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이동노동자의 화장실 접근권 문제 / 2020.03

일터기사

[모두를 위한 화장실과 일터의 평등②] 

 

 

 

이동노동자의 화장실 접근권 문제 

 

 

 

재현 / 운영집행위원 

 

 

 

이동 노동자는 대리운전 기사, 택배 기사, 가전제품 설치·수리 기사, 방문 교사, 집배원, 배달원, 방문 판매원, 방문 점검원 등과 같이 정해진 장소에서 일하지 않고 이동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을 말한다.

최근 산업 구조와 환경의 변화로 플랫폼(platform)을 기반으로 노동 및 서비스의 수용과 공급이 연계되는 방식을 통해 생산과 소비가 조직되는 디지털 특수형태 노동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플랫폼 노동이 이동 노동자와 결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동 노동자의 규모

정부 부처나 연구기관의 자료, 언론 매체를 통해 드러난 업종별 이동 노동자 수를 <표 1>에 정리하였다. 포함되지 않은 노동자들도 있어 명확한 규모를 알기는 어려우나 대략적인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표1> 이동노동자의 규모를 추산했다.

 

기본적인 생리 현상도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

이동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며 일하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생리 현상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동 노동자들은 안정적으로 생리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다 보니 각자가 참고 견디는 상황이었다.

“언론사에서 저희가 일하는 것을 보겠다고 동행취재를 왔었어요. 그때 우리가 일하면서 물을 마실 수가 없다고 이야기한 게 기사로 나갔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댓글에다가 ‘웃기지 마라, 가까운 은행도 있고 물 마실 데가 얼마나 많이 있냐’ 그러더라고요. 저희는 물이 있어도 그 물을 마실 수가 없거든요.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일하던 곳에서 20~30분 정도는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그냥 안 마시는 거죠.”(이동 노동자1)

“집에 방문하다 보면 물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마셔도 괜찮은데 겨울에는 물을 안 마셔요. 누가 주신다고 해도 죄송하다고 하고 안 받아요. 어떤 분은 뚜껑을 꼭 열어서 음료수를 주니까 안 마실 수가 없는 경우도 있고요.”(이동 노동자2)

“저희가 화장실에 못 가는 문제로 방광염에 걸려서 입원할 때가 있어서 그날은 일을 못 한다고 회사에 연락하면 콧방귀도 안 뀌더라고요.”(이동 노동자3)

“저는 한 번 정말 화장실이 급해서 참다 참다가 사람들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숨어서 볼 일을 해결한 적이 있어요. 제가 담당하는 지역이 평창동이라 집 담벼락들이 높고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이 적은 동네라 몰래 했는데 그럴 때는 창피하고 그래요.”(이동 노동자4)

“과외 일을 할 때 저는 주로 전철역을 이용했고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보편적인 방법이었어요. 아주 가끔 백화점이나 쇼핑몰 화장실을 이용했고요. 아무래도 쾌적하고 청결하거든요. 정말 급할 때는 과외를 하러 간 학생 집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더러 있었는데 사실 굉장히 불편했어요.”(이동 노동자5) 

공공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동 노동자들은 긴 시간 생리 현상을 참으면서 일하고 있었다. 그 결과 이동 노동자들은 방광염 같은 질병을 얻기도 한다.

이동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쉼터

이동 노동자들의 화장실 이용은 물론 휴식 공간 제공을 위해 2016년 서울시와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휴(休)서울이동노동자 쉼터를 열었다. 현재 다섯 곳의 쉼터를 운영 중이며, 이후 경기도, 경상남도, 제주도에서도 쉼터 운영을 시작했다. 초기에 쉼터를 이용하는 노동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다수였지만 버스 운전기사, 퀵서비스 기사, 요양보호사, 보험 설계사, 학습지 교사, 집배원, 우유 배달원, 방문판매원, 가사도우미, 아이돌보미 등으로 점차 다양해졌다.

내용 면에서도 화장실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 법률 상담을 비롯해 인문학 강좌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2019년 쉼터를 설치한 제주도의 경우 전국서비스산업연맹 제주지역본부 노동조합이 위탁 운영을 맡게 되어 이동 노동자의 조직화도 고민할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쉼터를 넘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동/방문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중화장실 개방이 필요하다.

