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 이상진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인터뷰 / 2021. 03

일터기사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장영우 선전위원장

이번 일터 3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는 지난 추운 겨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단식투쟁을 강행한 이상진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님과 인터뷰하였다. 이상진 전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에서 노동안전 담당 임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투쟁을 이끌었고, 지금은 임원 역할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가 있다. 1월 초만 해도 그는 국회 앞에서 단식을 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벌써 한 시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놀랍기도 하다.

한노보연 회원이기도 한 이상진 전 부위원장과 직접 만나 차 한 잔 마시면서 인터뷰를 진행했으면 좋았겠으나 지역적인 제약으로 그렇게 하지는 못 했다. 봄비가 종일 비가 내리던 3월 1일 저녁 화상으로 이상진 전 부위원장과 지금까지 노동조합 활동,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 12월 고 김용균노동자 사망 2주기 현장추모제에서의 이상진 동지 모습. 출처: 호나라

노동현장을 바꿔보겠다는 생각과 함께 만난 노동조합

그간 해왔던 활동을 끝없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먼저 그가 일을 시작한 시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코오롱 구미공장에서 1994년 입사해서 10년 일하다가 정리해고 되었는데 끝내 복직은 못했습니다. 최근까지 십 년 넘게 노동조합 활동을 했었습니다.”

노동이란 우리가 삶을 유지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노동에서 긍정적인 일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일을 시작하면 수많은 부당함을 겪고 노동자의 권리나 안전보다는 기업의 이윤이 항상 우선순위에 올라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상진 전 부위원장 역시 그런 일들을 목격하고 자신과 동료들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고, 자연스럽게 노동조합 활동으로 이어졌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계급모순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노동조합에 관심 생겼고 2000년 밀레니엄 시기에 코오롱 노동조합에서 대의원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조업 현장은 환경이 참 열악했지만 대부분 노동안전의식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했었지요. 하지만 제가 대의원이 되고 당연시 되었던 현장의 문제를 바꾸려고 노력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국소배기장치를 만들고 안전장치를 새로 구비했었습니다. 이렇게 현장을 조금씩 바꾸니 조합원들이 좋아하였고 저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노동안전활동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고요.

당시는 요통, 자상과 부상이나 손상은 공상처리 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하지만 사측에 산재처리를 요구했었고 현장 투쟁도 했습니다. 2004년에는 근골격계 집단산재 신청을 시도했어요. 결국 산재신청은 안되었지만 임단협에 우리의 요구가 반영이 되었고 현장에서 노동안전에 관심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코오롱은 정리해고를 단행했었고 대부분의 노동자가 해고 되었습니다.”

코오롱에서 일을 하고, 노동 조건을 바꾸려 열심히 발로 뛰기도 했지만, 회사는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로 노동자들을 결국 정리해고 했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동료들과 회사를 상대로 싸운 뒤에 복직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화학섬유연맹의 임원으로, 그후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이어갔다. 화학섬유연맹과 민주노총 임원으로 14년을 보냈다.

“노조활동 경험을 기반으로 중앙 노동조합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화학섬유노동조합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부위원장에 당선이 되었습니다. 올해 부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지금은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른 나이에 중앙노조활동을 했었는데요, 이제는 저와 주위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 재출마는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백수인데요, 집안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도와주고 있습니다.”

치열했던 투쟁의 순간들

이상진 전 부위원장은 대책위 참여 등 핵심적 활동을 한 투쟁이 여럿이다. 최근의 투쟁부터 꼽자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문중원 열사 투쟁, 김용균 열사 투쟁 등 바로 떠오르는 것만 해도 여러가지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투쟁에 돌입하며 보낸 시간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함께 해 법안 발의를 위한 10만 동의청원이 이루어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후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회 한 번 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에 여러가지 면에서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잇따른 노동자 사망 사건 등으로 노동자들의 분노가 모아졌고 그 추운 겨울 산재 유가족들과 노동계에서 단식까지 결의하며 투쟁의 열기를 높였다.

이렇게 단식 투쟁이라는 어려운 투쟁 전술을 택했을 때, 또 법이 제정되었을 때 그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했다. 한편으로 그런 투쟁을 하면서 들었을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았다.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였을까?

“민주노총활동 중에서 제일 보람이 있었던 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 점이었습니다. 비록 이빨이 빠진 채 법안이 통과 되었지만 산재가 기업 범죄라는 것을 우리 사회가 인정했고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일하는 모든 이들의 권리라는 점을 우리사회가 배운 것이 이번 투쟁의 가장 큰 성과입니다.

저는 구의역 김군, 문중원 열사, 김용균 열사 대책위 활동을 했었는데요. 작년에 투쟁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코로나로 인해 대중투쟁의 공간에 제약이 있었고, 민주노총은 지도부가 교체되어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2020년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결의한 바 있었습니다.

이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에 노동자와 시민 10만 명이 동의를 한 바가 있고 겨울에 선도적으로 유가족 분들이 단식을 결단하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은 운동이나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식하면서 국회에 잠시 머물다 보니 여당에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쪽으로 통과된 데 대해 미안해하고 부담스러워 한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향후에도 기회는 열려있고 개입할 이슈는 많다고 봅니다.

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특정 단체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어렵고 민주노총이 전적으로 할 수도 없습니다. 전국적인 연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운동본부 이름으로 형식적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내실 있게 단체들을 규합해야 합니다. 하지만 각급 단체들이 조직 고유 업무가 바쁘다 보니 여력을 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 점이 고민입니다. 물론 한노보연도 고민하겠지만요.

지금은 여러 노동안전단체들이 좀 지쳐 있어 보여요. 하지만 내년 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가 중요합니다. 정부가 시행령으로 법을 훼손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노동안전단체가 각자의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더 넓고 깊은 노동안전보건 운동을 기대한다

노동안전보건 투쟁을 하면서 기대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물론 기쁘겠지만 자본의 반격으로 좌절하는 때도 많다. 또한 노동조합 역시 노동안전보건 투쟁을 끌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투쟁의 성공 여부, 그리고 노동조합의 역량 등 그를 고민하게 했던 것들이 있을 것 같았다. 이상진 전 부위원장이 민주노총 부위원장 임기를 마치면서 떠오른 아쉬움은 무엇이었을까?

“뭐 딱히 떠오르진 않는데요, 개인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같은 시민재해를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싶었었는데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산재현장 대응역량도 좀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재대응에 있어서도 총연맹이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역량을 더 갖추면 좋겠다면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노총은 16개 가맹조직과 16개 지역본부가 있어요. 하지만 가맹산하조직에 아직도 노안(노동안전)활동가가 없는 곳이 있어요. 현장의 관심이 부족한 조직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이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민주노총에 노안국 인원이 1명인 적이 있었습니다. 조합원은 70만인 큰 조직임에도 불구하고요. 심지어 당시 한국노총은 노안담당자가 3명이었습니다.

민주노총 총연맹에서는 노동안전국은 기피부서였습니다. 실무자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전문적인 영역이거니와 산재사고 현장 대응에 급급하다보니 인력은 늘 부족했습니다. 쉽게 말해 막노동이었지요. 이런 점들로 인해 정책생산능력은 떨어졌었어요. 내부적으로 개선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래서 노동안전국이 노동안전실로 격상되고 상근자도 3명으로 충원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인력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지겠지요.”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면서 민주노총 노동안전 임원이라는 무게와 책임이 따르는 자리에서 여러 투쟁을 이끌어왔다. 밖으로는 노동자들이 다치고 아프고 죽어가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안으로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 양성에도 애를 쓰면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은 당위성 면에서 모두 공감하지만 그 활동을 짊어지는 사람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가 지금까지 몰두해온 노동안전보건 활동과 쉽지 않은 현실을 걱정하는 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고향에서 집안일을 돕고 있다는 이상진 전 부위원장. 지금은 노동조합 활동을 마치고 쉬어가는 기간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부당함에 맞서 싸워온 그가 앞으로 어떤 계획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궁금해진다.

43일터기사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우리가 열차를 달릴 수 있게 합니다” – 전국건설노동조합 전차선지부 배정만 지부장 인터뷰 / 2021. 03

일터기사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우리가 열차를 달릴 수 있게 합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전차선지부 배정만 지부장 인터뷰

박기형 상임활동가

 

막차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역이 문을 닫는다. 텅 빈 정류장, 불이 꺼진 선로. 기차가 고요하게 잠든 사이, 분주하게 선로 위를 오가는 노동자들이 있다. 1971년 4월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역) 착공 이후, 이들은 지난 50년간 전국 곳곳에서 전기 열차가 매일매일 빠짐없이 달릴 수 있게 선로와 설비를 설치·정비해왔다.

2020년 드디어 자신들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전차선 노동자들이 모여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전차선지부 배정만 지부장을 만나, 전차선 노동자들의 노동과정과 어려움,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를 들어보았다.

