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삼성전자 1차 협력(하청)회사 스물 한 살 대학생-청년노동자 백혈병 발병! “삼성은 책임져라!”

활동소식

케이엠텍, 치료비 한 푼 지원 없이 무급휴직 4개월 후 해고

학습병행제(P-TECH) 영진전문대’, 휴학 3개월 만에 퇴학조치

아픈노동자 내쫓는 기업과 대학을 규탄한다. 국가는 대책을 마련하라!

[기자회견 순서]

  • 사회: 권영은 반올림 상임활동가
  • 발언
  1. 경과 소개: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
  2. 삼성전자의 하청/협력사 안전관리책임: 이상수 반올림 상임활동가
  3. 일학습병행제(P-TECH), 대학생 현장실습학기제 비판 및 대책촉구: 권미정 대학생현장실습대응팀/김용균재단 운영위원장
  1. 아프면 쉴 권리(유급병가, 상병수당) 법제도 마련하라: 유청희 아프면쉴권리공동행동(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 아픈 아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피해 당사자의 어머님
  2. 기자회견문 낭독: 김미숙 대표님 (김용균재단 이사장/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어머님), 김비오 신부님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기자회견문]

아픈 노동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무책임한 기업, 대학, 국가의 책임입니다.”

기업과 대학은 해고와 퇴학조치 철회하고, 아프면 쉴 권리 보장하라!

삼성은 하청 협력업체 안전관리, 노동자 보호대책 마련하라!

18살 고등학교 현장실습부터 시작해 19살, 20살 대학생 일학습병행 노동자가 되어서도 계속 삼성 휴대폰을 조립해 왔던 수현 님, 일한지 2년만에 갑작스레 찾아온 몹쓸 병마,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을 시작해야 했던 님. 우리는 수현 님이 지난 6개월간 차가운 병실에서 외롭고 힘든 항암치료를 마친 뒤,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무서운 병마와 극한의 고통을 겪으며 싸워온 날들을, 그 고통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자 한다.

수현 님의 말대로, 너무도 아프고 괴로워서 매일 울었던 날들, 20살 성인이 되면 친구들과 한참 여행도 가고 싶었는데, 희망을 삼켜버린 무균실에서 입안과 항문까지 죄다 헐더니, 열꽃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맣게 변해간, 온몸이 타들어간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런데 그 고통은 과연 누가 안겨준 것인가.

우리는 삼성전자와 하청업체 케이엠텍이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뒷전으로 한 채, 10초당 한 개씩 빠르게 휴대폰을 조립하게 시키면서도, 유해성이 증폭되어 사용하면 안되는 에어건(air gun)을 수 천번씩 사용하게 하고, 화학물질 냄새 발생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그저 일만 시켰던 것에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하청업체까지 안전관리를 책임진다고 떠들었던 삼성전자에 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과 하청기업은 수현 님의 백혈병 발병에 책임을 지고 제대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그러나 아픈노동자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할 회사 케이엠텍은 시종일관 무책임한 태도로 큰 상처를 남겼다. 치료비 한 푼을 지원하지도 않고, 4개월간 무급 휴직 끝에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켰다. 아픈 것은 절대 회사 책임이 아니라는 것, 그것만이 회사가 바란 유일한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철저하게 외면하고 내쳤다.

케이엠텍의 잘못은 이 뿐만이 아니다. 당사자가 산재 증명을 위해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사는 유해하지 않다는 말만 할 뿐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노동부에 신고된 같은 측정 자료도 회사의 거부로 확보할 수 없었다. 회사는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우리는 아픈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 증거자료 확보조차 방해한 케이엠텍의 행태에 분노한다.

대학에서도 수현님은 쫓겨났다. 일학습 병행제 대학인 영진전문대학교는 재해자를 퇴학조치 하였다. 대학의 변명은 개인사유에 따른 휴학은 일학습병행(피텍)제도상 최대 3개월밖에 연장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퇴학이 정당하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을 잃고 자본의 얼굴을 따라가는 이러한 효율 중심의 대학에서 무슨 배움이 있을까. 우리는 영진전문대학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퇴학조치를 규탄한다. 대학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퇴학조치를 철회하라.

또 국가에 촉구한다. 대기업, 공무원만이 보장되는 유급병가제도가 아니라 중소기업, 하청, 노동자 등 일하는 누구나 법으로 유급병가제도를 보장하여, 아프다고 곤궁하게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또 충분한 상병수당을 지급하여 일하는 누구나 아프면 쉴권리가 보장되도록 해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백혈병이 발병하지 않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삼성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유해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 하루 2천개가 넘는 핸드폰을 조립하고 고온 압착을 하는 과정에서 냄새가 나고 환기가 잘 되지 않았지만, 어떤 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행동규범 위반이다.

삼성전자는 노동인권, 안전보건 등에 대한 ‘행동규범’을 마련하여 모든 협력회사에게 이를 준수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런데 케이엠텍은 삼성전자 협력업체 행동규범을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 직업병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어떤 의학적 치료(지원)도 제공하지 않았고, 원인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휴직한 노동자의 복귀를 지원하기는커녕 피해자를 해고하고 책임을 외면했다.

그러니 협력업체 행동규범을 강조해왔던 삼성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 행동규범대로 케이엠텍의 반인권적인 대응을 조사하여 시정하고, 백혈병 피해자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피해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삼성은 케이엠텍에 대한 안전보건 특별점검을 실시하여 발견되는 모든 문제를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한다. 원청 삼성이 이러한 점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힘을 모아 이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기업과 대학은 부당 해고와 반인권적 퇴학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국가는 유급병가, 상병수당 제도 마련하라!

삼성은 청년하청노동자의 백혈병 발병에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라!

2024.04.17

공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240417_삼성하청_일학습병행_백혈병노동자_기자회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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