 

쉼터라는 공간이 갖는 의미와 효과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마련하고, 이동 노동자들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여 쉼터를 만들고 운영해나가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겠다. 정부와 국회는 20대 국회가 발의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플랫폼노동 종사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도록 휴게시설 등을 설치·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복지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힘써야 한다. 그러나 쉼터를 늘리는 것만으로 이동 노동자의 화장실 접근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번 기회에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을 이어나갔으면 한다.

또한 생리 현상을 해결하고 개인위생을 보호하기 힘든 이동 노동자의 노동 조건에 대해 전 사회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가령 정부가 실태를 알리고 동네 곳곳의 카페,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이동 노동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캠페인으로 제안하고 이를 안내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종교 시설, 아파트 관리시설 등에 있는 화장실 역시 이동 노동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장려할 수 있겠다. 이동 노동자의 화장실 이용에 대해 사업주가 일정 금액을 급여나 수당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서로에게 호의를 베푸는 문제를 넘어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개인위생이 요구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도 이동 노동자들은 손 씻을 곳조차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이동 노동자에게 충분한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지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개별화되어 있는 이동 노동이라는 고용 형태로 인해 이것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주체가 명확하지도 않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이동 노동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함께 노력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동 노동자가 자신의 건강을 위해 마음 편히 생리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 시간과 여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업무량이나 건수에 의해 임금이 책정되는 노동 조건과 임금 체계 등의 개선과 더불어 고용안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동 노동자의 생리 현상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폭염, 혹한 등 기후 환경과 외부 조건으로도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39일터기사

특집1. 갈 수 없는 화장실: 단일한 ‘노동자’란 없다

일터기사

[모두를 위한 화장실과 일터의 평등①]

 

 

 

갈 수 없는 화장실: 단일한 ‘노동자’란 없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 일터부터 설치하자

 

 

 

김지안 / 상임활동가 

 

 

 

통제되는 노동자의 권한과 인권

 

갈 수 없는 화장실의 문제는 어떤 조건 속에서 발생하고 있을까? 모든 사람은 매일 일정 횟수 이상 화장실에 가야 하며, 그렇기에 누구든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대전제에 대해서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세기까지 횡행했던 인종 분리 화장실에 대한 지적은 굳이 자세한 이유를 대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회구성원이 인권침해로 여길 것이다. 인종을 이유로 화장실 이용을 거부해선 안 되고, 인종을 떠나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거리 간격, 크기와 공간설계로 화장실이 존재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별로 봤을 때는 어떨까. 현재 한국 사회에서 누구든 성별과 관계없이 원활히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까? 아마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2019, 대다수의 건설 현장에 여성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실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수는 전체 노동자 대비 10% 정도인데 이들이 용변을 볼 수 있는 화장실과 작업복을 환복 할 수 있는 탈의실이 일하는 현장에 제대로 구비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갈 수 없는 화장실의 문제는 많은 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건설 현장의 사례처럼 성차별의 결과로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서비스·판매직의 경우에는 노동생산성이나 고객의 편의를 위해 화장실 이용이 제한되기도 하고, 이동·방문노동자와 같이 특정한 사업장에 속하지 않고 이동하며 일하는 경우에는 노동의 형태 문제이기도 하며, 젠더와 장애 등 노동자의 정체성에 따라갈 수 있는 화장실 자체가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결국 문제의 양상은 다르더라도 문제의 핵심은 누구나 화장실을 가야 하지만, 현재의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누구나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갈 수 없는 화장실의 문제란 단순히 화장실의 변기 대수와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화장실에 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 노동자들의 조건을 밝히고 바꿔야 하는 일이다.

 

가령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필요할 때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것은 자본이 노동자의 인권보다 고객의 편의를 우선하고, 노동을 통제하려는 것, 그러면서 (특히 이동·방문 노동자의 화장실 접근 및 휴게시간·공간이 부재하다는 측면에서) 노동환경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은 갈수록 개별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상과 맞물려있다.

 

또한 화장실은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누구나 가야 하는 화장실에서 어떤 사람들의 필요는 배제되며, 이 배제된 이용자들은 생리현상과 위생, 그리고 자기 몸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도 과연 누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인지, 누가 이용할 수 없는지를 가르는 것은 일터를 지배하는 뿌리 깊은 정상성, 정상적인 몸의 기준이라는 비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터의 화장실이라고 하는 이 소박해 보이는 주제는 노동자와 그의 삶이 상상되는 방식과 노동자의 인권, 그리고 일터에서의 평등과 관련된 많은 문제점을 시사한다.