전차선 노동자들의 업무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말하면, 열차가 오가는 선로 위의 전차선과 주변의 시설물들, 즉 교류 2만5000v의 전기가 흐르는 전선과 관련 설비들을 설치·정비하는 일이다. 전기로 움직이는 전국의 모든 지하철과 열차는 전차선 노동자들의 노동 없이는 달릴 수 없다.

“전차선 작업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기존 선로를 보수·정비하는 작업입니다. 다른 하나는 선로를 신설하는 작업이고요. 기존 선로를 작업하는 일은 지하철이나 열차가 운행을 멈춘 시간 동안에 이뤄집니다. 모든 차량이 차량기지로 들어간 이후인 새벽에 작업하는 것이죠.

신설 선로는 보통 낮에 작업하고요. 전차선을 선로 위에 깔기 위해서 땅을 고르고 전차선을 걸 빔과 빔을 지지할 구조물을 설치합니다. 이후에 전선을 깔고 전기가 흐를 수 있게 연결까지 합니다. 이 일을 마쳐야 비로소 전기가 공급됩니다. 우리가 열차를 달릴 수 있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그동안 전차선 노동자들의 노동은 늘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고, 그랬기에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었다.



출처; 전국건설노동조합 전차선지부

쫓기듯 일하는 건 일상

일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작업을 특정 시간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이다. 신설 선로 작업의 경우에는 덜하지만, 기존 선로 작업의 경우에는 운행이 멈춘 시간 내에 ‘반드시’ 작업을 마쳐야 한다. 열차가 정시에 운행을 시작할 수 있게 하려면 운행이 멈춘 3~4시간 내에 작업을 끝마쳐야 한다. 혹여 작업이 늦어질 경우엔 운행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운행 중 고장이 난 경우도 마찬가지다. 

“EBS에서 하는 극한직업에 전차선 노동자들 나온 적이 있는데요. 그거 보셨다고 했죠? 그건 양반이에요. 평상시는 훨씬 심각해요. 정해진 시간 내에, 어떤 때에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일을 마쳐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열차 운행을 못하잖아요. 일을 마치고 선로에서 벗어난 지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열차가 쌩하고 지나가요. 일 마칠 때, ‘야, 빨리 내려와. 열차 온대’ 소리치면서 허겁지겁 정리할 때가 많아요. 그렇게 늘 무언가에 쫓기듯 일해요.”

전차선 노동자들은 각종 중량물을 들고 나르고 세우는 일만 하는 게 아니다. 9~10m에 달하는 높은 곳에 올라가 전선을 깔고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안전장비도 제공받지 못한다.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것조차 ‘시간’과 ‘비용’이 드는 불필요한 일로 치부된다.

“전선을 까는 빔 위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서서 작업하거나 매달려 있는 건 일상이에요. 정확히는 그렇게 안 하면, 일 못하는 사람 취급받아요. 처음 일 시작하면, 무서워서 두 발로 설 수도 없어요. 그러면, 밑에서 소장이 소리치고 난리 나죠. 빨리해야 하는데, 엉금엉금 기어 다니냐고 쌍욕 먹는 거죠. 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둔감해져야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위험하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대부분의 정비 작업은 야간에 이뤄지지만, 헬멧에 다는 헤드랜턴도 자비로 사야 하는 현실에서 작업 현장에 조명 장비를 달아서 밝혀주는 건 사치와 다를 바 없다. 보이지 않으니 걸려 넘어지거나 장비에 몸이 끼이거나 부딪히는 일이 다반사다. 급하게 일하다 보니, 그 정도 다치는 건 일도 아니다.

고소 작업 시 안전은 뒷전

“이렇게 위험한 현장인데도, 노동조합이 없을 때는 사고조사조차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노동조합 만들자마자 시작한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사고조사였어요. 평균적으로 볼 때, 1년 동안 13~15건의 산재사고가 있었던 걸로 추정돼요. 여기서 말하는 사고는 떨어져서 어딘가 부러지거나 끼여서 장애를 입는 정도의 심각한 건들만 포함한 겁니다. 그중 절반 이상이 추락사고에요.”

언제나 고소 작업이 동반되다 보니, 추락의 위험이 늘 있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추락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무엇보다 추락사고의 대부분이 A형 사다리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최근 노동조합에서 현 작업에서 A형 사다리를 아무런 조치 없이 사용하는 것은 위법하고, 노동자들을 위험에 내모는 것이라 문제제기하였다.

“최근까지만 해도,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에서는 작업현장 상황상 부득이하게 A형 사다리를 쓸 수밖에 없다고 변명했고, 노동부에서도 A형 사다리를 쓰되 감독자의 철저한 지시·관리 하에 안전조치 최대한 하고 사용하라고 회신했었죠. 그게 제대로 된 답변인가요? 노동조합 결성 후 지속해서 문제제기하니까, 그때서야 A형 사다리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적은 비용으로 작업을 빨리하겠다고 A형 사다리 쓰는 곳이 태반이지요.”

또, 위험의 외주화

왜 소장과 회사에서는 위험한 A형 사다리를 고집하는 것일까? 바로 정해진 시간 내 최대한 빨리 많은 작업량을 해치우기 위해서다.

“최근까지도 현장에선 알루미늄으로 된 절연 FRP A형 사다리를 많이 쓰는데요, 거기다 연장식까지 붙여서 사용하기도 해요. 가벼우니까 둘이서 들고 나르고 위에선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이 올라가 작업하면, 이동시간도 단축하고 작업량을 많이 뽑을 수 있죠. 작업 인원도 많이 필요 없고요.

그런데 노동자 입장에서는 안전대조차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올려 보내니 위험하기 짝이 없죠. 노동자들이 정말 안전하게 일하려면 안전난간이랑 안전발판이 갖춰진 이동형 고소작업대를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사비용이 올라간다고, 사람도 많이 써야 하고, 작업시간도 길어지니 거부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왜 소장과 회사는 명백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동자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또 다시 ‘위험의 외주화’라는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전차선 노동자의 90% 이상이 일용직입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공사를 발주합니다. 공개 입찰로 진행하죠. 하지만 정작 입찰된 회사들, 즉 원청에서는 실질적으로 시공능력이 없어요. 공사를 따기 위한 명의와 구색만 갖춰진 회사들인 거죠. 원청은 자격증, 담당 인력 등을 허위로 기재해두거나 문서상으로만 갖고 있을 뿐이에요. 입찰에 지원하고 공사를 따내기 위한 자격증만 범람하고 있어요.

대신 실제 시공은 다른 하청업자에게 넘겨요. 하청업자도 자기가 시공을 전담하질 않아요. 사업별로 시공기술이나 설비도 갖추고 있고 인력도 부릴 수 있는 소장, 기술자 등을 하청업자가 섭외하죠. 그러면, 이제야 우리 같은 일용직들이 각 팀에 불려갑니다. 이런 상황이니, 전차선 노동자들은 원청회사가 어딘지도 모르고 일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모든 전차선을 설치하고 정비하는 일을 이들이 도맡고 있음에도, 이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전기사업소 등 산하 기관 및 사업장에서 정규직으로 채용된 기술직들이 있지만, 이들은 정작 간단한 점검만 할 뿐이다. 긴급한 사태가 터져도 대처할 역량이 없다. 결국 대처는 일용직으로 고용되는 전차선 노동자들이다.

어둠이 몸을 갉아먹지 못하도록

“단지 안전사고만 문제가 아닙니다. 전차선 노동자들의 직업병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우선 근골질환도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허리가 많이 안 좋아요, 도지나를 차고 상부 9~10m에 달하는 높이의 설비를 오르내리는데 장비 무게만 10~13kg입니다. 거기다 철제 구조물을 당겨 올리고 조립하는 일도 하죠. 손목이나 팔꿈치도 닳고 닳습니다.”

야간작업이 대부분인데, 작업일수는 불규칙적이다. 제조업 사업장의 교대제처럼 정기적 야간노동을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평균 경력이 15~20년 되는 조합원들도 잠은 어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전선 작업을 하다 보니, 감전사고도 빈번합니다. 물론 사선으로 만들어서 일하긴 하지만, 전기를 죽였다고 해서 전선에 전기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남아있는 전류가 있어요. 어떨 때는 전선을 잡으면, 손에서 전선을 못 놓는 일이 많아요. 특히 흐리고 비 오는 날이면 심해요. 전력을 송출하는 철탑 근처에서는 유도 전력이 발생해서 예상치 못하게 감전되는 일도 종종 있어요.”

또한, 옥외작업의 부담도 상당하다. 혹한기나 혹서기에 겪는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차량운행을 위해서, 아무리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심지어 태풍이나 눈보라가 쳐도 작업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는 발주처 및 원하청과 현장 작업상황을 공유하고 노동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작업개시 여부를 조정하거나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아무리 궂은 날씨라도, 원하청은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한다. 그래야 다음 입찰 때에 흠 잡힐 일도 없기도 하니까. 노동자들이 죽거나 다치는 것은 흠이 아니다. 주어진 공사량을 최소 비용으로 최대한 많이 해내는 게 미덕이다. 

