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동자 집단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
“반도체 노동자 뇌종양 ‧ 유방암 사망, 림프종 피해에 즉각 산업재해 인정하라”
“이윤보다 생명이다! SK하이닉스와 정부는 철저한 안전보건 대책을 마련하라!”
오늘 근로복지공단 앞에 모인 우리는 SK하이닉스에서 성실하게 일하다 뇌종양으로 사망한 故홍정민 님의 유족의 절규를 들었다. 또 우리는 SK하이닉스에서 자신이 다룬 설비에서 방사선이 방출되는지도 모르고 일하다 림프종이 발병해 투병 중인 여성노동자의 아픔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20년 넘게 밤낮으로 교대근무를 하면서 각종 화학물질을 다룬 故윤영미 님이 유방암으로 끝내 사망하고, 유족이 된 남편이 영정을 들고 피토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선 모습을 함께 보았다.
우리는 직업병 피해자들과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다시는 사람이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노동자들의 목숨도 기업 회장, 임원들과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한다.
그런데 정작 누가 먼저 이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가?
우선, 반도체를 만들며 천문학적인 이윤을 거둬들이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는 반도체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의 고통에 답해야 한다.
발병원인을 철저하게 밝히고 다시는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병들고 죽지 않도록 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조차 세척 용도로 금지한 발암물질 ‘시클로헥사논’을 연간 5,000톤 넘게 쓰고 있다. 스스로 정한 ‘금지물질 리스트’에 올린 1군 발암물질 ‘니켈 화합물’ 도 사용 중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는 올해 알려진 화학사고만 5건이었다. 속도전 속에 안전보건은 뒤로 밀리고, 위험신호는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SK는 유해화학물질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직업병 피해 재발방지 대책에 나서라.
둘째,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노동자 보호 취지에 따라 신속하게 산재로 인정하고 보상하라.
재해노동자를 우선해야 할 근로복지공단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불가능한 수준의 입증을 요구하며 불승인을 남발해 왔다. 어떻게 노동자가 반도체 기업들이 영업비밀로 가린 유해화학물질 정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가?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하면서 철저하게 가려진 작업환경정보를 노동자가 무슨 수로 입증할 수 있는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미 법원 판례에서 산재보험에 필요한 입증의 수준은 의학적, 자연과학적인수준이 아니라 규범적인 인과관계 즉 개연성이 있는 정도로 족하다고 판결해 왔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따르지 않고 불승인하여 피해자들을 울리고 소송으로 내몰아 왔다. 더 이상 이런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유해화학물질들과 방사선이 사용되고 크고작은 화학사고들이 있어 왔다. 그간 너무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 림프종, 유방암, 뇌종양으로 죽고 병들어왔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신속하게 보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재명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 SK 재벌 회장을 ‘국민영웅’이라며 칭송하며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 단지 확장에 ‘속도전’, ‘전격전’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 수용력의 한계를 넘는 무리한 확장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유해화학물질로 반도체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외면하는 일이다. 메가특구 특별법에는 비정규직 확대, 52시간 규제를 풀고 장시간노동으로 내모는 내용까지 포함하려 한다. 반도체특별법은 또 어떤가? 반도체고등학교, 특성화 대학교 증설로 기업의 인력 수요에 대해서만 답할뿐,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어떤 대책도 없다.
이 모든 우려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정의를 바로 세우고 피해를 서로 보듬으며 절박한 심정으로 외친다.
근로복지공단은 직업성암 피해 신속하게 산재 인정하라!
SK하이닉스와 정부는 직업병 발병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
반도체 산업 속도전을 멈추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권 확보 대책을 마련아라!
반도체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