 

누가 일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지, 누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지, 그 일을 하는 노동자의 삶과 필요들은 어떻게 상상되는지 등등. 그러니 이런 조건에서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하거나 제한되는 노동자들의 문제는 사회와 일터가 누구를 포함하고 배제하는지 또는 비가시화하는지, 또는 어떤 노동자의 상을 전제로 노동과정과 속도, 생산시스템이 구성되는지의 문제와도 동떨어질 수 없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의 표지판이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 ‘모두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

 

화장실 이용에서 배제된 구성원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우선 공중화장실의 경우를 보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 없어서 문제가 되고, 어떤 경우는 화장실이 있어도 제대로 설치되어있지 않아서 문제가 된다. 즉 화장실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화장실이 존재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때에 이용할 수 있으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설계로 화장실이 설치되어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되어있지 않은 건물에서 일하게 된 장애인이 있다고 하면 그가 느낄 당혹스러움은 전자의 예시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여성 화장실 줄은 후자의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갈 수 없는 화장실의 문제란 기본적으로 화장실설계, 이용방식, 이용의 대상, 분배에 누군가는 배제되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화장실’(또는 성중립화장실)에 대한 담론은 그 말 자체를 통해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드러낸다. 현재의 화장실이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간단한 사실이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 이 담론은 이원화된 젠더 체계에 기반한 공중화장실의 설계가 젠더규범에서 벗어나는 성소수자로 하여금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점을 비판한다. 이로 인해 화장실에 갈 수 없는 성소수자들의 삶은 제약되고 배제되는데, 지속적인 삶의 제약은 다시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배제라는 악순환을 낳기에 더욱 문제적이다.

 

한편에서 성중립화장실의 설치가 여성의 안전과 대립하는 것으로 상상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회에서 성중립화장실이란 화장실의 남/여 구분을 아예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성별분리화장실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화장실을 하나 더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성중립화장실 모델은 반드시 젠더에 대한 접근만으로 설계되는 건 아닌데, (성별과 무관하게) 아이를 돌보고 있는 사람,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 타인의 시선이나 접촉 없이 독립된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 등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인 것이다.

 

화장실에 못 가는 노동자들

 

일터의 경우는 어떨까? 화장실과 관계된 일터의 문제들 역시 갖가지다. 수많은 노동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화장실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있거나,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 먼저 화장실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만드는 중요한 원인에는, 화장실의 이용이 노동생산성을 방해한다는 생각에서 노동자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자본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콜센터 노동자들은 화장실 출입을 하기 위해서 전체 메신저에 화출’(화장실 출발)화착’(화장실 착석)이라는 기록을 남겨야 한다. 일종의 보고 내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콜이 쏟아지는 시기에 여러 명이 동시에 화장실에 갈 경우 그만큼 콜을 받는 생산성도 떨어지고 대기하는 고객도 증가한다는 명목이다. 이런 경우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불편할 콜센터 노동자들의 문제는 쉽게 상상할 수 있겠다. 실제로도 다수의 콜센터 노동자들은 아예 물 섭취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조율하기도 하며 만성적인 방광질환에 시달린다. 이런 문제는 비단 콜센터 노동자뿐 아니라 손님이 몰리는 시기를 피해서 화장실에 가야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서비스직 노동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점이다.

 

백화점 판매직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층마다 화장실이 있더라도 그곳이 고객 전용 화장실이기에 출입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 2018년 서비스연맹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시간이나 인력의 부족 등으로 매장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59.8%의 노동자가 일하던 중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게다가 직원용 화장실은 일하는 위치와 멀리 떨어져 있고, 변기 대수 역시 부족하기에 이용은 더 불편하다. 이런 경우들은 모두 화장실이 있어도 실질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사례들이다.

 

반면 이동, 방문 형태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자체가 없다는 게 주된 문제다. 한 예로, 도시가스안전점검원들은 안전점검 업무를 할 때는 고객의 집에 들어가서 가스누출 등을 확인하지만, 검침 업무를 할 때는 건물 바깥에 부착된 검침기를 체크한다. 물론 고객의 집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방문노동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주거 밀집 지역을 검침하는 경우에는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이나 상가건물조차 없어서 큰 문제다. 그래서 대개 근무 중에는 식사도 거르고, 물도 마시지 않으며 방광염은 직업병으로 달고 산다.