“전국 각지에서 350여 명의 전차선 노동자들이 자기 몸을 바쳐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320명이 넘는 전차선 노동자가 건설노조 조합원으로 가입했어요.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쟁취하기 위해 마음을 합쳐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지난 50여년 간 우리 전차선 노동자들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한 사람들이잖아요. 하지만 정작 그림자로만 살고 있었죠. 우리가 기여한 바, 우리의 노동현실을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차선 노동자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자신들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전차선 지부가 열심히 활동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31일터기사

[행사안내] 과로사/과로자살 가족, 동료, 친구 안내서 ‘북토크’ (4/8)

활동소식



과로사, 과로자살 노동자의 가족 그리고 동료와 함께하는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저자 북토크

 

2021년 4월 8일 목요일 오후7시, 온라인 (ZOOM)

 

“우리의 목소리가 과로죽음을 미처 세상에 알리지 못하고 홀로 남겨진 이들의 회색빛 마음에 가닿아 한구석을 밝히길 바란다.

 

그런 희망으로 우리는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야기 손님] 

한국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 모임 : 장향미

전국민주우체국본부 : 허소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공유정옥

 

[사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이나래 

 

* 신청링크 

http://bit.ly/그리고우리가남았다

(신청자 분들께 한해 접속링크를 보내드립니다.)

 

* 문의

kilshlabor@gmail.com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32활동소식

[동아시아 과로사통신] 8%의 기적: 과로자살 사건이 행정법원에서 승소할 확률 / 2021. 03

일터기사

[동아시아 과로사통신]

8%의 기적: 과로자살 사건이 행정법원에서 승소할 확률 

황이링(Huang Yi-Ling) 대만 OSHLink 활동가

2017년 2월 11일, D국제물류기업에서 13년 반 동안 근무해 온 윈윈(가명)은 언제나처럼 혼자서 새벽 4시가 넘도록 회사에서 야근했다. 퇴근 카드를 찍고 대문 밖 통로로 걸어 나가다가 약 1시간가량 깊은 생각에 잠겼다.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120미터 높이의 담을 넘어 11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40살이 채 되기도 전에 그녀의 삶이 그렇게 끝났다. 이것이 건물 CCTV에 기록된 마지막 모습이었다.

윈윈은 2003년 회사에 입사했다. 업무 성과가 뛰어나 비서에서 시작해 승진을 거듭했다. 2013년 고객서비스 부서 책임자 자리에 오르며, 대만의 수출 화물을 차질없이 전 세계의 운송지점에 전달하는 일을 담당했다. 윈윈은 매일 아침 9시 반에 출근해서 늘 밤 10시 넘어서까지 일을 하고 퇴근했다. 금요일만 되면 더욱 극심한 야근지옥이었다. 늘 밤새워 토요일 새벽까지 일해야 했다. 날이 밝은 뒤에야 퇴근한 기록도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그녀의 삶은 일밖에 남지 않았다. 사교활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여력이 없었다. 일에 짓눌렸던 것이다.

가혹한 직업병 인정 기준

윈윈의 부모님은 노동보험국에 산업재해보상을 신청했다. 노동보험국은 심사 결과에서 ‘본 사건은 구체적인 업무스트레스 계기가 없고 연장 근로시간이 인정기준에 미치지 않는다’, ‘당사자의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스스로에 대한 요구가 높으며 연장근로시간도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 회사가 그를 높이 평가하여 줄곧 승진시켰고 고위 책임자는 부담이 무거운 편이 당연하다’, ‘구체적인 업무스트레스 계기가 없고, 초과 근로, 인력 부족 등 정신적 업무 부하 정도가 中으로 強에 미치지 않아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업재해 신청을 반려했다.

쟁의심의를 다시 신청하였으나 마찬가지 이유로 반려되었다. 우리는 이 같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증거를 찾았다. 유가족에게 윈윈의 휴대폰을 넘겨받아 이메일함에서 그녀가 매일 700통이 넘는 메일을 처리해야 했음을 알아냈다.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에는 심지어 1154통에 달하는 업무메일을 받았다. 이를 증거자료로 첨부했고, 노동부에 계속 소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또다시 반려되었다.

8%의 기적, 희박한 행정소송 판정 결과

유가족은 마지막으로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실 누구도 행정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2019년 고등행정법원의 통계에 따르면, 총 3470건의 행정소송에서 승소건은 단지 291건뿐으로 승소율은 겨우 8%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행정법원을 ‘기각법원’이라고 조롱하듯 말한다.

윈윈의 사건은 약 1년 동안의 심리를 거쳐서 2019년 말 판결이 나왔다. 뜻밖에도 승소였다. 법원은 노동보험국에 대해 종전의 소원 결정을 파기하고 직업병 인정 여부를 다시 심사하라고 판결했다. 법관은 동료의 증언을 인용해 말했다. ‘고객서비스 부서는 오랫동안 회사에서 이직률이 가장 높은 부서였다. 가장 높았을 때는 이직률이 70%에 달했다. 해당 부서 직원들은 장시간 야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신입사원들이 버티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윈윈은 책임감이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신입사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할까봐 걱정하면서 늘 자기가 일을 모두 끌어안았다. 그래서 장기간 업무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

여기에 일일 업무메일량 등 증거를 더해서 윈윈이 세상을 떠나기 전 1개월 동안의 연장 근로시간이 118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함으로써, 노동보험국이 ‘구체적인 업무 스트레스 계기가 없다’라고 주장한 결과에 결함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노동보험국은 피고로서 일방 패소한 뒤 윈윈의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사하여 산업재해 인정으로 결과를 뒤집었고 산업재해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실 윈윈의 사건은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다. 오늘날 업무 형태가 바뀜에 따라 일터 환경도 점점 복잡해지면서, 업무스트레스 역시 갈수록 과중해진다. 업무스트레스는 최근 널리 알려진 ‘과로사’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해결이 어려운 신종 직업병 문제가 되었다.

대만은 2009년에 ‘업무 관련 심리 스트레스 사건으로 인한 정신질환 참고 지침’을 제정하여 정신질환을 정식으로 직업병 보상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2020년 말까지 11년 동안 겨우 47건만이 직업병으로 승인되었다. 그중 자살이 인정된 건은 고작 7건이다. 정신질환의 직업병 승인이 어렵고 심사기관의 태도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승소 결과는 매우 드문 사례였다. 본 판결에서 ‘직업재해 보상보험급여의 목적은 가해자를 찾아서 그 책임을 부담지우는 데 있지 않고 산업재해가 발생한 후에 노동자 혹은 그 가족들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래서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을 앓다가 자살한 것은 그 인과관계의 판단을 비교적 느슨하게 해야 상기한 입법 목적에 부합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다.

또한, 법원은 노동보험국이 심사 과정 중에 윈윈의 업무스트레스에 대해 임의로 평가하여 신청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원 역시 행정기관이 정신질환의 산업재해 인정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계기 삼아 오랜 기간 보수적인 직업병 인정 태도를 타파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과로와 업무스트레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더 높일 수 있길 바란다.

36일터기사

[현장의 목소리] 기업-노동자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투쟁. 일하는 이들의 무사한 삶을 위해 – 뉴코아노조 김석원 부위원장 인터뷰 / 2021. 03

일터기사

코로나는 증가 추세에 있던 온라인 소비를 단번에 새로운 보편으로 이끌어냈다. 동시에 비대면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심각한 노동강도와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었다. 재편된 유통산업의 다른 한편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노동자들이 있다. 코로나는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에 내재한 각종 문제들을 희미하게 만들면서, ‘매출/이윤 하락,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키는 불가항력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는 구조조정의 좋은 핑계거리가 되었다. 국내 이랜드의 노동자들은 바로 이 흐름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작년 하반기에 이랜드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항했던 뉴코아 노조의 부위원장 김석원 부위원장을 만났다. 그가 속한 뉴코아노조는 이랜드노조와 함께(뉴코아는 ㈜이랜드리테일로 2004년에 인수되었지만, 양 노조는 독립된 형태로 병존하고 있다.) 작년 10월, ‘신 구조조정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해야 했다.

그 배경에는 작년 초부터 계속 진행되어온 사측의 “저강도 구조조정”이 있다.



