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일터>
독자님, 안녕하세요!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268호를 보내드립니다. 이번 호 특집은 <배달라이더 교통.산재사고를 줄이자>입니다. 배달라이더의 교통사고는 산재사고이기도 합니다. 산재보험으로 보상은 되지만, 예방을 위한 정책 범위에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고봐도 될까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과 중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선전위원장의 인사로 뉴스레터를 엽니다.
기술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플랫폼은 혁신의 자리를 AI에 뺏겼습니다. 발전주의적 자본주의 국가라는 망령이 되살아난 듯, AI 발전을 가속하라는 명령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아니, 압축성장의 목소리는 결코 죽은 적이 없었으니, 망령이라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뺏겼다고 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플랫폼은 지금도 우렁차게 소리 내며 바삐 움직이고 있고, 플랫폼을 작동시키는 알고리즘은 더 강하게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에 대한 기술 낙관주의에 맞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내고자 투쟁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이 오히려 위험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우리 사회가 깨달은 듯했습니다. 그러나 테크노크라트들은 국가 생존을 내세우며, 가속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극도로 심해져만 가는 자산 및 소득 불평등에서 비롯되는 우리 삶의 불안정성은 어느샌가 국가 간 경쟁에서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안보의 문제로 치환되어버립니다. 저들은 플랫폼 노동자들이 처한 엄혹한 현실을 AI가 그려줄 장밋빛 전망으로 감추려 합니다.
2026년 9월, <일터>는 그러한 미혹에 맞서고자, 배달 라이더들의 교통·산재사고를 다룹니다. 배달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 착취, 플랫폼을 매개로 형성된 노동관계의 특성, 이를 지금까지도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는 법 제도의 한계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짚습니다. 배달 라이더들은 오늘도 목숨을 걸고, 나날이 심해지는 폭염과 폭우를 가로지릅니다. 배달플랫폼 기업들은 최저임금 따위는 무시하라는 듯, 위험을 무릅쓸수록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프로모션을 열고 미션을 내립니다.
우리는 플랫폼 기업들의 알고리즘에 맞서는 ‘러다이트’가 되어야 합니다. 플랫폼 기업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공공성의 그림자를 밝히고, 공공성의 이름으로 감속할 것을 명령해야 합니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완전히 다르게 코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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