 

한편, 앞서 말한 건설 현장의 예시는 여성 건설노동자가 건설 현장에 있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통념과 더불어, 분명히 여성 노동자들이 현장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없는 것으로 치부된 성차별의 결과다. 그 속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필요와 욕구는 무시되고 비가시화되어왔다. 왜 기업은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10%나 되는 여성 노동자가 매일 몇 번씩 화장실을 가야 한다는 간단한 사실을 방치하고 있었을까?

 

이 문제가 이슈가 된 직후 고용노동부는 지난 6, <2019 사업장 세척시설 및 화장실 설치 운영 가이드>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화장실 운영의 가장 첫 번째 조항은 남녀분리화장실이다. 이때, 건설 여성 노동자의 사례와 동일한 맥락에서 성소수자 노동자들의 갈 수 없는 화장실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일터에, 특히 건설 현장처럼 이동 화장실이 설치된 경우에는 여성의 안전을 위해 남녀분리화장실이 필요하다고 말해지는 맥락이 있다. 수많은 성폭력, 불법 촬영 범죄가 공중화장실과 일터 내 화장실을 매개로 저질러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하지만 성별분리화장실을 설치한다는 것이 일상과 일터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에 대한 충분한 예방과 해결이 될까? 모든 공중화장실을 남녀분리하면 성폭력은 예방될 수 있는 것일까? 그건 성폭력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과 작동을 단순히 성폭력이 발생하는 단 한 가지 공간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게 아닐까? 그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폭력과 불법 촬영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와 처벌 등의 정책이다.

 

오히려 성별분리화장실로 모든 화장실을 개선하겠다는 정책은 갈 수 없는 화장실문제가 성소수자 노동자에게 심화 되는 결과를 만든다. 그래서 일터에도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이미 일터에 존재하고 있는, 일터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노동자들과 그들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재하는 노동자를 고려했을 때 필요한 것은 화장실 이용대상과 시간, 설계, 분배에서의 적극적인 평등이다.

 

일터의 모두를 위한 화장실’, 건강과 인권의 문제

 

일하는 도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 이런 경우에 많은 노동자가 화장실을 자유롭게 갈 수 없으니 식사는 물론 물 섭취도 자제하고, 화장실에 못 가서 발생하는 방광질환도 만연하며, 늘 갈증이 나기에 과식을 하게 되는 등 생활습관도 망가지며 전반적인 생리작용이 좋을 수 없다.

 

또한 한편에서 화장실은 단순히 용변을 보는 곳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화장실은 생리대를 교체하거나 손을 씻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같이 전염병이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다뤄지는 시기에 화장실은 공중보건과 위생 차원에서도 주기적으로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으로써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전염을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장실 이용조차 통제되고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한 노동자들의 불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야말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결국 화장실의 이용과 설계, 분배가 평등해야 한다는 말은 인권의 문제인 동시에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노동의 권리이다. 나아가 노동자가 스스로의 몸과 속도를 기준으로 노동과정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권한의 문제도 제기해보고 싶다.

 

성별분리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는 트랜스젠더 노동자, 이뇨제를 먹어야 하는 질환을 가진 노동자, 생리대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여성 노동자 등등···. 너무 많은 현실의 삶이 있다. 어떤 노동자의 삶도 일터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화장실이 모든 문제의 결론은 아니지만 일터부터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설치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41일터기사

[언론보도] 서산 롯데케미칼 폭발사고는 중대재해다(20.03.19. 매일노동뉴스)

기고



(서산=연합뉴스) 4일 오전 2시 59분께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불로 현재까지 근로자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0.3.4

이번주 매노칼럼은 연구소 회원이자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의 변호사이신 손익찬님이 써주셨습니다. 롯데케미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를 중대재해로 규정하지 않는 노동부의 좁은 해석이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과 특별근로감독 노동자 참여를 전면 보장해야 할 필요성, 회사의 동의가 필요하거나, 근로자대표 등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659

 

서산 롯데케미칼 폭발사고는 중대재해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서는 부상자 또는 직업성 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라면 중대재해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법조문의 내용을 제목으로 기고하게 된 것은 서산공장 폭발사고 때문이다.3월4일 새벽 3시께 충남 서산 대산공단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치솟는 불길로 대낮처럼 주변이 훤해졌고, 인근 주민들은 지진이 났다고 느낄 정도였다. 공장 인근 주택과 상가의 깨진 유리창과 망가진 건물들이 당시의 충격을 대변해 줬다. 천만

m.labortoday.co.kr

 