뉴코아노조 김석원 부위원장

기업 분할, 매각, 그리고 ‘저강도 구조조정’

“사업부의 분할, 매각은 크게 보면 구조조정 방법 중 하나죠. 가장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정리 해고라면, 사업부의 재배치나 분리, 매각 등은 상대적으로 저강도 구조조정이죠. 이런 저강도 구조조정은 웬만한 기업은 다 합니다. 꼭 사람을 직접 자르는 것만이 구조조정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 수준이 직원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이어야 하잖아요. 근데 이번 건은 현직 임원 1인이 독립적인 회사 “엠패스트”를 차려 킴스클럽 다섯 개 점포를 인수하고, 운영하겠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다섯 개 점포를 운영하려면 적어도 50~100억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임원이래도 대기업처럼 임금 수십억 받는 것도 아닌 사람이, 이 사업을 과연 할 수 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사실 회사가 계획을 짜고 음으로 지원을 해서 분리(매각)하는 것이 아니냐, 이게 전형적인 위장계열사 아니냐, 한 거죠. 그 회사가 정말 독립된 회사로 나가고, 이후 영업이 잘 안 되면 회사를 폐업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이 직원들 집에 가야 합니다. 이 직원들을 이후에 이랜드리테일이 재채용할 것이냐? 아니죠. 이미 별개 회사의 직원들이니까.

재작년부터 킴스클럽 매각에 대한 이야기는 나왔으나 회사에 물어보면 ‘사실무근이다’ 라고 답했었는데, 그 움직임이 작년 6~7월에 포착된거죠.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에 질의를 넣어봤어요. 보통 정부부처에 질의를 넣었을 때, 조건이 확실하지 않으면 확실하지 않다는 단서가 붙어요. ‘너네가 말하는 조건이 맞다면, 위장계열사일수도 있겠다’ 이렇게 답이 와요. 그래서 판단하기가 어려웠는데, 그 와중에 회사가 9월에 전격적으로 다섯 개 점포 매각을 발표했어요. 그 후 킴스클럽 5개 점포 130여명 정도의 직원들이 이랜드리테일을 퇴사하고 엠패스트로 이직을 했죠. 10월 5개 점포가 매각되었어요.

하지만 엠패스트는 첫 번째 매각사례가 아니에요. 작년 초에 현직 임원이 가지고 나가는 형태로 물류센터를 매각한 게 첫 번째예요. 최근에 또 하나 터진 게, 이랜드엔 미쏘, 후아유, 티니위니 같은 자사 브랜드가 많아요. 이런 브랜드들은 로드샵도 많아서 영업관리 조직이 따로 있는데, 이 조직을 매각했어요. 작년부터 시도했는데 직원들이 대부분 이직을 거부해서 지지부진하다가 올 1월 초에 나갔어요. 이렇게 벌써 사업부 3개가 분리해서 나간 거예요. 그 뒤에도 모 임원이 킴스클럽 지점을 포함한 건물 5개를 아예 가지고 나가네 이런 소문들이 파다하게 돌았어요.

그래서 양 노조가 공대위를 꾸린 거예요. 그리고 10월 말부터 엠패스트로 나간 다섯 개 점포 중 본점 격인 목동점 앞에서 매주 월요일, 목요일 점심시간 1시간 반씩 피켓팅을 했어요. 12월 초에는 연대단위 꾸려서 진행했고요. 양 노조의 위원장들이 언론인터뷰도 하고, 외부 기고문도 내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요. 대략 3달 정도 했어요.

그리고 12월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위장계열사를 조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넣었습니다. 회사를 계속 압박해 간 거죠. 여기서 위장계열사로 판정받으면, 회사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앞으로의 구조조정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죠. 올해 설 직전에 회사에서 지금까지 분리, 매각 되었던 3개 사업부 제외하고 추가적인 형태의 분리나 매각은 없을 것이며, 그간 매각에 대한 유감표명을 할 테니 고발을 취하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노사 대표자의 서명이 들어간 취하서를 제출한 때가 2월 19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에 뉴코아/이랜드 양 노조는 이랜드리테일(위장계열사 고발) 뿐만 아니라 엠패스트를 대상으로도 투쟁을 해야 했다.

“위장계열사 판정이 될 수도 있지만, 위장계열사가 아니라고 기각될 수도 있어요. 그럼 엠패스트로 넘어간 5개 점포 조합원(양 노조 합쳐서 70여명)들을 위한 노조 울타리를 어떻게 쳐 줄 것인가, 고민이 많았죠. 그러다가 양 노조가 엠패스트 지부를 각각 만들고, 그 지부 소속의 조합원이 있으니까 회사가 나와서 단체협약을 우리(양 노조)와 맺자고 요구했어요. 처음에 회사는 우리는 이랜드리테일이랑 다른 회사다 하면서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넣었어요. 단협 맺자고 하는데 회사가 응하지 않으니 교섭절차를 지키게 해 달라고 요구했어요. 지노위에서 우리쪽 손을 들어줬어요. 그러니 회사는 이에 불응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의신청을 넣었으나 기각당했지요. 일반적으로 단협이 있는 회사는, 회사가 급여를 지급할 때 체크오프(Check-off)라고 조합비를 공제해요. 엠패스트는 조합원의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았으나 저희는 나간 조합원들에게 CMS로 조합비를 받았어요. 그래서 지노위에 저희가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거죠. 결국 엠패스트는 조합의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단체교섭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위기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는 자와, 실제 책임을 지는자의 불일치

지속적인 저강도 구조조정 속에서, 양 노조는 공대위를 꾸려 투쟁을 이어갔고 결국 회사로부터 추가적인 매각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엠패스트로 이직한 이들을 보호할 노조도 지켜냈다. 하지만 동시에, 김석원 부위원장은 저물어가는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현실 역시 직시하고 있었다.

“오프라인 시대는 끝났어요. 타 업체들도 점포를 많이 정리하고 있고, 있는 점포에서도 사람을 줄이고 있죠. 앞으로 계속 오프라인 매장 숫자는 줄어들 거예요. 이미 온라인 쇼핑의 시대로 들어섰죠. 온라인유통의 기본은 물류예요. 물류센터를 짓고, 이 시스템을 가동하는데 사람들도 많이 필요하고요. 온라인 유통을 이랜드도 하고는 있지만, 매출 규모가 너무 작아요. 게다가 있는 점포도 무인계산대를 도입 하는 식으로 이미 사람을 줄이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식의 전격적인 점포 매각에는, 노조에선 반발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이 과연 “경영상황 악화”를 단순히 소비방식의 변화나 시장상황, 유통산업발전법과 같은 정부의 규제만 탓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이런 의문 뒤에는 이랜드 그룹의 소유구조와 그에 따른 독특한 경영상 특징들이 있다.

“기업 오너들도 당기순이익에서 배당 많이 가져가야 보통 15~20% 가져가요. 하지만 이랜드는 작년 당기순이익의 90%를 주주 배당으로 가져갔어요. 이랜드그룹 중에 2개 회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상장이 안 되어 있어요. 그룹의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가 있고, 이랜드월드가 유통회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98%를 가지고 있죠. 그리고 이 이랜드월드의 주식 거의 대부분을 오너가 가지고 있고요. 주식회사라면 이사회도 하고,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 서로를 견제할 수도 있겠지만, 이랜드는 이 부분에 본질적인 한계가 있어요. 게다가 이랜드처럼 기업공개를 하지 않은 회사는 경영정보에 대한 접근성에 한계가 있어 금융비용이 높게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이것 때문에도 기업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지요. 오너가 배당금을 그렇게 많이 가져가지 말고, 온라인 사업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거죠.”

높은 금융비용을 감당하면서도,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돈의 대부분이 오너의 주머니로 들아가는 상황. 사실상 오너의 결정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만한 채비가 안 된 상태로 온라인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경영상의 어려움”을 언제나 노동자의 고통분담 방식으로만 해결해가는 것, 그리고 정작 사업의 큰 운영 결정을 하는 책임자들은 여전히 그대로 자신의 지위와 부를 누리는 것을.

‘기업이 노동자를 먹여살린다’는 전도된 구조 

기업 활동에 필요한 그 어느 무엇 하나 노동 없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도리어 기업에서는 마치 자신들이 있기에 노동자들이 먹고 살 수 있다는 시혜적인 방식으로만 노동자를 바라본다. 또한 기업은 사회 구성원들이 마련한 재원에서 나오는 정부의 각종 지원과 인프라를 이용한다. 애초부터 기업의 존립은 사회에 빚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에 되돌려줘야 할 몫들은 일절 고려되지 않고 있다.

노동은 언제나 유한한 몸과 정신의 힘, 그리고 시간의 사용을 수반한다. 즉 노동자의 생명과 삶이 투여된다. 그렇게 그 자신과 기업, 사회를 먹인다. 노동자의 기여에 대한 인정은 기업이 이들을 대우하는 태도의 변화, 관계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뉴코아, 이랜드 노조는 기업-노동자의 관계방식을 계속해서 달리하고자 하는 투쟁들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자들의 역할과 기여를 인정해야한다고, 기업의 유지와 성장은 노동자에 빚지고 있다고, 그러니 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책임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31일터기사

[문화로 읽는 노동] 이 치열한 무기력을 / 2021. 03

일터기사

[문화로 읽는 노동]

이 치열한 무기력을 – 제니퍼 M. 실바의 책 <커밍 업 쇼트>

채은 선전위원

세대를 구분하는 단어들이 있다. 그 시절을 특징짓는 ‘공통적인 것’들을 추상화시켜 만들고는 입으로 전하고 온갖 얘기에 널리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X세대, IMF세대 뭐 이런 것들 아니던가. 참 명쾌하다. 단어 하나로 상당히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단어만 떠올려도, 그 시절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를 한 순간에 군더더기 없이 느끼게 된다. 나도 이젠 옛날 사람이 되어서 내 시절을 구분 짓는 그 단어를 들을 때마다 ‘아~ 나 때는 말이지~’가 저절로 나오려고 한다. 아! 당연히 ‘라떼’를 시전하지는 않는다. 볼품없어 보여서 말이다.

