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메가특구 앞세워 노동권 말살하는 게 ‘노동존중사회’인가?

활동소식

[성명]

 

메가특구 앞세워 노동권 말살하는 게 ‘노동존중사회’인가?

– 정부‧여당은 메가특구특별법 추진을 전면 중단하라!

 

6월 29일 정부가 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3대 메가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를 뒷받침하는 노동개악 방안까지 내놓았다. 정부가 이르면 내달 초부터 입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는 ‘메가특구특별법’에는 그간 경영계의 숙원이었던 노동시간 및 고용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 특히 올해 3월 여야 합의로 입법이 마무리된 반도체특별법에 담지 못했던 연구개발직 대상 주 52시간 노동시간상한제 적용의 예외 규정이 메가특구특별법 추진 과정에서 적극 재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특별법 입법 추진 당시에도 주 52시간제 적용제외가 장시간 불규칙 노동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노동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해당 조항이 삭제된 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바 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이번 메가특구특별법 추진을 기점으로 주 52시간제 상한선을 스스로 허물겠다며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해당 법안에는 노동시간 유연화뿐 아니라 고용 유연화 정책도 함께 담길 예정이라고 한다. 메가특구 내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파견 허용 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 주 52시간 상한제를 비롯해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적용을 제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까지 검토 중이다. 전례 없는 규제완화와 전폭적인 기업 지원을 약속하는 메가특구법 제정 취지에 따라 규제특례지역의 노동기본권 해체 수순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윤석열조차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전방위적인 노동개악이 3대 메가프로젝트 속도전에 사활을 건 이재명 정부에 의해 거침없이 추진되고 있다. 산업재해 감축 등 안전한 일터 만들기를 핵심 국정과제로 표방했던 정부의 이 같은 퇴행은 무엇을 말하는가.

메가특구특별법은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미명하에 “규제특례지역에는 노동권이 발붙일 자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노동개악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우선, 정부가 규제특례지역에 한정해 적용하겠다는 노동시간, 고용형태 등에 대한 유연화 확대 조치로 해당 지역 산업생태계 전반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이다. 이는 규제특례가 적용되는 일부 지역에만 국한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반도체특별법을 둘러싼 논란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바, 특정 산업의 성장을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해 주는 규제완화는 여타 산업 부문에도 규제 빗장을 푸는 신호탄이 될 공산이 높다. 노동시간과 고용형태, 임금체계를 불문하고 기업 성장의 저해 요인이 되는 온갖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 약속은 메가특구 입주 기업뿐 아니라 다른 많은 기업에도 동등한 수준의 규제완화가 절실하다는 청원으로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동시간과 고용형태에 대한 유연화는 불규칙 장시간 노동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등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로 해당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대다수 현장에서 노사 간 불균등한 힘의 관계를 간과한 억지에 불과하다.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법정노동시간의 상한선을 없애도 된다는 논리, 법정허용한도를 초과해 기간제‧파견 노동자를 사용해도 된다는 논리가 정부‧여당의 메가특구특별법 추진에 힘입어 또다시 기승을 부리게 될 것임을 정부‧여당은 직시해야 한다.

 

국가전략산업이라는 이유가, 혹은 고소득 전문직종이라거나 노동자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이라는 이유가 불규칙 장시간 노동을 제멋대로 양산해도 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AI‧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위한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즉각 중단하고,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예외 없이 보장하라! 나아가 재벌특혜는 물론 자연과 노동에 대한 수탈과 착취로 점철된 3대 메가프로젝트 등 대대적인 국가첨단산업 육성계획을 전면 철회하라!

 

 

2026년 7월 31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9활동소식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