 화재가 나면 대형사고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모두 대피했다는 소식에 천운이었다 하면서도, 언젠가는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과 쉽게 바뀌지 않을 현실에 한숨 쉬고 있을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외면하지 말고 이제는 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국 물류센터 안전점검 실시, 물류센터 노동자와 전문가를 포함한 재난예방대책기구 구성 등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

 

쿠팡의 진짜 혁신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 완성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쿠팡물류센터는 결국 우리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하루를 일해도 존중받는 일터를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21624()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28활동소식

[입장문] 쿠팡의 무책임에 시민들은 ‘쿠팡탈퇴’로 경고하고 있다.쿠팡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활동소식



<입장문>

 

쿠팡의 무책임에 시민들은 쿠팡탈퇴로 경고하고 있다.

쿠팡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쿠팡 덕평물류센터의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하신 고 김동식 소방령의 명복을 빕니다. 대피하지 못한 이들이 있을까 우려하여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그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람보다 속도를 중시하고, 노동자들을 통제하여 침묵하게 만드는 조직문화가 쿠팡의 위험을 증폭시킨다. 쿠팡에서는 지난 해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회사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산재가 인정되어야 마지못해 사과했다. 부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 방역의 문제점을 제보한 노동자를 해고했고, 성희롱과 일터괴롭힘을 제보한 노동자들도 쫓아냈다. 이런 사실을 보도한 기자 개인을 상대로 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번 화재에서도 쿠팡의 대처는 그대로였다. 화재 경보가 울리고 연기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한 노동자가 관리자에게 불이 났으니 신고를 하고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으나 오히려 그 노동자를 비웃었다고 한다. 마침 퇴근시간이었고 그 노동자가 크게 소리를 질러 사람들을 대피시켰기 때문에 큰 참사를 면했는데, 쿠팡은 훈련 덕분에 잘 대피했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쿠팡은 화재로 일을 못하게 된 노동자 생계를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계약직에게는 621일까지 타 센터에 전환배치를 신청하지 않으면 회사가 일방적으로 전환배치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쿠팡이 전환배치를 위한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청을 하고도 일하지 못한 노동자들이 많았다. 그들에게는 무급이라고 통보하고, 소통창구도 마련하지 않은 채 기다리라고만 했다.

 

쿠팡의 무책임에 대해 시민들이 쿠팡 탈퇴로 경고를 하고 있다. 쿠팡은 이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경고는 정부에게도 유효하다. 9명 노동자의 사망, 휴대폰금지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해고, 일터괴롭힘 등 인권침해, 쪼개기계약 등 편법적인 고용구조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제대로 조사하고 시정조치를 한 적이 없다. 대기업인 쿠팡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정부가 문제의 공범이다.

 

위험의 방지와 노동자 권리의 보호를 위해 쿠팡 대책위원회는 요구한다.

 

첫째, 쿠팡은 덕평물류센터에 대한 휴업을 선언하고 전 노동자의 유급휴직을 시행하라.

배치전환이나 유급휴직은 노동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화재 당일 일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치유와 상담 등 대책을 마련하라.

둘째, 고용노동부는 쿠팡 물류센터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서라.

노조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쿠팡 물류센터 전체에 대한 안전진단을 시행하라.

물류센터 작업환경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조사와 감독을 실시하라.

셋째, 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능동적 대처를 가로막는 현장통제 철회하라

위험상황에 대한 대처를 가로막는 휴대폰 반입 금지 중단하라.

일방적 재계약거부 중단하고 재계약의 기준을 공개하라.

 

 

2021622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28활동소식

[노동시간센터 6월 월례토론] 로켓배송과 쿠팡의 퇴행적 혁신

활동소식



일시: 21.06.30(수) 오후 7시
발표자: 전주희(노동시간센터)
신청: bit.ly/시간센터월례토론

“물류센터의 중층적인 계약형태와 배송노동의 레벨제도와 같은 장치들은 ‘로켓배송’을 전면에 내세운 쿠팡의 혁신성장의 본질이 결국 저임금 노동의 과도노동이라는 낡은 비밀에 근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팡의 ‘혁신’은 데이터에 기반한 전자감시 시스템과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불안과 모욕감을 경쟁의 땔감으로 사용하는 경쟁시스템의 결합의 결과로 등장했다. 또한 그 ‘혁신’은 또한 한국사회의 밀집된 인구구조와 대도시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촉진되고 있는 실직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저임금 예비노동력의 형성이라는 조건위에 형성되는 ‘퇴행적 혁신’이라는 이율배반을 그 본질적 특징으로 한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쿠팡에서 과로사한 노동자만 9명입니다. 이번 6월 노동시간센터 월례회에서는, “로켓배송” 서비스와 쿠팡의 비약적인 경제적 성과의 비결은 사실상 저임금-과노동, 인권침해의 노동환경이라는 조건들임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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