‘라떼’는 그래도 괜찮았던 걸까?

나는 IMF 사태 때 학창 시절을 보냈고, Y2K가 세상을 다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는 공포 속에서 ‘대학을 어디로 가느니, 마느니’ 고민했었다. 97년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는 어느 날 같은 반 친구가 더이상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나서 몰래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기곤 했다.

우리집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IMF 사태가 오기 전, 이미 어른들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었던 터라 마땅히 더 망해서 도망갈 곳도 없었다. 뭔가 실패에 있어서, 좀 더 앞선 일종의 선배가 된 것 같았다. “그래, 그래도 어쨌든 살아남기를…” 어제는 친구의 자리였지만 오늘은 주인을 잃은 그곳을 향해 마음속으로 말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담담히 받아들였던 듯하다.

당시 함께 떠오로는 기억은 교대의 입시 점수 상향이었다. 그 당시 각광받는 직업은 ‘안정’을 담보하는 선생님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 갑자기! 교대와 사범대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었다. 학생들 반 이상이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그래도 나름 치열하게 열심히 하면, ‘살 수는’ 있었던 시절 같았다. 그러니까 그때는 어떻게든 대학을 가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 물론 내 앞 세대(90년대 초중반 학번인 이들)보다 취업은 녹록지 않았고 대학 생활의 낭만, 소위 운동이니, 사랑이니, 이런 것보다 조금은 더 취업 걱정을 하던 시대였지만 – 그래도 꿈은 가져 볼 수는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대학을 나름의 낭만을 간직하고서 다녔던 것 같다. 학점 따윈 상관없고, 고시라는 것도 준비해보고, 하고 싶은 활동도 하고. 그렇게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취업’의 초조함이라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불확실한 시대, 부유하는 노동자들

다시 돌아와 현재를 바라보자니 답답함부터 몰려온다.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온갖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결과는 참담하다. 안정적 일자리라고 불리는 것들에는 더는 여유가 없다. 거기에 가기 위한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진다. 우리 사회의 중심에 닿지 못한 사람들이 주변부를 채운다.

불안정한 주변부에 놓인 사람들에겐 온전한 자리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항상 들뜬 상태로 존재하는 화학원소의 전자들처럼 말이다. 둥둥 떠다니는 전자들이 다른 것과 결합하여 안정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화학물질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일뿐. 우리가 사는 세계에선 끊임없이 주변으로 밀려나며, 언제나 부유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갈수록 점점 늘어만 간다.

<커밍업 쇼트 : 불확실한 시대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라는 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사회에서 살아갈 자리를 찾지 못해 부유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연구 대상자들의 삶을 때론 멀리 때론 곁에서 조명하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치밀하고 꼼꼼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제처럼 불확실성이 날로 증대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어른’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지위를 성취하지 못하는 실태를 담아낸다. 나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들춰내고 대안의 방향을 모색해보려 한다.

각자도생, 이 치열한 무기력을

작가는 이 책에 담긴 인터뷰 내용은 ‘평생 일터’, 즉 생활 임금을 지급하고 차로 출퇴근 할 수 있으며 일상적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일자리를 찾고 유지하는 수많은 노력들로 가득 차 있다고 이야기한다. 노동계급 청년들은 증대하는 불확실성 앞에서 막중한 리스크를 감내하길 요구받는다.

하지만 노동계급 청년들은 무기력 상태에 직면한다. 질병, 가족 해체, 장애,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사회경제적 충격을 겪으며, 그때마다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의 안전망은 무너졌고, 연대의 끈은 사라졌다. 지금 여기서 살아남기 위한 해결책들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질 뿐이다.

각자도생의 시대랄까. 물론 동시에 그 외 대부분의 경우엔 ‘정당한’ 리스크만 감수하면, – 등록금을 마련하고 대출을 받거나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는 등의 –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그렇게 계층 상승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치르고자 하는 ‘정당한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 비록 각자마다 다르게 정의되고 경험될지라도 말이다. 내 미래를 위해 당연히 투자되어야 하는 비용이라고 ‘여겨야 마땅한 어떤 것’을 공정하게 지출했을 때, 충분한 대가나 보상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그런데 바로 그 공정함이 무너지는 순간, 균열이 생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럴 때 각자도생의 사회를 떠받치는 공정함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역설적이게도 균열은 ‘너와 나의 편가르기’로 형상화된다.

“내가 너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는데. 너는 그렇게 안 하지 않았느냐.”, “운이 좋아서냐. 아니면, 인맥, 혈연, 학력 덕분 아니냐. 여자라서 더 혜택받는 거 아니냐.”, “시험을 보든 면접을 보든 경쟁을 치르고 거기서 승리해 자격을 획득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우리와 동등한 보상과 자격을 주는 게 말이 되냐.” 등등. 자신이 들인 노력과 비용이 부정당했다며 화를 낸다.

물론 이런 반응이 이해가 안 될 일은 아니다. 여기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구조적 문제로 해결해야 하니 서로 싸우지 말자는 식의 윤리적 수사는 잠시 접어두자. 오히려 직시해야 할 것은 억울하다 못해 치밀어 오르는 이 분노가 어디로, 어떻게, 왜 향하는가 하는 문제다. 우리의 감정은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곳이 아니라, 바로 눈에 들어오고 손아귀로 움켜쥘 수 있는 사람을 향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곁에 있는 이들에게 손쉽게 온갖 공격과 비난을 가하게 되는 게 사람의 인지구조가 아닌가. 결국, 우리는 리스크 그 자체뿐만 아니라, 리스크를 감당할 때 겪는 박탈감과도 싸워야 하는 세대다. 성실하게 하루를 보내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진창에 내팽겨쳐진 ‘공정’

“노동계급 청년들은 고등 교육 기관 같은 조직이 사회 통합과 계층 상승에 이바지하리라 기대하지만, 상호작용 실패를 연달아 경험하고는 자신의 미래를 빚는 바로 그 제도들을 불신하고 경계하게 된다.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고 가족 관계는 깨지기 쉬우며 사회 안전망이 축소되고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성인이 되는 것은 선택지가 없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어른의 모습이 있다. 이쯤 되면 취업해야 하고, 다음에는 결혼해야 하고, 집을 마련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고, 노후를 챙기는 등등. 인생의 정답이랄까. 그게 정말 이 사회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면, 그걸 차근히 밟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사회의 공적 책임이 아니던가.

이토록 심각한 취업난을 야기한 것, 결혼·출산·육아를 꿈꿀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 불확실성이 아니던가. 이곳에서 성인이 되는 순간은 끝이 언제인지 모른 채 끊임없이 지연될 뿐이다. 청년에 멈춰버린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건 누구인가.

29일터기사

[연구리포트] 여성노동자의 화장실은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 2021. 03

일터기사

[연구리포트]

여성노동자의 화장실은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지안 집행위원

연구 배경

화장실에 자유롭게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일하는 사람으로서 존엄의 문제이며 동시에 건강과도 직결돼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그동안 다수의 일터에서는 화장실 문제가 고충 처리 수준으로 다뤄지거나 별거 아닌 일로 치부되면서, 노동환경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축소돼왔다. 최근 여성노동자의 화장실 이용과 관련된 문제들이 건설업, 서비스업,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과 직종을 망라해 드러나고 있다.

건설 현장에만 여성노동자가 13만 명으로 이는 전체 건설업 종사자의 10%를 차지하는 수지만,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일터의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여성노동자 비율이 높은 서비스업도 심각하다. 2018년 백화점면세점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실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무 중 화장실에 갈 필요가 있었으나 화장실에 가지 못한 경험을 한 노동자가 59.8%에 달했다. 10명 중 6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화장실 접근권이 박탈되고 있는 형편이다. 방광염, 근골격계질환 등 여러 질환이 있었지만, 특히 방광염의 경우 일반 인구의 발병률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서조차 화장실과 휴게실 설치의 미비를 이유로 여성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일하는 여성들에게 화장실은 불편하고, 안전과 신변에 위협을 당하는 공간이거나 어떨 땐 권리와 기회까지 박탈되게 만드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노동 문제로서의 화장실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한노보연이 함께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 5월부터 11월까지 <여성노동자 일터 내 화장실 이용 실태 및 건강 영향 연구>를 진행했다.