35기고

[언론보도] 코로나19 광풍과 사업장 예방과 대응(2020.03.12, 매일노동뉴스)

기고



출처 : 노동과세계 백승호

사용자는 노동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소속 노동자(하청·파견·용역 노동자 포함) 중 감염병에 걸리거나 격리 대상자가 발생하면 즉시 적절한 격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해당 조치들은 정부나 사업주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해당 노동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위험을 거부할 권리가 보장돼야만 한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예방과 감염대책에 대한 적극적 요구를 해야 한다. 사업장 안의 요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권리보장 운동을 해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515

 

 

32기고

[언론보도] 대학 현장실습 개선방안,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2020.03.05, 매일노동뉴스)

기고



출처 : 교육부 블로그

지난달 10일 대학 3학년 재학 중 외항선 승선실습을 위해 실습기관사로 승선한 현장실습생이 출항한 지 닷새 만에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이후 여전히 되풀이되는 해기사 실습 문제를 제기하며 해양수산부·교육부·대학의 늑장 대처와 무능함을 질타하는 언론보도가 쏟아졌고, 해수부는 부랴부랴 같은달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실습선원 사망사고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와 실습선원 권리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늘도 다양한 이름으로, 프로그램으로 현장실습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고통받는 당사자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교육부·해수부, 그리고 관련 부처들은 시급히 대학교 현장실습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384

 

 

21기고

[언론보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 돌아보기(2020.02.27, 매일노동뉴스)

기고



2017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발의 기자회견(노동과세계)

 

증거를 수집해서 입증을 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몫이지만, 수사기관을 감시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노동조합과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시민사회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또한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서 현장의 노동조합이나 재해자의 동료를 수사 협조자로 생각하고, 현장노동자들의 참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255

 

 

29기고

[언론보도][건강한노동이야기] 코로나가 던진 질문 (2020.03.16, 민중의소리)

기고

“어쩌다 노동력 재생산의 책임은 모두 노동자 개인의 것이 되었을까?” 
연수나 실습도, 아픈 몸을 달래는 것도, 다시 일할 수 있게 적당히 쉬는 것도 모두 노동자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인가?



출처 : 민중의소리

코로나가 던지는 또 다른 질문입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유선경 회원의 글입니다

https://www.vop.co.kr/A00001475226.html

 

 

26기고

[언론보도] [건강한 노동이야기] 신종 코로나의 숙주는 살아 있는 세포이자 공공성이 죽어버린 사회 (2020.03.10 민중의소리)

기고

D 레벨 방호복이 필요한 의료진이 있는가 하면 당장 마스크 한 장이 절실한 돌봄·간병 노동자들도 있다. 세계에서 몇 번째인지 다투는 진료 환경을 갖춘 대형 병원이 여태 국민안심병원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는가 하면, 정부는 가장 취약한 환자와 어르신, 장애인을 돌보는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한 장 지급하지 못하거나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의료 공공성의 문제, 정부의 조정능력은 위기와 더불어 부상했다가 위기가 수그러들면 가라앉는다. 공공성의 부재가 이 위기 그 자체다.

 



출처 : 민중의소리

 

https://www.vop.co.kr/A00001473729.html

32기고

[안내] 노동시간센터 2020.3 월례토론

활동소식

IT 노동현장의 변화 : 노동조합, 주52시간, 탄력근로제 

 

서승욱(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장) 

 

* 코로나 관련하여 한노보연 페이스북에서 중계합니다. 

(facebook.com/kilsh2003) 

*오프라인 참여도 가능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32활동소식

[동아시아과로사감시] 웹페이지 개설!

공지사항



대만의 OSH-Link, 일본의 POSSE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함께, 
‘동아시아 과로사 감시’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각 단체가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자기 나라의 과로사, 과로자살 이슈를 다룹니다. 

사이트는 영어로 운영되고, 소식은 한노보연 일터와 
홈페이지에서 한글로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첫 번째 글로 한국의 과로자살 소식을 알렸습니다. 
많은 활용 부탁드립니다.

https://sites.google.com/view/kwea/

40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