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5시 본관 앞에서 벌어진 경비대들의 폭력만행이 고의적이고 계획적이었던 것임이 드러났다. 현대자동차(주) 측은 곧바로 5공장 공장장 명의로 다음과 같은 경고장을 보내왔다.
현재 희생을 각오하고 옥쇄파업농성을 벌이는 비정규직동지들에게 단전단수는 물론이요 물리적 침탈을 하겠다고 노골적으로 협박한 것이다. 그야말로 고립시켜 고사시키겠다는 것이다!!
수신 : 안기호, 정영미외 시설물 불법 점거자 일동
제목 : 탈의실 무단점거 관련 철수 촉구 및 향후 조치
1. 상기건 관련 현대자동차에서 1/20일 18:00시까지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는 5공장내 대흥, 평원업체 탈의실에서 철수해줄 것을 3차례에 걸쳐 강력히 요청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1 현재까지 탈의실에서 철수는커녕 아무런 답변조차 없이 계속해서 불법행위만 자행하는 등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2. 현재 대흥, 평원 대부분의 작업자들이 1/18일부터 탈의실을 이용하지 못해 크나큰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다수의 업체 작업자들이 더이상 인내하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회사는 대다수 인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1/21일 18:00시까지 탈의실에서 철수해줄 것을 다시한번 엄중히 요청합니다.
3. 만약 이번에도 철수가 되지 않고 어떠한 답변도 없다면, 향후에는 회사에서 물리적으로 철수를 시킬 수밖에 없으며, 단전단수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임을 통보합니다. (끝)
현대자동차(주) 5공장장 상무 조 남 일
불법파견, 불법대체인력,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폭력만행!
이제는 단전단수와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철거인가!!
이중착취, 중간착취의 설움의 세월을 딛고,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떨쳐일어섰다.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 추천해줄께"라는 업체장의 사탕발림에 속아 잔업특근 한번도 안빠지고 연월차 하나 쓰지도 않고 죽어라 일만 해왔다.
여유인력을 주지 않아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어서 라인에서 노예처럼, 짐승처럼 길들여져왔던 세월! 이제는 우리도 인간이라고 당당히 선언하며 일어섰다!
우리들이 일어섰던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들을 불법파견으로 고용하여 한해 2조원대의 순익을 누리던 현대자동차(주)에게 우리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달라고 한 것 뿐이다. 불법을 바로잡고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주)는 오로지 불법으로 우리를 탄압해왔다. 불법파견, 불법대체인력,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그것도 모자라 경비대의 폭력만행까지!
사측의 불법행위에 맞서 마지막 수단으로 우리는 파업을 결행했고 잔업거부를 단행했다. 그런데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업체 탈의실 농성마저 단전단수 조치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로 철거하겠다고 협박한단 말인가!
스스로 사용자성을 폭로한 현대자동차(주)!
언제는 "사내하청 노동자와 당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비정규직노조의 교섭 요구를 묵살하던 놈들이, 갑자기 "다수의 업체 작업자들이 더이상 인내하지 못할 것"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경고장을 날렸다. 그래, 결국 너희들이 업체 작업자들, 우리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부려먹은 사용자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업체 탈의실에서 농성을 하는데 왜 너희 놈들이 지랼 발광을 하느냐 말이다! 도대체 언제 너희 놈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편과 고통"에 이토록 신경을 써왔단 말인가!
웃기는 소리 말라! 대흥, 평원업체 작업자들 대다수가 현재 탈의실에서 함께 농성을 하고 있다. 지금도 대흥, 평원에서 파업농성장에 동참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너희 말대로 불편과 고통을 느꼈다면 어째서 파업농성자들이 늘어나고 있단 말인가!
원하청 노동자들의 연대가 절실합니다!
1970년 평화시장의 전태일 열사는 "내게 대학생 친구 한명만 있다면 ...."이라는 소망을 갖고 있었다면, 지금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원청 노동자들의 연대와 격려가 가장 절실한 소망이 되어 있습니다. 원하청 노동자가 연대하여 이 난국을 뚫고 간다면, 우리가 함께 맛볼 승리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측의 침탈의도에 맞서 농성장을 지켜냅시다! 불법대체인력 투입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 투쟁합시다! 내 옆자리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가 잔업거부로 나갔는데 그 자리에 1개월짜리 한시하청을 투입한다면 관리자들에게 항의하고 업체장에게 항의하여 철수시킵시다!
"언젠가는 연대투쟁이 활성화되겠지 ....." 아닙니다! 연대가 필요한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바로 원하청 노동자들의 연대를 성사시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