법제도 분석

기존의 법제도 분석을 통해, 일터 내 화장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2019년 건설노조 여성위에서 여성노동자들의 화장실을 의제화한 이후로 만들어진 사업장 세척·목욕시설 및 화장실 설치·운영에 관한 가이드는 강제력이 있는 법은 아니지만, 고용노동부 및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마련한 지침으로 노동부가 근로감독이나 시정지시를 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는 활용할 수 있다. 일반사업장과 옥외작업장으로 구별해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있기는 하나, 여성노동자들의 화장실 이용이 갖는 의미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화장실 설비 등이 노동자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고, 공중화장실을 고객 전용 화장실로 지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일터 내 화장실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의 경우, 사업주에게 화장실 설치의무 및 관리의무를 명시적으로 부담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근로자의 건강 유지를 위한 작업환경을 마련하고 건강장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포괄적인 의무규정을 통해 화장실 설치 및 관리의무도 부여할 수 있다. 화장실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데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는 시설로써 기본적인 작업환경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문 분석

설문조사를 통해서 가장 기본적인 위생권이자 건강권과 관련된 문제인 화장실 사용 실태를 조사하고 이에 관련된 여성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노동환경을 조사함으로써 노동조건과의 연관성을 찾고자 했다.

14개의 산별 노조에서 총 889명이 설문에 참여했고, 이중 근무 형태에 따라 화장실 접근이 매우 다르다는 점에서 일정한 공간에서 일함이동/방문노동 노동을 함으로 나눠 조사·분석했다. 먼저 노동강도의 현황은 보그지수를 통해 확인했는데, ‘일정한 공간군의 보그 지수 평균은 12.69점으로 나타났고, ‘이동/방문군은 14.11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일정한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노동강도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을 인력부족노동시간고용불안 순으로 답했다. 반면 이동/방문군에서는 성과압박노동시간고용불안 순으로 답해, 고정사업장에서의 인력부족 문제와, 이동/방문 사업장의 성과압박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 접근성의 경우,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에서 1~2분 거리 내에 화장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3.08%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화장실 도착 후 긴 대기 시간 없이 1~2분 이내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서, 13.37%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100명 중 13명 이상은 화장실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접근성이란 화장실까지의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라 노동시간 중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가 주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일정한 공간군의 경우, 근무 중 원할 때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 대체로 불가능하거나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응답이 응답자의 13.53%로 확인됐다. 원할 때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화장실에 갈 시간이 없다자리를 비워야 하는 경우 대체 인력이 없다사용 가능한 화장실이 너무 멀리에 있거나 인근에 없다로 확인됐다.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고, 그로 인해 노동 밀도가 높아져 화장실에 갈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동/방문군의 경우, 근무 중 원할 때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 대체로 불가능하거나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응답이 응답자의 57.7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 주변에 없거나 너무 멀리 있으며, 있어도 위생 등 시설이 너무 열악함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설문참여자의 48.3%는 화장실 이용과 관련된 건강 영향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건강 문제는 화장실 문제에 대한 대응이 개별화돼 노동문화 속에서 심화한다. 화장실 이용과 관련해 수분 섭취 및 음식물 섭취를 제한한다고 한 응답률이 각각 전체의 36.9%, 30.3%로 나타났다. 화장실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를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58.9%로 상당히 큰 폭으로 나타났고, 이들이 경험한 심리적 문제로는 불안감(64.5%), 자신감/자존감 저하(26.5%), 우울감(20.8%) 순이었다. 특히 화장실 이용이 어렵다고 답한 군의 91%가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와, 화장실 접근성이 심리적인 문제 및 감정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화장실 이용은 질병의 유병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우신염을 제외한 대부분의 질병에서 화장실 이용 어려움군이 이용 쉬움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비율로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나, 화장실 이용 정도에 따른 노동자들의 건강 증상 및 질병 유병률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여성노동자 일터 내 화장실 이용 실태 및 건강 영향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화장실 지도 그리기에서 한 여성노동자가 자신의 일터(아래 네모)와 길을 건너 가야하는 화장실 건물을 그린 것이다. 출처: 지안

면접분석

설문 및 면접을 진행하면서, 여성노동자들의 화장실 문제가 다양한 직종연령대에서 보편적으로 경험되고 있음에도 문제화되지 않았는지에 주목했다. 여성노동자들이 화장실에 갈 수 없는 문제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다. 문제의 유형을 나눠본다면 사업장에 화장실이 미설치되거나 제대로 된 면적·시설·위생·안전 환경을 갖추지 않은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자체가 마련되지 못한 경우, 극심한 노동강도로 인해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하다. 이런 원인의 문제들은 화장실에 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왜 노동시간의 배치에서 고려되지 않는지, 휴식시간은 왜 충분한 휴식과 화장실을 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포함해서 구성되지 않는지, 화장실은 일하는 노동자가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왜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마련되어있지 못한지 여러 고민을 제기한다.

즉 이 문제를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 때, 단순히 화장실이라는 시설의 설치, 운영의 문제로만 한정해선 안 된다. 노동시간, 노동강도, 공간, 휴식의 배치가 노동자의 건강과 필요를 충분히 고려해 구성돼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필요하고, 더불어 이 목소리들은 노동자의 자기 몸과 노동에 대한 자율성 및 통제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화장실 이용조건과 환경을 봤을 때, ‘시간은 중요한 키워드이다. 전반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노동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속의 여유율은 물론이고 휴식시간조차 제대로 갖지 못했다. 이런 조건들 속에서 물과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그냥 참는등 자신의 몸을 통제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1인 근무 매장에서는 대체 인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했지만, 대부분의 직종 역시 최소의 인원만을 배치하며 인력을 운용하고 있었다. 자기 노동에 대한 자율성은 노동시간을 스스로 조절해 이용 접근을 향상하는 중요한 힘이다. 그러나 대면 및 방문 사업장에서는 고객 만족 평가제도와 민원 등으로 인해 노동자들 스스로가 자신을 단속하고 있었다. 또한 작업 중 휴식시간은 너무 짧게 배치돼 충분히 쉴 권리가 보장되지 않거나, 화장실의 긴 대기 시간을 만들어 이용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충분한 쉼의 보장, 휴식권이 화장실 문제와 연결돼있다는 점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화장실을 포함한 일터의 공간역시 노동자들의 필요를 고려해 설계 및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옥외작업장에서는 인원수에 따른 화장실 설치가 돼 있지 않았고, 일반사업장에서도 인원 대비 변기대 개수 부족이나 화장실까지의 긴 동선 문제 등이 확인됐다. 일터 내에 존재하는 차별이 화장실 접근성을 약화한다는 점 역시 주요한 지점이다.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이지만, 원하청 관계사회적 신분성별 등에 따라 너무 다른 시설과 환경이 주어져 있었다. 이러한 일터의 환경 속에서 화장실 이용의 제약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었다. 가장 만연한 질환은 방광염이지만 신우신염과 같이 심각한 질병이나 혈뇨, 오줌소태 등 다양한 비뇨기계 증상들을 청취할 수 있었다.

결론 및 제언

대부분의 여성노동자들이 꼽는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은 노동강도이다. 따라서 여성노동자의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노동강도가 낮아져야 하고, 특히 노동시간의 여유율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도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연구 참여자들의 대부분, 비뇨기계나 생식기 질환에 대해 동료들과 이야기 나눈 경험이 많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노동자의 화장실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현실반영이기도 하다. 사회적 인식 수준에서 여성노동자들의 건강 문제가 노동자의 문제이자 중요한 건강문제로써 다뤄지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한 접근은 일터 내 차별을 지양하는 노력과 함께 상기돼야 할 지점이다.

노동자들의 화장실 접근과 관련된 법제도정책이 제정되는 것 역시 중요한 개선 방안이다. 화장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업주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충분한 시설과 함께 위생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현장의 노동조합 역시 이번 연구를 계기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 실태를 다면적으로 드러내고, 여성 의제를 현장에서 더 발굴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노조 간부의 여성 비율을 의무적으로 높이고, 여성노동자 건강권 교육을 현장에서 주기적으로 실행하며, 장기적으로도 성인지적인 노동안전보건 활동이 가능한 현장, 일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37일터기사

[일터3월_특집3] 작은 사업장, 필요한 규제와 절실한 지원 – 경기동부 근로자건강센터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인터뷰 / 2021. 03

일터기사

[작은 사업장의 큰 문제들]

작은 사업장, 필요한 규제와 절실한 지원

경기동부 근로자건강센터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인터뷰

유청희 상임활동가

규모가 큰 국내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법이 책임을 부여하고 규제해 산업재해를 예방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소규모 사업장은 대부분 법조항이 적용 예외로, 법 규제의 ‘빈 곳’에 남아있다. 2019년 산재발생현황을 보면, 국내에서 산업재해를 입증 노동자 10만 9242명 중 8만 3678명(76.5%)이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이다. 산업재해는 더 많이 발생하지만, 법적 규제는 덜 받는 곳이 바로 ‘작은 사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환경을 만드는 데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곳이 바로 전국의 안전보건공단 산하 근로자건강센터다. 근로자건강센터는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이 연결되고 안전보건공단과 계약한 민간기관이 위탁해 센터를 운영한다.

경기도 성남시 산업공단에 위치한 경기동부 근로자건강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공유정옥님을 만났다. 공유정옥님은 센터에서 노동자들에게 건강 상담을 하고, 사업장을 방문해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교육하며 사업주, 관리자, 노동자들과 만나고 있다. 50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가장 필요한 안전보건관리 활동은 무엇인지 물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A부터 Z까지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자주 일어나니 관리를 해야 하지만, 현재 법에서는 산재 예방을 위한 규제 조항에서 소규모 사업장들을 적용 예외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물적·인적 자원 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이 그 근거일 수는 있지만, 이들 사업장에서 사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안전보건관리를 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부는 이러한 사업장에 지원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경기동부 근로자건강센터에서 주로 만나는 노동자들은 누구인지, 진행하는 사업은 무엇인지 물었다.

“주로 20~30명 규모 사업장에 방문해요. 사업장에 가서 상담, 교육, 컨설팅 하면서 사업장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의사들은 건강, 작업환경, 보호구 상담을 하고 간호사 선생님들은 뇌심혈관 예방 상담을 해요. 근골격계질환 예방실에서는 운동치료, 스트레칭 가르치는 일을 하고요. 심리파트에서는 상담심리사가 감정노동 노동자들에게 교육을 하고 심리평가도 진행합니다. 사업장 다니면서 정신건강 관리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상담을 권하기도 하고요. 산업위생기사, 직업환경팀에서 사업장 보건관리, 화학물질관리 등 컨설팅을 하고 안전보호구 지도, 위험 표지, 포스터, 스티커 제공하는 활동까지 여러 가지를 합니다. 주로 작은 공장들을 방문하는데요. 의사, 간호사, 산업위생기사 셋이 가요. 노동자 한 명씩 만나서, 건강진단 결과표 설명하고 현장 순회도 하고요. 보건관리대행 사업과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산업위생기사는 작업환경 컨설팅 보고서를 보내는데, 그 후에 사업장에 재방문해서 개선하도록 권고도 합니다.”

안전보건관리를 위해서 사업장에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한다. 센터에서는 고용노동부 지청이나 안전보건공단 지사와 연계해 센터가 방문하는 계획을 사업장에 안내할 수 있게 한다. 특수건강검진을 진행한 곳에는 사후 관리를 위해 연락을 달라고 한 다음 신청이 오면 찾아가며, 신청이 오지 않으면 별도로 연락해 찾아가기도 한다. 공공 또는 민간어린이집 연합회가 회의를 할 때 찾아가 제안하고, 산업단지 관리공단을 통해서도 안내를 한다. 센터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해서 사업주들이 방문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방법을 써서 센터에서 방문할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센터에서 여러 방법을 써서 사업장을 찾아가지만 이런 것이 안 되는 업체들, 결국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은 답이 없어요. 법으로 강제할 수도 없는 거고요. 20인 미만 제조업에는 보건관리의무가 없으니 근로자건강센터를 통해서 안전보건관리를 받도록 법을 바꾸자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라면 무엇일까? 노동자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질환이나 회사에서 취하는 조치는 충분한지 등이 궁금했다. 또한, 작업 사업장의 노동 환경이나 안전보건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물었다.

“사실 사업장에 갔을 때 사업주나 공장장 같은 관리자는 거의 만나지 못해요. 상대하는 사람은 온갖 업무를 다 하는 노동자인 경우가 많죠. 상담 후 결과가 사업주에게 닿아야 하는데 잘 안 돼요. 전혀 정보가 없거나 잘못된 정보를 가진 사업주들도 있어요. 이런 곳들은 두세 달에 한 번씩 열 번 정도 만나면 수준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사업장들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고 할 수준이에요. 문맹이라고 할 수 있죠. 아주 기본적인 것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안 되는 상황이에요. 왜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가 나는지 알 수 있어요. 지식, 정보, 교육이 가서 닿은 적이 없으면 특출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위생을 전혀 모르고 노동자는 아프죠. 사회의 진보, 성숙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맹과 견주는 건데요. 문맹을 타파하기 위해 뭔가를 시도해본 적이 없었어요. 사업주는 국가가 개입하는 데 불만을 표하고요. 두세 달에 한 번씩은 가고, 일정 기간 동안 반복해서 만나고 잘 되면 졸업하는 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초 산업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과 사람도 많아져야 하고요.”

필요한 곳에 필요한 지원을

인터뷰 내내 공유정옥님은 지속적으로 들여다보아야 많은 사업장이 안전해진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산재예방을 위해서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풀어내야 할 것, 법제도와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작은 사업장에 필요한 조치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진짜 문제를 풀려면 케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A에게는 어떤 조치를, B에게는 어떤 도움을, C에게는 어떤 지원을 하는 식이어야 하죠. 전체가 다 들어오는 그림을 그려놓고 할 수 있는 곳부터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야 해요. 이 전체 그림를 그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국에 23개 근로자건강센터가 있지만, 이걸로는 부족하고 100개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또 모델을 만들어봤으면 좋겠어요. 파주의료원 같은 공공병원에서 하는 방식이나 민간기업에서 하는 건강센터도 의미 있죠. 조직된 노조에서도 시도해봤으면 해요.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보건공단이 하는 근로자건강센터와 다른 식으로 해봤으면 하는 거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을 제외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3년간 적용을 유예하게 되었다.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소규모 사업장에게 이 법을 적용 유예하고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는 데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지 물었다.

“이 법은, 정규분포에서 계속 사업을 해서는 안 될 정도로 가장 나쁜 상황의 사업장을 걸러낼 장치라고 생각해요. 사업주의 자격을 묻는 법이라 생각합니다. 규모로 예외 두는 것에 물론 동의할 수 없고요. 산안법 처벌이 너무 약한 것도 맞아요. 분명히 처벌할 곳과 처벌이 아니라 다른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곳들은 프레임에 안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도 힘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기초 공부를 하게 도울까도 생각해야 합니다. 처벌밖에는 답이 없는 사업장은 처벌해서 본보기가 되게 해야 하고, 여기 전략도 필요합니다.”

노동계, 정부의 과제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노조 조직률 면에서도 저조하다 보니 건강하게 일하는 것이 노동자의 권리라는 인식을 갖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동자들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면 어떤 것이 있었는지 노동계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지 물었다.

“쉽지 않은 건 맞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물꼬가 트이기도 하더라고요. 권리 주장이라기보다 ‘사장이 00해야 하는데 안 해’, ‘건강진단 해준다더니 안 해준대’ 이런 표현을 듣기도 하거든요. 이런 게 권리죠. 이런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려면 계기가 필요해요. 역시 교육이 답이죠. 불만, 걱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있으면 가능한데, 그런 자리를 조직해내야죠. 돌고 돌아서 결국 노동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동자와 한 자리에 서는 운동이 같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가가기 어려워요. 노동운동, 지역운동, 계층운동 등 다양하게 만나는 시도가 있어야 해요. 그런 기회 면에서 사각지대는 고령노동자들이라고 할 수 있죠. 보편적인 권리의식도 부족하니까요. 또 노동조합에서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면 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도 해요.”

정부는 사업장을 법으로 규제하고 근로자건강센터와 같은 방식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하나의 흐름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때 한 발씩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을 위해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건강권을 설계해야 할까?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면, 30년을 보는 비전 세우기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지반을 다듬으며 집을 짓지 않거든요. 일목요연하게 정비할 방법을 구상하고 체계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개별 사안이 돌아가게 해야 해요. 계속 점검해가면서 정부, 입법, 행정, 노동계같은 기구가 청사진을 따라가면서 리포트가 나오는 구조였으면 합니다. 영국은 정기 리포트를 제출하게 하고 있어요. 이걸 놓고 반대하고 요구하면서 논쟁하는 구조가 한국에도 있었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안전과 건강을 보장받으려면 정부와 노동계의 역할은 백번 강조해도 부족해 보인다. 그런 한편으로, 근로자건강센터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현장에 다니고 교육할 때 작은 사업장 사업주의 인식과 노동 환경에 아주 조금 변화가 생길 거라는 게 예상되기도 한다. 그 변화, 아주 느리게 올 변화를 위해 법과 제도, 지원책이 꾸준히 모아져야 하지 않을까?

 

31일터기사

[성명서] 이주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려는 시도 즉각 중단하고, 물류센터‧택배노동자의 제대로 된 과로사 개선방안 마련하라!

활동소식



[ 성 / 명 / 서 ]

이주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려는 시도 즉각 중단하고, 
물류센터‧택배노동자의 제대로 된 과로사 개선방안 마련하라! 

지난 3월 6일 쿠팡의 송파1캠프에서 심야‧새벽배송을 전담했던 노동자가 쓰러져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같은 달 13일에는 로젠택배에서 배송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쓰러져 결국 15일에 사망했다. 올해 들어 쿠팡에서만 7명의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물류, 배송업무 포함),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1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과 물류업이 급성장 하면서, 잇달은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물류센터와 택배노동자의 극심한 노동강도와 열악한 노동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나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정부는, 로젠택배의 택배노동자가 사망하던 날인 3월 15일, 방문취업(H-2) 비자를 가진 이주노동자의 취업업종을 확대해 물류센터의 택배 상‧하차 작업에도 허용한다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물류센터의 상‧하차 업무는 물류센터의 업무 중에서도 힘들기로 유명해 지옥의 알바라고 불릴 정도 악명이 높다. 심야에도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높은 중량의 택배물량들을 내리고 올려야 하는 업무이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실이 상하차 노동자를 대상을 진행한 택배물류센터 노동실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7.7%가 일하던 중 다친 경험이 있고 38.5%가 업무상 상해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답했다. 힘든 만큼 위험한 업무라는 의미인데, 이렇게 일해도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때문에 대부분이 계약직‧일용직인 물류센터에서도 이직률이 높은 업무이다. 

물류업계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인원을 늘리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보다는 정부에 인력수급대책을 요구했다.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기업의 손을 들어 고용허가제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이 논의를 하다 노사 쟁점이 있다는 이유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로 결정을 떠넘겼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 무임금의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적정 노동시간‧물량 등에 관해 주로 논의해 왔다. 그런데 정부는 이 과정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빌미로 이주노동자 허용 문제를 끼워 넣었다. 특히 문제적인 것은 택배 과로사 문제의 핵심 업무가 분류작업이지만 엉뚱하게도 상하차 업무에 이주노동자 고용을 정식화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상하차 업무는 택배노동자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물류센터의 공정이다. 이는 택배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아닌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하차 업무에 이주노동자 고용을 오래전부터 요구해왔던 택배업계의 잇속을 채워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합의에 담긴 과로사 개선 노력은 하지도 않으며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에 은근슬쩍 이주노동자 문제까지 끼워 넣은 점에서 정부의 과로사 개선 노력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외면한다면 그만큼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고속성장에 맞게 이윤을 나눠 적정 임금을 지급하고, 두 명이 하기도 힘든 일을 혼자 하게 하지 말고 세 명으로 늘려야 한다.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심야노동을 없애야 한다. 불안정한 일용직 노동이 아니라 안정된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또 다른 노동자들에게 위함한 일을 전가하는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 키워가는 것이다. 

우리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윤은 위로 향하고, 위험은 비정규직에게, 여성노동자에게, 이주노동자에게, 고령 혹은 청년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고용형태가 복잡해지면서 위험은 계속해서 또 다른 대상을 찾아 흘러든다. 
물류업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업종이다. 주말도 없는 로켓배송‧새벽배송과 같은 편리함을 내세우는 소비시스템 뒤에 다른 사양산업에서 옮겨간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부의 방치 속에 저임금의 힘겨운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의 이윤을 챙기기 위한 꼼수에 손발 맞춰 주는 것이 아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기업을 관리감독할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에게 위험한 노동을 전가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시행령을 폐기하고, 과로사가 발생한 사업장들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으로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전체 물류센터와 택배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조사하라. 불안정하고 위험한 노동 시스템이 점점 더 밀도 높게 구조화 되어가고 있는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을 방치하지 말고 개선대책을 강구하라!

2021년 3월 22일

건강한노동세상 |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 일과건강 |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30활동소식

■ [인종차별 철폐의 날 공동성명] ‘외국인 노동자’를 제물로 삼는 코로나19 전시행정 중단을 요구한다 (21.03.21)

활동소식



■ [인종차별 철폐의 날 공동성명] 외국인 노동자를 제물로 삼는 코로나19 전시행정 중단을 요구한다

지난 2월부터 지자체들은 앞다투어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코로나19가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가가 나서서 차별의 돌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조치가 명백한 차별임을 지적하며 철회를 요구한다.

 

올해 들어 경기도 남양주와 동두천 등에서 이주노동자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밀집밀접밀폐의 3밀 환경이 그 문제로 지적되었고 이주노동자의 안전할 권리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점이 알려졌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환경을 개선하고 이주노동자가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역대책이 마련되어야 했다. 특정 집단이 처한 위험에 주목하는 조치는, 누구나 동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그 환경과 조건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여러 지자체는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서는 대신 이주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낙인을 강화하는 조치만 취하고 있다.

특정 집단을 분리하여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고 국제인권규약을 위반하는 차별행위다. 국적을 기준으로 한 차별행위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목적과 상관없다. 검사 건 수를 늘리는 전시행정일 뿐이다. 감염 확산의 원인이 마치 이주노동자인 것처럼 다루는 조치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공무 집행에서 자의적인 차별행위가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도 확인되고 있다.

 

실효성 없는 비과학적 조치로 인해 많은 외국인이 겪어야 하는 차별은 생생하다. 2~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겁박이 두려워 검사를 받거나, 모욕적 조치에 대항할 방법을 찾기 어려워 분노하고 있다. 정작 자신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는 접근할 수 없어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중 특히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은 열악하다. 코로나19 재난이 시작된 이래 감염 현황이나 방역 수칙 등의 안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고, 마스크나 재난기본소득 등 방역대책 대상에서도 손쉽게 제외되었다. 집단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도 통역 등의 문제로 방치되는 등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도 확인되었다. 게다가 일터에서 거리두기나 휴식을 요구하기 어려운 노동조건 및 열악한 주거환경은 상존하는 위험이다. 체류자격의 불안정성이 더해져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불안을 겪고 있다. 감염이 걱정돼 선별검사를 받으려고 해도 고용사업주와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주노동자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예방과 치료를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의 백신 접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미리 점검할 필요도 있다.

 

최근 행정명령이 차별적 조치라는 문제제기가 잇따르면서 서울시와 인천시가 행정명령을 변경하고 경기도가 채용 전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시행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개선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명령의 내용을 권고로 수정했을 뿐 합리적인 이유 없는 외국인 노동자구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도도 진단검사 의무화의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대구시는 2차 행정명령을 다시 발표하며 채용 전 진단검사를 포함시켰다. ‘차별이라는 항의에 밀려 포장은 바꾸지만 방역대책 홍보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제물로 삼는 본질은 그대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와 같은 차별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16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특별 방역대책을 논의하며 차별 조치를 공공연히 조장했다. 이후 서울시에 조치를 개선하라는 요청을 했지만 다른 지자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똑같은 조치가 서울시에서만 차별인가. 중대본은 어떤 지자체에서도 이와 같은 차별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행정명령 철회를 요청해야 한다. 또한 안전할 권리로부터 배제된 이주노동자들이 코로나19 재난에서 더 취약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인권에 기반한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지침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의 감염병 의심자규정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를 겨냥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와 감시관리라는 실적 위주 접근은 누구에게도 안전할 권리를 약속하지 않는다.

 

오늘은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유엔국제이주기구 등이 제시한 인권지침을 다시금 환기한다. 특정 국적이나 민족에 속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낙인과 차별, 인종주의, 외국인혐오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방역정보, 진단검사나 보건의료서비스 접근권 제고, 노동 및 주거환경의 안전 증진을 위한 조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환경 조성 등이 과제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노력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차별은 방역의 길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지자체는 외국인 노동자대상 행정명령 철회하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방역대책에서의 인종차별 근절을 약속하라!

정부와 지자체는 이주노동자의 안전할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할 방역대책 마련하라!

 

2021321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성공회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의정부EXODUS, ()함께 하는 공동체,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한삶의집, 이주민센터 동행)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지역연대회의(성서공단노조, 대구이주민선교센타, 이주와가치, 북부이주노동자센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민주노총경북지역본부, 민중행동, 대구사람장애인자립지원센타, ()장애인지역공동체, 경산장애인자립센타, 인권운동연대, 대경인도주의의사실천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땅과자유, 지구별동무, 무지개인권연대, 녹색당대구시당, 노동당대구시당, 노동당경북도당, 정의당대구시당, 진보당대구시당)

이주노동자평등연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민변노동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광주민중의집, 광주비정규직센터, 광주외국인복지센터,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전국금속노동조합광주전남지부 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 전국금속노동조합광주전남지부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법률원(광주사무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울산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인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차별금지법 제정 대전연대,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차별금지법 제정 전남운동본부, 처별금지법제정전북행동, 차별금지법 제정 이주연대, 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지기활짝,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빈곤사회연대,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시민건강연구소,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장애여성공감, 재단법인 동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게이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사회변혁노동자당, 인천인권영화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이주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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